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랑

호우시절

2009. 10. 19. 10:20

요샌 눈물이 나는 영화가 싫다.

너무 슬퍼서 엉엉 울어버리는 영화를 보는 것이 힘들다.

그래서 '내사랑 내곁에'와 '애자'는 통과하고,

'호우시절'을 보기로 결정.

 

딱히 끌렸던 영화는 아니었는데--- 함께 보게 되면서

시적인 풍경에 감흥.

사라락거리는 대잎의 청초한 소리만큼이나 순수한 그들의 사랑.

이쁘고 사랑스러웠다.

현실의 고리를 풀어야해서 두보였을까?

이백보다 두보에게 마음이 닿았던 때가 있었는데,

반가웠다.

아! 나도 두보초당에 가보고 싶다! 꿀꺽.

 

네가 나에게만 잘해주었더라면

그게 사랑인줄 알았을까.

그냥 그렇게 헤어지고

다시 만났을 때

너는 나에게 자전거타는 법을 가르쳐주었다고 했지만

나는 배운 기억이 없다.

아니, 얼마 전까지는 기억을 했을지도---

남편을 잃고

너에 대한 기억을 잊었다.

그런데

다시 바라보게 된

너의 모습에

나는 새삼 떨린다.

이제라도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호우시절'이란?

중국 당나라 때의 시인,

두보의 [봄날 밤의 기쁜 비]의 첫 구절에서 따왔다.

촬영지인 중국 청두는 말년의 두보가 한 때를 보낸 곳.

봄에 내려 소리 없이 만물에 생명을 돋게 하는 좋은 비의 계절, 호우시절.

비라고 다 같은 비가 아니듯 사랑에도 때가 있다.

라고 한다.

 

영화 '가을로'가 겹쳐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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