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이랑

하이힐을 신은 소녀 3

2008. 4. 10. 16:12

 

에고고~ 별로 내키지 않은 설정.

수정이랑 양욱일이가 쌍둥이 남매였다니---

 

너 꽃님이 좋아하지!

가면 끝이야. 나 죽어 버릴 거야!

초등학교 때 꽃님이의 생일초대를 받은 욱일이가 생일파티에 간다고 하자

수정이는 억지를 부리며 욱일이를 협박한다.

 

끼이익~ 교통사고 환자예요. 10세 여아, 의식이 없습니다.

수정아, 죽지 마.

나 꽃님이 안 좋아해. 하나도 안 좋아해. 정말이야, 약속할게.

너 말고 다른 애들은 아무도 안 좋아할 거야.

 

이런 상황, 정말 맘에 안 들어.

격하고 독해서 싫다.

그래서 [악의꽃 6]도 일부러 안 읽는데---

 

이미 고경희에게 마음을 빼앗긴 욱일이는

유치한 방법으로 고경희의 관심을 이끌지만, 자꾸 엇나가기만 한다.

싫으면 그냥 싫다고 하면 될 거 아니야.

나쁜 계집애! 거짓말까지 하면서 날 피해?

남의 속도 모르고!

내가 자기 손을 잡은 대신--- 누구 손을 놓은 건데!!

걍 무시해 버리자!

 

양욱일--- 너--- 괜찮아?

내가 이렇게--- 모르는 남자애들한테 둘러싸여 있는 데도---

정말--- 아무렇지도 않아?

속 좁은 녀석.

처음부터--- 상대를 하는 게 아니었어.

다신--- 신경 안 쓸 거야.

 

이런 상황에 꼭 끼어드는 사건이라면 옆 학교 짱이 미인을 노린다는 거지!

그것도 대적할 상대의 여자를---

 

상수고 짱 두꺼비가 고경희를 납치했다.

날 좀 도와줘--- 지금--- 지금 생각나는 사람은---너밖에 없어--- 양욱일!

 

 

난 누구보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어.

누군가 날 업신여긴다든가, 지배하려 드는 건 견딜 수가 없었거든---

내가 그렇게 작고 약하지 않았다면

음대생의 새끼손가락을 끊지 않아도 됐을지도 몰라.

그 악몽은 너무 작고 약한 내가

누군가를 너무 사랑하고

너무 믿었던 대가였으니까---

그래서 더 두려운가봐.

욱일아, 나--- 널 믿어도 돼?

 

거기 앉아서 나 봐---

눈을 감아줄게.

이 전철이 타임머신이라 생각하고

그때로 돌아가자.

사과를 깎던 칼로 내 머리를 잘라버리기 전으로

죽으라고 소리치며 창 밖으로 날 던져버리기 전으로

그리고 이상한 핑계를 대며 나를 때리기 전으로

내가 구두를 사던 날로

거울 앞에 서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한없이 널 바라봤던 그 날로

우리 같이 그 날로 돌아가자.

욱일아---

또 그 눈이네.

우는 눈.

뭔가 하고픈 말이 너무 많지만

말할 수가 없어서 망설이며 우는 눈.

아이처럼 내게 허락을 구하는 눈

---------

그리고 또 거슬러 돌아가자.

12살 상처받기 전으로

아직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던 때로

그래서 네가

내 첫사랑이 될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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