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이랑

하백의 신부 4

2008. 1. 17. 12:05

 

소아의 상황이 불안해진 동영은 소아에게 청혼을 하고, 소아도 받아들인다.

 

그냥 지켜보고만 있을 거야, 하백? 이대로 포기해버릴 거냐구.

단지 내기에 지고 싶지 않았을 뿐이야. 이제는 상관 없어.

그녀는 너한테 뭐였지? 수많은 신부들 중의 하나였을 뿐인 거야?

처음엔, 낯선 곳에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는 모습이 재미있다고 생각했지.

겉으로는 그렇게 허세 부리면서도 잠꼬대로 엄마를 부르더군.

호기심 반, 재미 반으로 지켜봤을 뿐이야.

그럼 이대로 그녀가 다른 사람의 신부가 되어도 아무렇지 않을 자신 있어?

그래.

정말? 그렇다면, 어째서 그렇게 화가 나 있는 거지?

 

저기 저 하늘에 천강이 보이지?

저 강을 사이로 1년에 딱 한번만 만날 수 있는 견우와 직녀가 재회하는 날이 바로 오늘이야.

오늘은 꼭 만날 수 있을 거야.

오늘은 일년에 한 번 있는 칠석날. 헤어졌던 연인이 다시 만난다.

하, 백?

 

소아를 만나러 온 무이는 소아가 자신을 기억하는 줄 알고 놀라지만, 소아는 아니라고 말한다.

무이는 실망하여 돌아가지만, 소아가 동영과 식을 치루기 전날 밤, 다시 소아를 찾아온다.

소아, 데리러 왔어. 같이 가자, 소아.

무이는 싫다는 소아를 막무가내로 안고 우물 속으로 몸을 던진다.

무이에게 몸을 맡긴 소아는 이대로라면 나도 행복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잠시 안도한다.

 

어서 와.(하백, 마치 여행을 다녀온 부인에게 인사하듯 하네)

다녀왔어.

내가 없어서 그 동안 쓸쓸하지 않았어, 하백?

뭐, 조금은.

있잖아, 하백. 예전에 수국에 왔을 때는 돌아갈 수 있는 집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정말 돌아갈 곳이 없어.

 

소아의 말에 당황했는지 하백은 비를 뿌리고, 다시 그녀를 위로해주고 환영하는 의미의 무지개를 띄어 준다. 무심한 듯하지만 사실은 신경써주고 있다는 걸 이제는 알아. 가족보다, 마을 사람들보다, 신이 더 인간 같아 보이다니 정말 이상해. 그래, 지금은 그냥 마음 흘러가는대로 가고 싶어.

 

수국으로 다시 가자고 할 때는 언제고, 이렇게 내팽개쳐 놓다니---

무심한 무이의 태도와 자꾸만 차오르는 무이에 대한 감정으로 소아는 어쩔 줄 모른다.

 

무이, 인간 세상으로 날 데리러 왔던 건 대체 무슨 의미예요?

너 말야, 수국에 돌아오기 전부터 기억이 났던 거지?

그, 그게 무슨 중요한 일인가요? 그리고 당신하고는 상관 없잖아요.

엄청 중요하고, 상관있는 거지.

소아의 진실하고 간절한 마음이 하백에게 전해지는 의미이니까.

 

수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 당신을 하백이라 착각했던 건 아마, 내심 제가 당신이 하백이길 바랐기 때문인지도 몰라요. 그런데 지금은 또 무이가 하백이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어요. 이런 생각하는 제가 나쁜 거겠죠? 후예를 붙들고 자신의 감정을 하소연하는 소아. 그런 그녀를 후예는 감싸안지만, 소아는 무이의 신부인데,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 이내 무이에게 소아를 빼앗기고.

 

또 혼자 남은 거야, 후예? 가엾게스리.

그렇다고 너무 외로워할 것 없어.

너도 알고 있잖아? 그 둘은 결코 행복해질 수 없어.

잠시간의 행복이라도 즐길 수 있게 놔두자구.

무이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서 못견딜 지경이야.

낙빈이 살아 있다는 걸 알게 되면 과연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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