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이랑

춘앵전 3

2008. 11. 25. 09:29

저, 임춘앵--- 하야시 게이코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나요?

 

 

 

무--- 무당?!

탭댄스 경연대회에 저게 뭐야?!

 

무당? 채플린이 아니었나?

 

무당춤---  스텝? 설마---!

무당춤을 탭댄스의 안무로!

이 리듬은--- 자진모리!

전통음악의 장단에 맞추어 탭댄스를 추는 것이 가능하다니---!

 

전통춤과 서양춤의 융합!

이것이 최승희가 가르친 탭댄스!

 

아니--- 분명 최승희는 채플린의 안무를 가르쳤다.

과연 저 소녀가 스스로 이 안무를 생각해냈단 말인가?!

지금까지 아무도 시도해보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춤을---!!

최승희를 만난 지 불과 며칠 만에---

저 소녀는 최승희를 흡수해버렸단 말인가!

 

돈다!

뛴다!

두근! 두근!

 

마지막에 임춘앵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어떤 예술이든 정통성을 위해서---

그 원류, 뿌리를 지키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리고 뿌리 깊은 나무는 흔들리지 않지요.

그렇지만 그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찾는 것도

뿌리입니다.

뿌리는 하얗고 여린 살결로

거친 흙과 단단한 바위를 밀어내면서

땅속 깊은 물을 찾아 뻗어 나갑니다.

큰 그늘을 드리우는 전통이라는 나무도---

그런 여리고도 강인한 뿌리가 있기에 말라죽지 않고

그 거대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겁니다.

 

자유롭게 뻗어 나가는 어린 뿌리를 재단하는 것은---

예술의 생명력을 질식시키는 행위입니다.

 

멋진 공연 잘 봤어.

합의금은 걱정하지 않아도 좋아.

감옥에 갈 필요도 없고, 근로정신대에 갈 필요도 없어.

그리고 아까 전 무대는--- 흠 잡을 곳은 많았지만--- 최고였어.

 

저 사람이 귀인이냐?

 

(최승희와 신대우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긴 춘앵은 뛰어난 예인이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한다.)

 

정말 한 달 뒤에 박귀희를 이길 수 있겠나?

아따~ 나를 멀로 보고 고런 말씀허시오!

그럼 한 달 뒤엔 임춘앵 명창이 되시겠군.

 

(아무래도 귀인이다. 진짜 귀인!)

 

신대우란 사람, 돈 많은가 봐잉. 워찌 아는 사이여?

나으 후원자라고나 허까?

으미~ 잡것! 그러다가 너 머리 올리겄다.

 

(춘앵과 애순의 말을 듣고 움찔! 하는 규태, 안색이 바뀌면서 침울해진다)

 

어찌 허면 소리를 잘헐 수 있겄소?

 

저년은 어려운 걸 겁나 쉽게 묻는거구마잉.

소리를 잘허는 방법을 알려주믄 그래로 헐 수나 있겄어?

 

나가 이래 봬도 아홉 살에 목튼다고 똥물까지 퍼먹은 년이오.

 

어디서 들은 건 있어 가지고---

그럼 '한'이라고는 들어봤냐?

 

(박동실 명창은 춘앵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싶은 걸까? 

--- 恨이라--- 인간의 내면에서 끌어올릴 수 있는 궁극적인 힘이라는 생각이--- )

 

춘앵아, 기운내--- 애당초 이길 수 없는 승부였어.

박귀희는 이미 명창이잖아.

 

그치만--- 그게 우리 언니를 무시허고---

 

겨루어보지도 않고 벌써 패배를 인정하는 건가?

같이 가지.

길을 찾고 싶다면---!

 

(기꺼이 길잡이가 되겠다는 거지! 그것도 함께! 최고의 프로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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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작가 전진석의 [춘앵전] 메이킹 스토리

 

소년 이규태,  그는 누구인가?

임춘앵과 동문수학한 오랜 친구이며, 그녀의 어린 시절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산증인이기도 하다.

그리고 소년 이규태는 어린 시절 만난 중국의 전설적인 경극배우 매란방을 동경하여

이름을 '이매방'으로 개명하고, 훗날 한국 최고의 전통 무용가로 그 이름을 떨치게 된다.

 

소리를 배우겠다고 하는 춘앵에게 호통을 친 박동실 명창은?

대대로 예인 집안에서 태어나 일찍부터 애기명창으로 이름을 날리고,

서편제의 커다란 맥으로서 수많은 소리꾼들을 키워낸 분이다.

타고 난 목이 좋았지만, 아편에 손을 댄 이후에 목이 상했다.

러나 아편을 끊은 의지 있는 소리꾼이었고,

해방 전후에 '해방가', '열사가' 등의 창작판소리를 창작한 의식있는 소리꾼이었다.

박동실 명창은 6.25 전쟁 중에 월북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언급조차 해서는 안 되는 이름이었다.

그래서 박동실의 제자들은 박동실에게서 소리를 배웠다는 사실을 숨겼다고 한다.

오직 한애순만이 박동실의 제자라는 사실을 밝혀서 결국 연좌제의 희생자가 되었다.

 

춘앵의 친구 한애순은?

명창 한애순 역시 예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재능을 인정받아 박동실 명창에 의해 소리꾼으로 키워진다.

17살에 음반을 녹음하고, 판소리 다섯마당에 능한 명창이었다.

어릴 적부터 임춘앵과 친구 사이였던 한애순 명창은

임춘앵이 여성국악단을 창단할 때 함께 활약하기도 했다.

박동실의 제자라는 이유로 1964년 판소리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될 때,

그 명단에서 제외되어 불우한 인생을 보내게 된다.

10년 후인 50세가 되어서야 간신히 전라남도무형문화재가 되는데

이때도 박동실에게서 완전하게 배운 '심청가'가 아닌

박녹주에게서 배운 '흥보가'로 전라남도무형문화재로 지정된다.

이렇듯 빨갱이라는 비난 속에 잊혀져버린 위대한 예술가들은 최승희 이외에도 수없이 많다.

 

춘앵과 소리 대결을 하기로 한 박귀희는?

명창 박귀희와 김소희는 어린 나이에 명창으로 인정받고 여류명창 시대를 이끌었다.

듀엣곡도 다수 전해지고 있으며,

해방 후에는 임춘앵과 함께 여성국악동호회를 조직하여

여성국극을 만드는데 크게 이바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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