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이랑

호타루의 빛 11

2008. 8. 11. 19:58

어째서---?

난 이브날 밤 완전 엑스트라로서 카나메 씨와 유우카 씨의 사랑을 응원해줄 생각이었는데,

대체---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된 거냐고?!

아냐--- 그건 절대로 아니야!

대체--- 뭐냐고--- 이 에로 버전 호타루의 빛!!

 

역시--- 부장님한테 켕기는 기분을 숨긴 채 얼버무리는 건 안 돼!

이, 이미 해버린 실수는 인정하고--- 밝은 햇살을 쬐는 건어물의 길로 돌아가는 거야.

 

훗~ 자네의 어제 실태라면 쉽게 상상이 가는걸?

--- 하긴--- 자네가 그 케이크 사진에 전혀 반응이 없는 걸 보고 사고라도 당한 건 아닐까

1%쯤은 걱정했지만. 흥~

 

아, 저기. 부장님은 성인남녀 사이에 우정이 존재한다고 믿으세요?

피, 피지컬한 관계가 됐다 하더라도--- 그 우정은 성립하는 거겠죠?

(부장, 호타루를 빤히 쳐다보며) 혹시 나와 **한다면 말인가?

에에에엑?! 무, 무, 무슨 그런 황당한---

뭐 그쪽에서 바란다고 해도 이쪽도 선택할 권리가 있지만---

후후~  미안하지만 자네에게 사생활 전부를 보여주고 있는 건 아니거든.

 

확실히 우정도 아니고, 가족애도 아니고 뭐라고 정의할 수 없는--- 이런 관계도 있다.

역시 연애가 전부는 아니야.

 

 

 

건어물, 파도를 타보다?

 

그 우연한 하룻밤을 계기로 그 사람과 사귀어보는 건 어때?

네에?

그런 자네들과 항상 남자가 있는 행복한 여자--- 어디가 다른지 알겠나?

건어물인 자네들의 머릿속에선 매사를 좌뇌만으로 판단하니까

연애에 빠져들 수가 없는 거야.

연애 체질인 인간은 밀려오는 파도는 일단 타고 보는 법이라구.

그대로 잘--- 탈 수 있다면 궁합이 맞는 거고, 잘 안 되면 내려서 다음 파도를 타면 돼.

언제까지고 완벽한 파도를 기다리며 계속 기회를 놓쳐버리지.

 

선택하는 법도 모르면서 해변에 선 채 준비체조도 없이

갑자기 몸으로 부딪치다 깨지고--- 그런 거지.

특히 한번 꿈을 꿨던 지금의 자네 같은 여자.

말해두지만 연하의 꽃미남이 갑자기 키스를 해온다는 바보 같은 만남은

손가락 빨면서 기다려도 두 번 다시는 안 올 파도니까.

엥~ 허,거,거,걱!!!

 

뭐야? 대체 뭐야.

그 연애지상주의 신바람 중년 아저씨는?

나이는 먹을 만큼 먹어서 파도를 타고 있다 이건가요?

세상은 자신과 허니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이건가요?

역시 부장님은 지금 절찬 연애 중--- 젠장!

아냐, 아냐, 아냐. 부장님에게 미니스커트의 연인이 생겼다고 '젠장'이 아니라---

 

확실히 열받지만 부장님의 말이 맞아.

난 한때 행운이었던 예를 제외하면 파도를 타지 못하는 타입의 인간이야.

뭔가 시작될 것 같은 예감이 들어도 필요 이상으로 사람들 이목을 신경 쓰며,

사귄다면 이렇게 될 거다! 저렇게 될 거다! 멋대로 망상만 하고.

그러다 혼자 지쳐 나가 떨어져서 격침---

그런 일만 반복해 왔던 것 같아.

지금 이건--- 타야만 하는 파도?

 

머릿속에서만 생각하고 있으니까 빠져들지 않는 거야.

밀려오는 파도는 일단 타고 보는 거야.

완고하기 짝이 없는 부장님도 새로운 길을 걸어 가려고 하고 있어.

떳떳하지 못한 기분은 아직 남아 있지만

지금까지 머릿속으로만 고민하던 나를 버리고 파도를 타볼까.

행복을 향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해야 하는 걸까---

 

건어물과 싸가지남의 새로운 사랑?

