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랑

마더 / 봉준호

2009. 7. 26. 22:35

 

흔들린다.

응시한다.

머나먼 곳을---

 

그곳에,

못난 아들이 있다.

금쪽같은 내 새끼가 덩그러니 놓여있다.

멀거니 나를 쳐다본다.

 

아무도 믿지 마.

엄마가 구해줄게.

 

나는 안다.

내 아들은 아니다.

내 아들은

단지

엄마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일 뿐이다.

 

싸아한 바람이 분다.

바람결을 따라 온몸이 흐느적거린다.

팔이 시나위 가락을 따르듯

망설이지 않고 노래한다.

 

엄마의 원초적 본능이

내 신경의 끝자락을 자극한다.

울컥, 가라앉는다.

사무친다.

 

떠오른다.

엄마 배우의 모진 표정에서

고단했던 이 땅의 엄마들이

새겨두었을 주문이,

한스러운 소망이,

비추인다.

 

마더.

태고부터 이어져 온

생명의 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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