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이랑

신사동맹 9

2009. 3. 23. 23:22

처음 만났을 때부터 하이네는 항상 어딘지 모르게 외로운 아이였어.

누구보다도 강하지만, 누구보다도 외로워했어.

 

반드시 하이네를 되찾아야겠다!

 

 

 

하이네! 널 데리러 왔다.

함께 돌아가자.

 

타카나리 님---

돌아갈 곳이라곤--- 이젠 아무데도 없어!

부탁이니까, 이제 내게 다가오지 마.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남을 상처입히는 인생 따윈 필요없어.

다정하게 대해주면 거기에 매달려 어리광부리고 싶어지니까,

나를 약해지게 하지 마.

당신은 빛 속에서 살아야 돼.

 

시즈마사까지 하이네를 찾으러 왔다.

 

뭐하러 왔냐구요!

어째서!

내가 시즈마사 님을 거역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

다 알면서!

그 누가 아무리 다정하게 대해준다 해도

이젠--- 어쩔 수가 없는데---

 

아픔을 느끼면 하이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까 해서---

 

그 애는 괜찮아. 강하니까.

 

하지만 강하다고 해서 상처입지 않는 건 아니잖아?

약한 녀석은 상처 입기 전에 도망쳐버리지.

강한 녀석일수록 큰 상처를 갖고 있어.

 

아까는 죄송했어요, 시즈마사 님.

타카나리 님도--- 제가 흥분하는 바람에.

전 이젠 괜찮아요. 정말로.

 

제가 죽으면 누군가 '쓸쓸하다'고 생각해줄까요?

그건 제가 '쓸쓸하다'고 느꼈던 것과 똑같은 감정일까요?

 

시즈마사가 하이네에게 다가간다.

 

자신이 쓸쓸하다고 느낀 감정과

누군가가 이름 붙인 쓸쓸하다는 감정이

똑같은지 어떤지는 아무도 알 수 없어.

하지만 나는 하이네가 사라지면,

평생 쓸쓸함을 느낄 거야.

계속 그렇게 느낄 거야.

미안해, 하이네. 늦게 와서.

기다렸지?

 

하이네의 아버지 카즈히토가 하이네를 떠올리며---

 

날개를 묶은 자물쇠를 풀고, 너를 놓아준 것은,

너를 자유롭게 해주기 위해서였단다.

너는 마이카를 그냥 닮기만 한--- 그 정도가 아니었어.

 

저건 거의 마이카 그 자체---

내가 날개를 빼앗아 붙잡은 작은 새.

내가 동경했던 그날의 마이카.

나의 사랑을 이루는 대신, 너의 마음을 잃고 말았다.

죄는 끊임없이 고통을 되새기며, 창백한 쇠사슬을 더욱 무겁게 한다.

그런데도 너를 놓아주지 못하는 나는 평생 고통 받아도 할 말이 없어.

그러니 하다 못해 너의 사랑만큼은 전해 주겠어.

너의 사랑과 그리움.

저 작은 새에 실어서,

내손이 닿지 않는 나무 위로.

이제 두 번 다시 잡히지 않도록.

"자유롭게 살기를."

하이네--- 내가 바란 건 단지, 그것뿐이란다.

 

아버님--- 한 가지만 가르쳐주세요.

저는 아버님이 바라는 아이로 성장했나요?

 

아니--- 그 이상이야, 하이네.

넌 나의 자랑이다.

 

빛 속으로.

오토록이 걸린 문을 열고

도망쳐 나왔지만,

모두가 자물쇠를 열어주었기에

눈물을 닦고 다시 한 번 손을 내밀 수 있었어.

 

나는 지금 빛 속에 있어.

그건 빛 속에 있고 싶었기 때문이야.

 

축하해요, 플라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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