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이랑

치로 / 백혜경

2009. 1. 1. 22:15

1. 죄많은 미소녀 송은요.

 

휴~ 어쩌겠어. 내가 참아야지.

죄많은 미소녀의 일상인걸---

 

2. 은요의 사랑, 우찬경

 

닮았어.

그렇다.

찬경은 은요의 첫사랑을 꼭 닮았던 것.

 

3. 은요보다 건방진, 이난

 

너 오디션 뽑혔어.

쥐뿔도 없이 건방진 게 꽤 재밌더라.

 

4. 찬경의 고백

 

고마워--- 많이 창피했지?

아니, 하나도 안 창피했어. 조--- 좋아하니까.

찬경인 역시 대단해.

단 한 마디로--- 기억에서 없애버리고 싶은 날을

죽을 때까지 기억하고 싶은 날로 만들어 버리다니---

 

네가 좋아하는 단 한 사람만 뺀, 세상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거랑,

네가 좋아하는 단 한 사람만의 사랑을 받는 것.

둘 중에 고른다면 어느 쪽?

나에게 그런 질문은 무의미한 것이었고,

어제 새로 산 구두가 어떤 스커트에 어울릴까? 라는 것보다 더 고민한 필요도 없는 문제였다.

나는 만인의 연인이었으니까.

송은요.

 

 

 

5. 이난이 사라지다.

 

화려한 건 쉽게 질리기 마련이니까.

이난처럼.

유치하게 괴롭히다가 한동안 스토커처럼 쫓아다니더니,

어느날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제멋대로인 녀석.

 

6. 송은요, 이난에게 발목잡히다.

 

어쩔 수 없이 미국에서 끌려들어온 것도 열받는데 집까지 없어졌어. 어떡할래?

응? 어떡할 거냐구?

얼마면 돼? 우리집 팔아서라도 갚아준다.

 

하지만 내가 만약 그때--- 독사처럼 번뜩이는 녀석의 눈을 봤더라면---

난 결코 그 말을 입밖으로 내지 않았을 것이다.

 

그 말--- 지켜라.

75억.

 

저 자식이 그런 거짓말을 할 인간이 아니란 건 알고 있었어--- 하지만 이젠 어떡해야 되는 거지?

안 갚아도 되는 방법이 하나 있긴 있어. 내 앞에서 무릎 꿇고 잘못했다고 빌어봐.

무릎 꿇고 진심으로 빌면 없었던 일로 해주지.

그것 봐. 넌 얼어죽을 자존심 때문에 못할 줄 알았어. 그럼 갚아.

넌 부모도 없고 친구도 없고 성격도 더럽고 가진 건 돈밖에 없는 나한테서, 그것마저 빼앗간 거야.

알았어? 예의범절은 내 돈 다 갚고 나서 가르치라구.

 

미안하지만--- 송은요--- 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내 돈 다 받아낼 거야. 넌 이제 내 거야.

 

도와줄게.

저 말--- 눈빛--- 걱정스런 표정--- 전부 다 찬경이의 진심이야.

그래서 난--- 진실을 말하면 안 돼.

우찬경은 자기가 가진 걸 하나도 남김없이 다 바쳐서 진심으로 날 도울 테니까---

 

7. 이난이 은요를 길들이다.

 

오빠가 너 가수 시켜줄려고 그러지.

 

너--- 아까 한 말--- 농담이지?

무슨 말?

나 남자가수로 키울 거라는 거.

 

저 인간--- 저거--- 진심이다.

말도 안 돼!

 

 

 

치로.

오늘부터 그게 네 이름이다.

목표를 잃지 말라구. 75억.

무서운 표정--- 지금부터가 진짜라는 뜻이겠지.

 

대충 할 생각은 버리는 게 좋아.

이쪽도 바라는 바야.

 

이난은 매일 치로의 프로필과 그에 필요한 자료를 줬고, 나는 그걸 외우고 또 외웠다.

나는 프로필에 쓰여진 대로 퍼즐처럼 맞춰져 갔다.

그리고 저녁이 되면 어김없이 테스트를 받았다.

 

여성스런 말투나 행동거지를 보였다간 혼쭐이 났고,

이난은 수시로 여러 상황을 던져 시험했기 때문에 잠시도 방심할 수 없었다.

거기에 연기, 발성, 춤연습까지 하다보면 새벽까지 훈련받기 일쑤였다.