 

'남자 이성 친구' 라는 것 자체와 인연이 없었던 인생이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런 류의 기사는 뇌가 통과시키고 있었지만,

친구에서부터 커플로--- 어쩌면 이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형태일지도---

 

주말에 차 타고 어디 놀러 가자.

 

마흔하나인 부장님도 파도를 타고 있는 게 현실인데---

스물일곱인 내가 못 탄다면 어쩌자는 거야? 지금!

역시 놓치면 안 돼!

분명 두 번 다시 없을 이 '자연스럽게 친구에서부터 러브'로의 빅웨이브를!!

 

두근두근--- 여전히 편하게--- 두근--- 증명하지 못한 오해--- 알 수 없는 편안함---

진전 없음--- 다행이다! 웃을 수 있는 결말이라서.

 

그나저나 연애는 결국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 거라지만 이건 좀 심하잖아.

내추럴 친구 같은 러브의 파도가 다가온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아니--- 곰곰이 생각해보면 전혀 자연스럽지 않았잖아?

 

하긴--- 아무리 연애의 달인이라도 억지로 시작할 수는 없는 법인데---

 

마찬가지로 억지로 끝내려 할 필요도 없지 않을까요? 연애라는 건.

 

사실은 알고 있었어.

잘 안 된 걸 분하다고 생각하는 건 미련이 잔뜩 남아있는 증거라고---

아무튼! 난 너하고의 귀중한 우정이 깨지지 않게 돼서 사실은 정말 안심했어!

앞으로도 평생 술친구로 지내자구!

 

하하하~ 친구 선언 당해버렸네!

긴장해서 지나치게 노력했던 상대와도 실패하고

친구처럼 마음이 너무 잘 맞아도 실팬가---

이렇게 연애막장으로 판명났는데도 왠지--- 마음은 잔잔한 바다처럼 편해지는 것 같아---

아, 이제는 안달복달하며 연애 때문에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 휴~ 라니.

이 27세 처자, 대체 어쩌란 말이냐---

 

부장님에게 보고할 게 있는데요. 전에 말해주셨잖아요?

나 같은 사람에게 좀처럼 오지 않는 사랑의 기회를 살리라고.

그래서 에잇! 나도! 하고 반쯤 이런저런 일에 눈 딱 감고 노력해봤지만 역시 무리였어요---

그래도 거기서 알게 된 게 있어요.

난 연애 따윈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하면서도---

왠지--- 굉장히 집착하는 타입인가 봐요.

트럼프로 치면 조커 같은.

--- 나같은 경우는 받으면 엑?하고 생각하고 마는 그런 카드인 거예요.

하지만 그건--- 다른 카드와는 전혀 다른 거라 한 장밖에 없어서 다루기 벅차지만---

적당히 넘어갈 수 없는 거예요.

 

하긴.

한 방에 역전이거나 혹은 쓸 때를 기다리다 그대로 남겨져 자멸하는--- 그런 카드지.

그래도 뭐 괜찮지 않나? 싶은데.

 

건어물녀와 미니스커트녀

 

세이이치 씨는 빌려갈게요. 미안해요.

 

그런 사정이 어떤 사정이냐고요. 그건 그렇고 그 아이는 대체?

그, 그리고 수수께끼의 여자 아오이---

 

뭐야, 그 눈은--- 아오이? 아아, 사쿠라라고 대학 시절 친구의 부인.

친구가 3년 전에 죽었어. 교통사고로.

가게 장소를 찾는거나 거래처 소개를 도와주고 있어.

 

그, 그치만 그, 그 꼬마는 부장님을 아, 아빠라고!

 

응? 그랬던가? 장난친 거 아냐?

그나저나 호타루 씨가 왜 그 사람들한테 신경쓰는 거지?

 

어쩜 이렇게 멋진 여자일까!

 

의협심이 발동한 착한 호타루, 아오이의 가게 오픈 일을 도와주겠다고 팔을 걷어 부친다.

 

안 돼요. 더 제대로 된 집에서 살아야죠! 스미레도 불쌍하고요!

 

제대로 된 집--- 예를 들면--- 당신과 세이이치 씨가 살고 있는 집, 같은?

네?

거긴 참 좋죠! 정원도 있고 방도 넓고---

예에?

 

'너무 우물쭈물하는' 호타루 씨.

우리가--- 반드시 차지할 거예요.

그 집도 세이이치 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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