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이랑

춘앵전 / 한승희, 전진석

2008. 6. 5. 10:34

<춘앵전1>  글 전진석·그림 한승희/ 서울문화사 펴냄

1970~90년대 고우영, 이두호, 윤승운, 오세영 등이 그려낸 한국 전통물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인정받으며 한국 만화를 대표하는 한 장르로서 자리잡았었다. 그러나 일본 만화의 직수입이 시작된 1990년대 중반부터 전통물이 설 자리는 줄어들었고 2000년대 들어서는 그 명맥조차 끊길 위기에 처했다. 그런 상황에서 <춘앵전>과 같은 만화의 등장은 반갑기 그지없는 일이다. <천일야화>로 ‘2006년 하반기 오늘의 우리 만화상’을 수상한 한승희, 전진석 콤비가 철저한 자료조사와 함께 탄생시킨 <춘앵전>은 여성 국극의 창시자 임춘앵을 모델로 한 독특한 퓨전순정만화다.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 사주팔자가 모두 ‘양’(陽)인 양팔통의 사주를 갖고 태어난 여장부 임춘앵. 그녀가 초창기 연예기획사라 할 수 있는 ‘권번’에 들어가 갖은 고난을 극복하고 춤과 소리에 능한 명기로, 그리고 전통을 재창조해 진정한 예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순정만화의 외피 속에 절묘하게 버무려냈다. 순정만화의 전형과는 백만광년 정도 동떨어진 소재와 배경이지만 세련된 그림체와 소녀들의 연심을 자극하는 캐릭터를 등장시켜 소녀 순정지 <윙크>에 인기리에 연재 중이다. 끊어질 뻔한 전통물의 바통을 순정만화가 이어받은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잊혀져가는 한국 전통문화를 만화로 승화시키려는 젊은 작가들의 열정과 노력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만하다.

 

                                                                                                       (씨네 21 / 김경우)

 

스토리 작가 전진석이 말하는 [춘앵전]의 창작의도 

 

앞은 줄이고--- 흔히 똑똑한 여자, 능력 있는 팔자가 세다고 합니다. 여자가 팔자가 세다고 하면 왠지 혀를 끌끌 차면서 나쁜 것처럼 이야기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팔자가 센 사람은 신강사주(身强四住 ? ; 사주를 뜻하는 '주'라면 柱일 것 같은데 오타인가?) 라 해서, 자기 주관과 개성이 뚜렷하고 세상의 지배를 받지 않으려는 도전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대로, 팔자가 약한 사람은 신약사주(身弱四住?)라 해서 눈치는 빠르나 내성적이고,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잘 따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팔자가 강하고 약한 것은 성격의 차이이지,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닌 것이죠.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이상적인 여성상은 대부분 팔자가 약한 신약사주를 가진 여성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반대로 팔자가 센 여성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양팔통(陽八通) 사주를 타고난 태양인 소녀, 세상의 지배를 받지 않고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나아가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린 세디 센 팔자를 가졌던 여성국극의 왕자, '임춘앵'이 가는 길을 독자 여러분도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춘앵전]의 여주인공 '임춘앵'

임춘앵(林春鶯 / 1923-1975)은 15살 때 광주국악원에서 창무극을 배우기 시작해 20살 때에는 판소리 여섯 마당을 비롯하여 검무, 승무, 살풀이 등 전통 춤사위와 소리를 두루 섭렵한 여류 국악인입니다. 1948년 여성국악동호회를 조직, 여성만으로 이루어진 여성국극을 체계적으로 만들고, [옥중화], [해님달님] 등 주옥같은 작품에서 주인공을 맡았지요. 임춘앵은 당시, 오늘날의 원더걸스나 소녀시대의 인기에 버금갈 만큼 대인기 스타였답니다.

 

'여성국극'이란?

여성들로만 이루어진 국악뮤지컬로, 여자가 남자 역을 하면서 국악과 무용, 연기 그리고 우리의 전통 설화를 각색한 스토리를 가지고 현대 무대극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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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앵전]이란 제목 보다도, 한승희 그림 / 전진석 글,

이 글자들이 내 눈에 쏘옥~ 들어오면서 두근거리고 긴장되었다.

빼들고 쑤욱~ 훑으려다가 세하라와 샤리야르의 이미지가 겹칠까봐 그만 덮어버렸다.