 

왜 나야?

너라면 나랑 이런 시간 낭비할 필요도 없이 실력있는 남자애들이랑 할 수 있었잖아. 정말 모르겠어---

넌 미심쩍지만--- 내 운을 믿는 거지.

다 잃었다고 생각했는데, 다 가졌을 때도 갖지 못한 걸 이렇게 가졌으니---

그렇게 운이 나쁜 편은 아니잖아.

 

치로. 이리 와.

내가 만든 내 인형--- 내 프랑켄슈타인.

이제는 이빨을 감추는 법도 배웠구나.

 

절대 들키지 마. 네가 여자라는 거.

 

소감이 어때?

소감은 무슨--- 뭐하다 내려왔는지 기억도 안 나는구만.

근데--- 아직도 심장이 터질 것 같아---

 

분명히--- 좋아하게 될 줄 알았어.

 

알 수 없는 녀석.

무대 밖에선 냉정하게 싫은 소리만 해대는 주제에--- 무대 위에선 그렇게---

불안해서 흔들일 때마다--- 손이 닿는 곳에 있어줬어.

 

8. 치로가 된 은요, 찬경을 다시 만나다.

 

잊지 마, 공주님.

어떤 특별한 관계도 처음엔 인사부터 시작한다는 사실을.

그땐 결국 부끄러워서 못했지만--- 이번엔 성공했어!

 

우찬경.

우연이 겹치면 그게 기적이지.

다시 만나게 된 찬영을 보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치로.

찬경에게 키스를 하고 만다.

 

치로군이 꽤 고상한 취미를 가지셨더군.

 

송은요도 어쩔 수 없었을 거야.

우찬경은 걔한테 그냥 전 남자친구의 의미가 아니니까.

보통의 예쁜 여자 아이, 평범한 학교 생활, 따뜻한 가족과 친구들---

우찬경은 송은요로 살았던 기억들과 모두 연결되는 고리이자, 그 즐거웠던 시간의 정점이야.

억지로 끊어내려고 할수록 걘 더더욱 필사적으로 매달릴 걸.

 

근데--- 얘--- 이러고 있으니까, 누구 닮지 않았냐?

누구?

네 옛날 여자 친구. 이름이 뭐더라? 송--- 송은요! 맞다, 송은요! 걔랑 닮았어.

잘 모르겠는데?

너, 걔 엄청 좋아했으면서 얼굴 기억 안 나?

전혀 안 닮았어.

치로는 연말에 우연히 몇 번 마주친 적이 있어.

여러 사람을 만나야 하는 연예인이라서 그런지 먼저 친근하게 다가오더라. 

생글생글 웃으면서--- 몇 겹이나 방어막을 친 눈으로---

마치 뭔가를 들킬까봐 잔뜩 긴장하고 있는 고양이처럼. 강아지의 탈을 쓰고 있는 고양이랄까.

그래. 전혀 달라. 근데 왜 자꾸 그 애를 볼 때마다 화가 나지?

 

9. 이난, 찬경을 바라보는 치로가 난감하다.

 

이 녀석--- 지금 자기가 어떤 표정인지 모르겠지?

웃기는 군. 귀까지 새빨개져서는--- 진심으로 원하는 상대가 나타났을 땐 그런 표정인가? 누가 보든말든?

맙소사! 지금껏 한 훈련이 무색해지잖아---

 

10. 이난의 프로젝트

 

근데, 애들이 이상한 소리를 했어.

내가 솔로 데뷔 한대. 이난은 은퇴하구.

 

젠장--- 듣는 순간 철렁해 버렸잖아.

 

이난에게 집착하는 정수현이 이복형인 고박사를 다그친다.

 

이럴까봐 숨긴 거지.

허접한 녀석이어야 하는데--- 제법 그럴 듯한 녀석이 이난 옆에 있으니까---

네가 질투할까 봐.

 

11. 보컬트레이너, 고박사가 치로에게 향하다.

 

박사님. 자--- 어떨 땐 손길이나 포옹, 키스 한 번에도 사람이 살더라구.

그러니까 오늘만 빌려줄게요.

 

귀여운 소리를 잘도 하는군.

게다가 자극적이면서--- 무방비 상태라---

 

12. 치로가 이난에게 투정하다.

 

혼자서 무대 리허설을 하면서 주춤해버린 치로.

 

나 망신당하게 하려고 일부러 그랬지? 나쁜 새끼!

