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이랑

모델(이소영) 1

2007. 12. 13. 10:47

근데 왜 이리 무겁지?

시작부터 느껴지는 무게감과 음울한 분위기.

잘못 손댄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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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여!

저 남자에게 아침 동이 틀 때까지 조금의 미동도 허락치 마시길---

친구가 불쑥 떠맡긴 남자.

물론 그가 깨어나지 않는다면, 괜히 미묘한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아서 좋겠지만,

그가 밤을 즐기는 뱀파이어였을 줄이야!

 

진정 제 앞에 있는 저 남자가 영화나 소설에나 나올 법한 흡혈귀란 말입니까?

타국살이 어언 4년, 가난한 한국 유학생, 지예, 뱀파이어 뮈리엘을 어이없게 만나다. 지예, 뮈리엘에게 강제로 헌혈 당한 뒤, 그 피의 대가로 자신의 예술혼을 빛내줄 뱀파이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모종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

나르시시즘에 빠진 뱀파이어가 지예의 재능을 가혹하게 비판하는 걸 보면 그도 그림에 대해 할 말이 많다는 뜻인데---  

오로지 열정으로 똘똘 뭉친 지예와 어딘가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스멀스멀 풍겨대는 뱀파이어 뮈리엘의 만남을 지켜보기가 내심 불안하다. 뮈리엘의 저택에서 만난 집사 에바와 지예를 맴도는 야릇한 켄까지. 모두가 적응하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내 이름은 켄.

너와 마찬가지로 뮈리엘과의 계약에 매여있는 몸이지.

네 입술에서 뱀파이어 뮈리엘이 느껴지는 걸?

이번 녀석의 음식 맛을 독특하겠어.

 

1주일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뮈리엘을 찾아나선 지예는 그가 머무는 별채에서 그가 인간이 아닌 뱀파이어임을 눈으로 확인하고는 우울해진다. 그가 준비한 만찬에 초대 받은 지예는 그곳에서 마지막 파티를 즐기는 세 여자를 만나고는 충격을 받는데---

 

그림을 그리겠어. 당신을 모델로 그리겠어.

난 꼭 그 잘난 모습을 내가 가장 사랑하는 캔버스 위에 그릴 거라구.

내 피가 당신에겐 한끼 식사거리였을지 모르지만, 내겐 생명이야.

알아둬, 시작은 당신이 했지만, 결말은 내가 끝낼 거야!

원하는 대로 지켜봐 주겠어. 뱀파이어란 존재가 어떤 것인지.

당신 모습이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나 하라구!!

 

와! 대단해. 아무리 만화라지만 뱀파이어 앞에서도 결코 주눅들지 않고 거침 없이 말하는 지예. 그녀는 과연 그녀의 다짐대로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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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

만화가가 되면 꼭 해보리라 다짐했던 소재 중의 하나인 뱀파이어 이야기입니다. 왜 제목이 '모델'일까?라고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께 한 마디. 단순히 그림의 모델이란 뜻도 있지만, 삶에 있어 당신이, 또는 내가 어떤 이에게 모델이 될 수 있듯이 만화의 주인공들 역시 서로의 모델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풀어나가는 이야기인 만큼 포괄적인 의미를 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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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점 주인이 물었다.

오래된 만화를 좋아하나 봐요?

아니요. 안 읽은 거라서요.

사실, 그렇잖아. 오래되었어도 내가 읽지 않은 만화는 엄청 많고, 왠지 호기심이 동하고, 거기에다 완결된 것이라면, 좋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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