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카사랑 잘 되고 있지? 벌써 1년이 됐는데---
응. 바빠서 귀국할 수 없는 모양이야. 나도 취업 때문에 바빴고.
세계적인 부자랑 사귄다는 느낌이 전혀 안 나.

f4의 졸업파티 이후, 한 번도 만날 수 없었다.
뉴욕과의 시차는 14시간.
나중에 배달돼온, 언제 걸려올지 모르는 화상전화를,
초기에는 밤중에도 열심히 일어나서 받았지만,
지금은 미묘하게 어긋나는 느낌이랄까---
집으로 돌아가니, 루이가 와 있다.
츠카사가 가버리고, 학교에도 내 마음에도, 구멍이 뚫려버렸다.
오지 않는 전화를 계속 기다리고, 보고 싶어지고,
일본에 남기로 결심한 건, 나인데--- 역시 쓸쓸해서---
그럴 때, 언제나 자로 잰 듯한 타이밍에 오는 게, 이 사람이었다.
언제부터였더라--- 루이를 이렇게 편히 대하게 된 건---
츠카사가 전화를 했다.
잠깐만, 루이! 저쪽으로 가 있어.
별 일 없긴 하지만, 뒤에 루이가 비치면 안 좋아하겠지.
너, 시즈카가 보낸 초대장은 봤어?
응? 시즈카 씨가?
아, 내가 갖고 있어.
아까 츠쿠시에게 전해줄 게 있다고 한 거. 시즈카 결혼식 초대장이야.
뭐?
그런데--- 츠쿠시! 루이가 왜 거기 있지?
루이! 너 이 자식! 내가 없는 동안---
절묘한 타이밍과 오해.
너, 언제부터 루이랑 그렇게 친하게 지냈냐?
자주 오나 보지, 그 녀석? 뭐하던 중이었어?
아니, 그냥. 아무 일도 없었어. 가끔 밥 먹으러 오는 정도.
난 혼자, 이런 곳에서 4년 동안, 열심히 좀 해보려는 판인데, 넌 뭘 하는 거야?
아무 일 없었다고 그랬잖아! 츠카사가 화낼 일이---
웃기지 마!
(뚜욱, 끊기는 전화)
원거리 연애도, 마음이 통하기만 하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어.
아아. 옆에 없다는 게 이렇게 어려운 거였구나.
이런 회선 하나론 마음을 제대로 전할 수 없어.
겨우 1년만에 이렇게 되다니.
앞으로 3년이나 남았는데.

시즈카 결혼식을 보러 파리에 간 츠쿠시와 f3.
루이, 넌 괜찮냐?
뭐가?
첫사랑인 시즈카가 시집간다잖아?
별로---
혼자서 필름을 사러 갔다가 괴한에게 끌려갈 뻔했는데, 용케 츠카사에게 발견된 츠쿠시.(만화니까, 뭐)
뭐하는 거야, 이 바보! 그게 취미냐?
응? 뭐가?
날 걱정시키는 거 말이야.
이 바보가! 하여튼 멍해가지고는.
다짜고짜 츠쿠시를 끌고 결혼식 예배당 지하로 데리고 가는 츠카사.
좋아. 맹세해둘까?
뭘?
솔직히 말해서 난, 널 신용할 수 없어.
뭐? 지금 싸움 거는 거야?
평생 마음을 놓지 못할 것 같아.
그래도 어쩔 수 없지.
나는, 마키노 츠쿠시에게 홀딱 반했으니까.
네가 한눈을 팔아도,
몇 번이고 다시 되찾아올 거야.
어떤 수단을 써서든.
제대로 말하지 않으면, 전해지지 않는 것이 있어.
그건 언제나, 츠카사가 가르쳐줬던 거야.
츠카사! 난 이렇게 쓸쓸해질 줄 몰랐어.
4년은 금방이라고 생각했는데, 하루하루가 너무 길어.
정말, 온 세상의 시계를 빨리 돌리고 싶을 정도로.
그,그러니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면---
계속--- 널 좋아하니까.
몇 번 떼어놓으려고 해도, 다시 돌아온--- 이 목걸이처럼,
아마도 계속 이런 느낌일 거야.
우리는.
참, 츠쿠시. 너, 취업하는 거 그만 두고, 대학에 가라.
에이토쿠 대학에도 4년 동안의 학비는 내뒀다.
말했지? 난 널 전혀 신용 못 한다고.
내 눈이 닿지 않는 곳엔--- 둘 수 없어.
(위층에 있는 루이를 올려다보며) 루이! 무슨 일 생기면, 정말 죽여버린다!
츠쿠시! 부케 받아줘!
네?
(그때서야 다른 사람들이 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눈치챈 츠쿠시)
정말, 내 인생은 뒤틀려버렸어.
둘이 함께 할 수 있는 날까지--- 앞으로 3년.
[내 얘기를 해볼까--- 루이]
다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될 일이 과연 있을까?
세상 사람들에겐 각자의 역할이 있다.
나는 하나자와 루이.
휴가와 비즈니스를 겸해 여기, 토스카나에서 시찰여행 중이다.
츠카사가 찾아왔다.
루이. 난 올해 안으로 약혼만이라도 해놓으려고 해.
츠쿠시랑?
뭐? 그럼 또 누가 있어!
결혼은 츠쿠시가 대학을 졸업하고 한다더니?
그럴 생각이었지만, 역시 형식으로도 해두고 싶어. 난 이런 성격이니까.
응. 괜찮지 않겠어?
정말로 괜찮은 거야?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데?
아니, 네가 반대해도 하긴 할 거지만.
그럼 묻지 마. 이상한 건.