진정해. 화내야 하는 건 내쪽이 아닌가?

너무 너무 창피해--- 어떡해---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역시 나 혼자라서 그 정도밖에 안 됐던 것이다.

좀더 좋은 가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건 그 날이 처음이었다.

 

그게--- 난 아직--- 혼자서는 자신이 없어. 아직--- 네가 있어야 안심이 된다구.

안 어울리게 어리광이야---

 

정말 모를 일이다.

그 녀석은 왜 정수현을 파트너로 삼지 않았을까.

돈 때문에 날 여기까지 끌고 왔으면서--- 그딴 걱정 안 해도 되는 기회를 버리다니---

끌려 왔으면서--- 이제 와서 버림받을까봐 불안해지는 건 또 뭐지?

 

멍청아, 저 표정 보면 몰라?

귀찮아하고 있잖아.

당연하지. 잘 모르는 남자애, 그것도 아이돌 스타가 끈덕지게 달라붙는데, 너 같으면 이상하지 않겠냐?

너, 설마--- 언젠가 저 녀석이 널 알아봐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계속 주변을 맴도는 거야?

아니--- 그, 그건---

뭐, 아무래도 상관없어. 알아본다고 해도, 지금 저 녀석 머릿속은 온통 다른 생각들로 꽉 차서

철없을 때의 여친따윈 안중에도 없을 것 같으니까. 적당히 하라구. 집착하는 여잔 매력 없어.

그만해. 설사 찬경이가 그렇다고 해도 상관없어! 송은요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면 돼!

자신감이 넘치는군. 그렇게 쉽진 않겠지만, 힘내.

 

정곡을 찔렸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부분---

가족, 친구, 모두에게--- 내가 돌아갈 자리는 남겨져 있는 걸까?

 

 

13. 고박사가 치로를 도발하다.

 

너--- 아이러니한 건--- 그 빛이 네가 사랑하는 상대에게만 아름답게 보이는 건 아니란 말이지.

널 갖겠다.

무슨 소리야?

하하! 이난에게서 데려오겠다는 소리지.

그리고 내가 그렇게 결심했다는 건--- 치로군에게는 선택권이 없다는 말이야.

 

이난. 딱 한 번만 무릎 꿇어라.

그러면 온 세상이 너의 음악에 무릎 꿇게 해주겠다.

솔깃하네. 하지만, 나도 모르는 내 '끝'에 대해 말하는 사람과 미래를 얘기할 수는 없지.

 

위기에 몰려서 자신의 모습이 들켰을 거라고 짐작하는 치로.

 

그날 이후 이난은 내 곁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다.

땀과 눈물로 흠뻑 젖어 눈을 뜰 때마다 녀석이 있었다.

 

너무 예민해져 있어.

금방이라도 부서져 버릴 것처럼.

결국 내가 널 망가뜨리고 있는 거냐?

 

야--- 화내도 좋으니까--- 나 혼자 두지 마.

 

현주가 매일 들러서 놀아준 덕분에 나는 조금씩 밝아졌다.

이난은 경계의 눈길을 늦추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현주의 방문을 막지도 않았다.

 

14. 은요의 단짝, 현주가 치로를 알아보다.

 

뭐하는 거야--- 너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냐구. 송은요.

어---?

흐--- 흐윽--- 미안--- 친구라는 게--- 이제야 알아봐서 진짜 미안해---

야--- 고개 들어. 지금 무슨 소릴 하고 있는 거야?

갑자기 연예인이 잘 해주니까, 꿈인지 생신지 구별이 안 되나 보지?

너 자꾸 헛소리 해서 재미없다. 가라. 얘 좀 빨리 내보내. 짜증나.

 

저대로 보낼 순 없어.

내가 아니라고 했으니까 괜찮아. 끝까지 아니라고 할 거니까. 절대로 현주한테 손대지 마.

이번 일은 떼써도 안 돼. 네 친구가 조금이라도 발설할 기미가 보이면 어떤 수를 써서라도 막을 거다.

 

왜 그랬어, 너--- 내가 건드리지 말라고 했잖아---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괜찮을 거라고---

근데 왜 쫓아갔어! 나는--- 오빠는 셋이지만--- 친구는 걔 하나밖에 없어---

 

15, 치로, 이난에게서 도망치다.

 

일전에 한 제안, 아직 유효한가요? 그럼--- 저를 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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