며칠이 지난 뒤, 그래도 너무 궁금해서 빌려버렸다.

역시나~!

오늘은 전진석 네이버 블러그 'gunbeat' 에 놀러가 보았다.

 

<전진석 작가 인터뷰 기사>

2006년 극장가를 휩쓴 영화 ‘타짜’ 와 작년 여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쩐의 전쟁’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원작이 만화라는 것이다.

만화 스토리의 탄탄한 구성과 전개가 대중성을 인정받으면서 영화 ‘식객’,‘미녀는 괴로워’

드라마 ‘궁’ 등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들은 속속 늘어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 만화 스토리를 전문적으로 쓰는 작가는 아직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만화스토리라는 미개척 분야에서 청강문화산업대학 만화창작과 겸임교수와 만화스토리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전진석 (96.산공)동문을 만나보았다.

“만화 스토리 작가라는 직업이 드라마나 시나리오 작가와 다른 점을 꼽는다면

콘티를 짠다는 점이에요. 다른 작가들과는 달리 장면을 구성하는 연출자의 영역까지 담당하죠.

그래서 그런가, 글쟁이인데도 소설보다는 영화가 더 좋더라구요”

 

스토리와 장면을 생각해내고 구성하는 일까지 담당하는 만화스토리작가는

분명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직업은 아닐 텐데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을까.

“처음엔 저도 만화를 그렸었어요. 원래 만화를 좋아했기 때문에 스토리작가라는 직업도 알고 있었죠.

그런데 만화를 그리다보니 저는 그림을 그리는 쪽보다는 스토리를 짜는 쪽이 더 재밌고

적성에 맞더라구요. 그래서 시작하게 된거죠.”

 

만화의 완성도에 대한 욕심도 그가 스토리 작가라는 직업을 갖게 된 데에 큰 영향을 주었다.

“제가 짠 스토리를 좀 더 완성도 높은 그림으로 완성시키고 싶었어요.

제가 그린 그림은 스토리와 맞지 않았거든요.

‘유리가면’ 같이 10년, 20년이 지나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은데

제 그림보다는 작가님들의 그림이 더 어울리고 좋더라구요.”

이렇듯 만화의 완성도에 대한 욕심은 작품을 준비하는 그의 태도에도 드러났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일본, 프랑스로 수출까지 된 ‘천일야화’는 ‘아라비안나이트’ 를 각색해서

만들어 낸 이야기 임에도 꼼꼼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번에 새로 시작한 ‘춘앵전’도 마찬가지 이다.

“50년대를 다룬 만화를 쓰고 싶어서 조사하다가 ‘여성국극’이라는 장르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임춘앵이라는 사람을 조사하면서 스토리를 짜게 되었죠.

판소리는 모교 음대 최민혁(03.국악) 조교님에게 물어보면서 배우고 있어요.

국악뮤지컬을 하시는 이정섭 선생님께 여성국극에 대한 자료를 받아 조사를 하고 있구요.”

“제가 처음 스토리를 쓰기 시작할 때는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관이 전혀 없어서

고생을 많이 했어요. KBS 방송아카데미에서 시나리오 작가과정도 듣고 대학원에 가서

영상시나리오를 공부하기도 했구요. ”

 

모교 산업공학과 재학 시절, 스토리작가로서의 진로를 정한 전동문은 학교 다니는 내내

교수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고마운 속내를 털어놓았다.

“학교를 학원다니듯이 다녔었어요. 궁금한 게 있으면 수업으로 해결하곤 했죠.

정외과 수업도 듣고 교육공학과 수업도 듣고 연영과 수업도 많이 들었구요.

정용탁교수님이나 공성진교수님 같은 분들은 특히 스토리 쓴다고 많이 귀찮게 했는데도

정말 많은걸 가르쳐주셨어요.

전공이요? 전공교수님들도 사정을 아시니까 무사히 졸업할 수 있게 많이 배려해주셨죠.

정말 학교 다니던 시절 좋은 교수님들을 많이 만나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꼭 고맙다고 써 주셔야해요. 하하”

 

                                                      출처 : 블러그 속 인터뷰 기사 / 한양대총동문회 웹진



글 = 안민주 학생기자
사진 = 전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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