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이랑

치아키, 오랜만이야.

2007. 12. 14. 12:02

김장철이 되면 나는 차암~ 행복하다. 막 버무린 생배추김치를 무지하게 좋아하는 나로서는 김장철에 여기저기서 공수해온 김장김치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때는 아무리 다른 반찬이 맛있더라도, 찬밥에 뜨거운 물 말아서 김장김치 얹어먹는 맛을 따라오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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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김장김치 맛을 느끼게 해주는 남자가 있다.

신이치 치아키.

늘 지적이며, 단정하게 자기자신을 정돈하면서도 음악을 위해서는 거침없이 달려드는 모습이 감동이다. 게다가 요리도 잘 하고. 노다메를 향하는 사랑인지, 이상인지 모를 마음을 음악이라는 꿈으로 함께 풀어나가는 애정 방법까지 다 멋지다. 

 

노다메 칸타빌레 18권이 우리집에 배달된 지 한참 지났다. 아껴둔다고, 다른 만화 보느라고, 모셔 두다가 오늘에야 펼쳤다. 여전히 깔끔한 치아키와 조금 다소곳해졌다고는 하나, 그래도 웃음 캐릭터인 우리의 노다메를 보니 반가웠다.

치아키는 어린 시절의 흔적에서 독립하고 싶다며 이삿짐을 싸고, 노다메는 자신이 외면해서 치아키가 화가 난 줄 알고 슬퍼하는데-- 나는 왜, 이 장면이 별로 슬퍼 보이지 않는 걸까!

 

선배, 이사가요?---

갑자기 왜요? 이젠 노다메가 싫어진 거예요? /

왜 그렇게 생각해? /

안 만나줬으니까. /

왜 -- 만나고 싶지 않았는데? /

선배의 바흐. 아버님 일도 그렇고-- 노다메도 빨리 선배한테 보여주고 싶었어요. /

좀 심통이 나긴 했지만, 너한테 화가 난 건 아니야! 

제대로 얘길 하자.

이 방은 어릴 때 살던 곳이야. 가족이 다 같이--

나도 자립할 수 있으면, 자립해야지--

 

지난 이야기에서 바흐를 연주하는 치아키를 보고, 노다메가 했던 말.

 

치사하게--

치이, 선배는 아버님이랑 공연하는데 목표였군요?--

선배는 목표를 향해서 성실하게 계단을 올라가고 있으니까 그렇게 기죽을 거 없어요.

 

그렇게나 열심히 했는데--

완벽하게 앞질러 버렸어요. 남자친구가.

같이 공연하기 위해 나도 열심히 할게,

그래 놓고,

실은 나 같은 앤 안중에도 없었던 거예요.

 

완벽하게 앞질러 버린 바흐 연주와 아버지를 마주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흔들려버렸던 치아키를 보면서 실망을 한 노다메는, 자신의 음악만을 위해서 진지하게 노력하면서 치아키를 외면했던 것이다.

이래저래 치아키는 이사를 가고, 치아키와 노다메를 보러온 치아키의 엄마는 치아키에게 다짐한다.

 

노다메랑 잘 좀 해.

떨어져 있어도 괜찮다는 생각은 버려.

그 앤 네 천사니까!

놓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그럼 잘 있어라. 바보 아들.

 

훗! 역시 엄마는 잘 알아. 아들이 유년 시절의 아픔을 현재까지도 지배받고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를 하면서 천사를 묶어주는 현명함.

 

노다메는 살롱콘서트를 준비하느라 바쁘고, 오클레르 선생님을 졸라서 겨우 개인레슨 허가를 받은 루이는 여전히 노다메를 의식하며 방황한다. 치아키와 노다메가 헤어졌다고 생각한 루이는 치아키를 보고 두근거리지만 치아, 노다 커플은 아직 건재하다. 음악에 대한 자세로 고민하고 방황하던 루이는 치아키와의 협연을 시작으로 즐거운 음악에 도전하기로 결심하는데---

 

13년 만에 만난 비에라 선생님을 손을 놓을 수 없었던 치아키는 노다메가 기다리는 콘서트에 가지 못하고, 치아키에게 뭔가 보여주겠다고 결심했던 노다메는 실망하지만 겉으로는 아닌 척--

 

괜찮아요.

이 정도 일로 일일이 동요하면 프로는 될 수 없잖아요.

노다메는 괜찮아요.

치아키 신이치 따위 한둘 쯤이야. 별 것도 아니죠!

 

정말 그렇게 생각해? 괜히 감추는 거지, 노다메?

루이가 먼저 치아키와 협연하기로 했는데, 그것을 지켜보고도 프로니까, 괜찮아! 그럴 수 있을까? 뜨억~ 꺄오~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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