내가 마키노 츠쿠시라는 여자를 좋아했던 건,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니까.
지금은 눈앞에 있는 이 친구의 애인으로서 보고 있다.
츠카사의 권유로 여자를 만나보기로 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츠카사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겠지.
루이가 여자를 찾게 되다니--- 잘 되면 좋겠어.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
뭐---?
나랑 그 여자랑 잘 되면 좋겠냐고.
내가 어떻게 됐나 보다.
왜--- 그런 표정을 짓게 만들어 버렸다---
츠쿠시가 빌딩 청소를 하다가 미끌어져서 머리를 다쳤다는 연락을 받은 루이.
누군가를 위해 달리는 일은, 내 평생 없을 줄 알았다.
만나서 어떡하겠다고.
소중한 친구의 애인이니, 어떻게도 되지 않을 건 알아.
미안, 츠카사.
왜--- 그런 말을 해버렸을까.
뇌진탕 같다는데, 아직 깨어나지 않아서.
얼마나 놀랐는지--- 오늘따라 왠지 멍하더니---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것 같았어.
츠쿠시의 성격을 잘 안다.
언제나 자신의 일은 뒤로 돌리고, 남의 일만 생각하지.
그런 말을 하면, 고민하게 될 줄 알고 있었으면서.
괜찮아. 금방 나아.
안 돼. 내가 츠카사에게 죽을걸?
왜--- 내가 머리 부딪힌 거랑, 루이가 무슨 상관인데---
이젠 끝났다.
하지만 이 여운이 지워지려면--- 앞으로 얼마나 걸릴까.
츠카사가 알고, 비행기로 날아왔다.
루이가 있어주니 안심이다.
(미안해지는 루이)
츠카사가 츠쿠시에게 약혼반지를 내민다.
응. 그런데 거절당했어.
뭐어? 거절을 왜 해? 설마 마음이 변한 건 아니겠지?
아니--- 그건 절대 아니지만, 뭔가를 정리하고 싶은 것 같아.
생각하는 루이!
대답은 이미 나와 있다.
난 이 친구들을 계속 좋아할 거란 것과, 그리고---
츠카사의 바보 같은 이야기로 한바탕 웃어버린 친구들.
츠카사는 정말 바보라니까.
하지만 루이, 그런 면도 포함해서 난, 그 사람이 좋아.
그래서 저번 일 말인데---
츠쿠시, 내일부터 봄방학이고 아르바이트도 쉴 거지?
여기 비행기표가 있으니까, 남은 얘기는 내일 그 장소에서 계속해봐.
츠쿠시, 웃어봐.
언젠가 누군가를 좋아하게 될 일이 있을까.
그래. 언젠가 반드시 있으리라 생각한다.
시간이 좀 더 걸리겠지만---
대체 어딘데 비행기까지 타고 가?
이, 이탈리아? 피사의 사탑?
피사의 사탑에서, 역시나 루이를 만나러 온 츠카사와 조우하는 츠쿠시.
그곳에는 츠카사가 일본에 두고간 약혼반지도 있었다.
루이 녀석--- 하여튼, 그 녀석. 뭘 이렇게 신경 써주는 건지.
그러게.
내 얘기는 이쯤에서 끝이다.
사람에겐 각자의 역할이 있다.
루이 님! 진심이십니까? 이 포도밭을 남겨두시겠다니! 수확하려면 10년이나 걸리는데요?
괜찮아. 좋은 포도가 나와도, 그렇지 않아도.
내 역할은--- 그 두 사람을 지켜보는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이 포도밭에서 생산된 포도주로
토스카나가 보이는 이 언덕에서
소중한 사람들을 위한, 와인을 개봉하자.
[작가 카미오 요코가 모두에게 한 마디!]
1. 츠쿠시에게
다들 운명에 휘말려 변해가지만, 츠쿠시는 언제까지나 츠쿠시 그대로 있어주면 좋겠어.
도묘지 가에 가도 변하지 않을 거라고 믿어.
하인들에게 다 맡기지 않고,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하고, 슈퍼에선 1엔이라도 싼 것을 사고---
그보다 과연 도묘지 가에 들어가게 될지도 아직 불분명하지만---
2. 츠카사에게
으음--- 조금 더 노력해주면 좋겠어.
아니, 추크시에 대해서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아직 참을 수 있을 거라고,
분위기를 좀 파악해야 할 것 같아.
그래도 언제까지고, 소년(초등학생) 그대로 있어주길 바라기도 해.
3. 루이에게
4명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루이만은--- 이렇게--- 왜인지 몰라도, 마음이 따스해지는 기분이 들어.
그러니까 언제까지나, 느긋한 느낌으로 있어줘.
츠카사 사막 안의 오아시스로 있어주길.
4. 소지로에게
소지로는 플레이보이의 길 일변도로 나가주길 바라.
전통 복장이 어울리는 젊은이에서, 세련된 아저씨가 되어서도
바람둥이의 길을 추구해 나가면 좋겠어.
5. 아키라에게
야아, 정말로 행복해지면 좋겠어.
행복해지길 바라!
내가 행복하게 해주지 못했으니까.
친구들끼리 적당히 이어주는 걸 싫어했는데, 아키라만은 누구와 같이 있어도 어울렸어.
음, 그러니 꼭 행복해져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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