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이랑

스킵*비트! 19

2008. 11. 3. 22:25

---렌이에요.

뭐?

츠루가 렌입니다--- 곧 당신을 능가하는 배우가 될 사람이에요. 기억해주세요.

허어? 정색을 하는군. 그에게 뭔가 특별한 감정이라도 품고 있나?

물론이죠! 존경해요!!

--- 그게 다야?

믿습니다!!  배우를 지망하는 제게 렌 씨는, 하늘과도 같고, 신과도 같은 분이에요!

 

 

 

똑순이, 삼순이 계열의 명랑소녀 쿄코

렌의 아버지로 추정되는 쿠 히즈리를 만나서

연기 연습을 요구받고, 쿠의 아들역인 쿠온을 연기하게 되는데---

 

잘 들어.

이 세상에는 '연기'의 힌트가 되는 것들이 굴러다녀.

진짜 배우가 되고 싶다면, 하루를 무관심하게 지내지 마.

눈에 보이는 것, 귀로 들리는 것, 느끼는 것.

그 모든 것에 보다 흥미를 갖고 주의를 기울여.

여차하면 언제든 재현할 수 있도록.

사물을, 네 몸 전부로 기억하는 버릇을 기르는 거야.

 

우연히, 그것도 참 민망하게 조우하는 쿠와 렌, 쿄코---

 

처음 뵙겠습니다--- 츠루가 렌입니다.

잘 봤네, DARK MOON, 꽤 순조롭다며---

내 카츠키와는 다르지만, '카츠키'로서는 전혀 다르지 않지.

역을 잘 소화해냈다고 생각했네.

솔직히 같은 배우로서 질투가 날 정도였어.

 

영광입니다.

 

렌 앞에서도 여전히 쿠온의 역에 빠져있는 쿄코,

어리둥절해 있는 렌에게, 마치 모든 것을 아는 듯 단언한다.

 

어쩔 수 없다. 나도 인정해 줄게!

왜냐하면, 아빠가 인정하고 있으니까!

 

순간, 놀라는 렌과 쿠.

 

왜냐하면--- 아빠가 연기하는 거 좋아하니까---

나도 아빠랑 같은 일을 해보고 싶어---!!

 

대체, 뭐였던 거야? 아까 그거.

쿄코가 쿠를--- 아빠라고 했고, 남자처럼 굴고 있었어.

쿠가 쿄코를 쿠온이라고 불렀고---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사장님--- 오늘밤--- 만나뵙고 싶은데요---

 

 

그 아이는, '극소수'로 분류될 연기자가 될 재목이야.

결점 하나만, 극복하면 말이지---

 

넌--- 역할구상을 하는 요령을 잘 알고 있어.

진짜 연기자가 되기 위해 네게 가장 필요한 건, 연기 속에 사는 기쁨을 아는 거다.

연기를 통해 자신과 전혀 다른 인간의 인생을 맛보는 것.

기쁨, 분노, 슬픔--- 의 감정 모두를, 다른 인간의 감정에서 느끼는 것.

그 재미를 알면--- 싫어하는 배역은 쳐다도 안 보는 극도의 편식증후군도 고쳐질 거다.

 

---연기의 진짜 묘미를 아직 접하지 못한 거다.

한번 맛보게 되면, 그만둘 수 없게 될 걸.

너무나도 재미있는 나머지, 끝날 무렵에는---

상실감 때문에, '아쉽다'고 느껴질 정도거든.

 

쿄코에게서 자신의 어린 시절 '쿠온'을 본 렌이 아버지 쿠를 만나러 온다.

 

당신은 쿠온을 깊이 사랑했으니, 일본에 있는 동안 쿄코에게 아들 역할을 해 달라고 부탁한 것이고,

세상을 비뚜로 보며 거칠 대로 거칠어진 귀염성 없는 아들보다는,

귀여웠던 시절의 아들을 바라는 마음은 알겠어요. 하지만---

 

'사랑했다'느니, 과거형으로 말하지 마라.

난, 지금도 아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

남들이 보기엔, 세상을 비뚜로 보며 거칠 대로 거칠어져 귀염성이 없어졌을지언정,

내게는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오직 하나뿐인, 귀여운 자식이다!

 

솔직히, 그 아이의 쿠온을 보고 놀라지 않았나?

자기와 닮았다고.

--- 한 번이라도 좋다. 우리들의, 아이의 모습으로, 돌아와 주면 안 될까?

너로서는, 이렇게 중간에 쿠온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건 내키지 않을 테지.

거절해도, 괜찮아.

 

사장님과 함께 집을 나왔을 때에는--- 전혀 여유가 없어서---

뒤에 남겨질 두 분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제, 메시지 하나로, 그 분이 안심할 수 있다면, 기꺼이---

 

선생님, 제 안에서는 이미 '전설적 아버지'인 걸요?

저요--- 지금까지 아빠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데요,

선생님 같은, 아빠라면, 있었으면--- 하는---

 

무슨 바보 같은 소리냐, 그게. 이제 와서 뭘?

난 너의 아빠고, 넌 나의 자식이잖아? 난, 부모자식의 인연을 끊은 기억은, 없는데?

넌 이제, 나를, 아빠라고, 불러 주지 않을 건가?

 

사랑하는 어머니, 줄리.

쭉 걱정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가능하면 이런 비디오가 아니라, 만나서 안고 사과하고 싶었어요.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어요.

어머니를, 아버지를 5년 동안 한 번도 연락하지 않은 데 대해서가 아니라,

오해했던 것에 대하여--- 이번 일을 통해서 알게 된 것에 대하여---

가만히 기다려주셨어요. 그저 하염없이.

모두 나를 위해서---

그런데 나는 그것을 오해하고 있었어요.

두 분께 일체 연락이 없는 것을, 내게 실망하여 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고---

나 혼자 살겠다고 멋대로 집을 나가서, 멋대로 츠루가 렌을 연기하기 시작한 아들이니까요---

하지만 그런 나를 감싸주고 지켜주고 있었어요.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두 분의 깊은 사랑에---

 

어렸을 때처럼 부르게 되면 지금까지 팽팽하게 유지했던 것이 끊어져 버릴 것 같아서,

전 아직은 옛날처럼 부르지 못하겠지만,

반드시 저의 실력으로 두 분 곁에 돌아갈 테니,

연기자로서도, 인간으로서도,

그때는 부를게요.제대로.

 

마지막으로 존경하는 아버지---

실은 이번에, 냉혹한 살인범 역을 맡게 되었어요.

솔직히, 가능하면 평생 하고 싶지 않은 역할이어서, 고민했지만,

다시는, 도망치지 않겠다고, 결심했어요---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는--- 아무리 연기라 할지라도,

그것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내가,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될, 신이 내린, 시련이라고 생각하므로,

전력을 다해, 싸울 겁니다.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힘내라, 쿠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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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다. 건전하다. 꿈을 꾼다. 가르친다.

그래서, 더불어 기운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