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영화다.
이기는 놈이 주인공이 된다.
주인공은 하나, 싸우다 죽어도 좋다!
배우가 되고 싶은 깡패 '강패' 소지섭과,
깡패보다 더한 배우 '수타' 강지환이 만났다.
이름도 멋지군!
완전 깡패가 되지 못하는 강패와 절대 스타가 되기에는 너무 앞서 가는 수타(그의 차에 씌인 首가 눈에 띤다)
---그들의 목숨을 건 인생 게임이 시작됐다.
웃기지 않아?
건달인 우리는 쓰레기 소리나 듣고,
흉내도 못 내는 니들은 주인공 소리 들으니---
왜 그러고 살아, 짧은 인생--- 나중에 자식들한테 창피하지 않겠어?
폼은 카메라 앞에서 잡아야지.
어차피 연기는 다 가짜 아냐?
당신이 연기가 뭔지나 알아?
별 거 있나, 인생 잘 만나서 편하게 흉내만 내면서 사는 거지.
인생 잘 만나서 편하게 흉내만 내면서 사는 스타나,
인생 좀 그래서 격하게 싸워가며 사는 깡패나,
한끝 차이다.
며칠 동안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었던 연예인 자살 사건을 떠올리면서 더욱더 드는 생각.
나는 그가 강패가 한 말처럼 인생 잘 만나서 편하게 흉내만 내면서 살았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우리가 연예계의 속사정을 어떻게 다 알 수 있을까마는,
어차피 그들도 사람 사는 이야기의 중심에 있을 뿐,
사람들과 더불어 숨쉬며 살아가는 것은 마찬가지다.
사람좋은 인상으로 우리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연기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써 남겨진 사람들에게 전파되는 무력감.
루머로 떠도는 이유들은 많지만 누구도 그들의 진심은 모른다.
다만 그들의 영화 같았던 삶도 결국은 지독하게 현실적인 이유로 끝났다, 라는 것뿐.
한 순간에 소멸해버릴지도 모를 화려한 꿈을 위해 사는 사람들.
그 자리에는 스타도 있고, 주먹도 있다.
그들 모두 영화 같은 삶을 꿈꾸겠지만, 결국은 영화는 영화일뿐 나머지는 현실의 몫이 아닐까.
욕심을 낮추고 살아야겠다, 라고 생각했다.
아주 많이.
그런데 한편으로는 요즘 영화가 상당히 현실적인 감각이어서 '영화는 영화다'가 아니라, '영화가 곧 현실'이기도 하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내내 긴장했다.
누구 하나 죽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조바심으로.
뻘밭에서 격렬하게 싸우는 장면을 잊을 수 없다.
우리가 사는 세계가 결국은 뻘밭에서 이루어지는 사투가 아니겠나.
내가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 너는 죽어야 한다.
네가 죽어야 비로소 나는 의연하게 일어설 수 있다.
멋진 주인공으로---
보면서 숨막혀 죽는 줄 알았다. 후우~
강패가 나에게 말한다.
니들이 인생을 알아?
인생 별 거 아냐!
니들이 영화를 알아?
영화는 영화일 뿐이야!
그래, 영화는 영화였다.
배우는 배우일 뿐이었다.
그런데 이토록 매료될 수가---
참~ 연기 잘하네.
한참을 멍~하게 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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