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은 뭐가 그렇게 재미있다고 목숨을 거냐?
패떴 시간만 되면 어찌할 바를 모르는 애들을 보면서
냅다지르던 내 소리.
그랬던--- 내가?
요즘은 잠깐 곁눈질 하듯이, 가끔은 드러내 놓고 앉아서 보곤 한다.
지들끼리 노닥거리는 것이 뭐가 웃기는지, 연신 낄낄거리는 아이들.
애들의 반응이 더 재미있다.
일주일의 스트레스가 퍽~ 하고 날아가버리는 모양이다.
웃음이 넘치는 시간이 필요하다면 성공인 셈이다.
그래서 가끔 시간이 맞으면 지붕도 뚫는다.
그런 탓일까?
코믹 영화는 그다지 즐겨하지 않았는데,
오늘도 간택.
그냥 웃고 오자, 면서 갔다.
처음에는 억지 웃음이,
그러다가 어느새 동화되었는지 저절로 웃음이---
관람객들의 호탕한 웃음 소리에 묻히는
홍길동의 후예의 진정성을 따질 것도 없었다.
뭐, 있겠냐고!
지금 우리가,
홍길동을--- 임꺽정을 원한다는데---
그들이 저지르는 희대의 도적질에 함께 가담하고 싶다는데---
그런데
차마 그러질 못해서
통쾌한 한바탕 웃음으로나마
답답한 이내 심정을 날려버리고 싶다는데---
누가 말리겠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