책이 있어서

밤바다 건너기 / 강미

2012. 1. 14. 23:38

작가의 '길 위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결코 가볍지 않는...음... 고등학교 문예부 선생님을 떠올렸다.

여고생들에게 차암~ 설득력 있는 꿈을 향하도록 손을 끌어주셨던,

내가 좋아했던 선생님.

오랜 세월이 흘러 대개의 일과, 거의 대부분의 인연들이 아스라해서,

딱히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데도,

또렷이 떠오르는 이름.

그 선생님을 떠오르게 한다.

작가의 작품들은.

밤바다 건너기도.

 

 

누군들 건너야 할 밤바다가 없을까.

연우에게도, 동우에게도.

거부할 수 없는 밤바다 건너기.

이란성 쌍둥이

쌍둥이면서도, 잉태의 순간부터 다른 선택이었던 것처럼

그들이 품은 고민의 성질은 사뭇 다르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는 동질감은

자궁이 같은 이유이다.

제 아무리 발버둥쳐도 벗어나기 어려운

자궁의 압박.

 

좀 무서운데요. 밤이라 그런지 색깔도 깊이도 모르겠어요.

 

그래, 낮바다 하고는 다르지. 밤바다는 뭐랄까... 더 신비로워, 무섭기도 하고.

하지만 어쩐지 거부해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우리 앞에 놓인 각자의 삶처럼.

 

그런가? 거부할 수 없는 바다... 거부해서는 안 되는 바다...

신비롭고 무서운...

그렇다면 나는 어디쯤 건너는 중일까, 얼마나 더 가야 이 밤이 끝날까....

 

자궁의 벽을 부여안고 꿈틀대며 

밤바다 건너기를 시도하기도 전에

그들은 이미 검은 물결 위에 놓여 있었다.

건널 수밖에 없는 밤바다.

행여 돌아오기를 원하더라도

그건 그거대로 건널 수밖에 없다.

아득하고 차가울 거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과감하게 건너는거야, 애들아.

분명한 것은 어쨌든, '건너왔다'는 거다.

건너온 뒤에 이야기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