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이랑

피아노의 숲 15

2008. 9. 2. 15:12

 

 

고독한 런어웨이

 

안 무서울 리가 없잖아.

부담스럽지 않을 리가--- 없어!

왜 콩쿠르에 출전하겠다고 그때--- 말해버린 걸까---

이렇게 후회할 때도 있어.

하지만--- 그만두고 싶지는 않아.

난 할 수 있어!

꼭 할 거야!

결과가 어쨌든 간에

최선을 다해서 뛰어넘을 거야!

분명 아직 보지 못했던 뭔가가 보일 거야.

아지노가 말했던 그 뭔가가---

 

산기슭에서 보는 풍경과---

중턱에서 보는 풍경,

정상에서 보는 풍경은 아주 다르지?

그러니까 올라가야 돼.

올라가면 본 적도 없는 풍경이 보이게 되지.

그럼 그 산을 다 올라가면 끝이에요?

아하하.

아니--- 더 높은 산에 올라가고 싶어지지---

 

난 여태껏 본 적 없는 풍경을--- 보고 싶어.

 

뭔가가 있어!

 

드, 드디어 오늘이다!

드디어!

 

회장에서 보고 있으마. 평소대로만 치면 돼.

네. 그게 다예요?

응?

사랑하는 제자가 처음으로 세계의 큰 무대에 서잖아요!

뭐 좀 더--- 그럴 듯한 격려의 말도 있잖아요---

하하하. 너 자신을 믿으렴! 넌---

너의 피아노를 쳐라--- 그 말이죠?

하하---

어차피 선생님께 특별한 말을 들을 거라곤 생각도 안 했어요.

녀석.

아니면--- 손 좀 줘보세요!

?

아지마의 양손을 꽉 쥐고 잠시 머무는 카이.

왜 그러냐, 카이? 불안하니?

아뇨. 주문 외우는 거예요. 걱정마세요! 불안한 거 아니니까!

 

 

기다리고 기다리던

 

불안하지 않아요, 아지노 선생님.

난 여기까지--- 혼자서 온 게 아니니까요.

 

여어, 쇼팽! 나 드디어 여기까지 왔어!

고마워, 쇼팽. 나한테 이 무대를 선물해 줘서---

 

그 순간---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오는 것만 같았다.

강하지만 기분 좋게--- 회장의 공기를--- 바꾸어간다.

쇼팽에게 마비되어 있는 청중들을---

아니, 이 회장 전체를---

서서히 깨어나게 만든다.

 

카이--- 난 알 수 있어.

어느 누구도 모르겠지만--- 난 알아!

카이--- 이건 숲의 피아노야!

지금 너는 그 숲에서 피아노를 치고 있는 거야.

 

카이가 처음에 쳤던 에튀드 두 곡으로---

회장의 분위기가 단번에 바뀌었어.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카이의 피아노를 들으려 하고 있다.

지금까지--- 콩쿠르 회장에서도, 콘서트 회장에서도---

녹턴을 듣기 위해 이렇게 긴장하는 분위기를---

난 미처 본 적이 없어.

모두를, 한데 모이게 하고 있어.

단 3분 반의 연주로 아니, 그보다 더 일찍부터---

회장 안, 모든 사람들의 오감이 온통

카이의 피아노를 느끼려 하고 있어.

지금 눈앞에 있는 카이의 모든 것을 하나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한곳에 집중하고 있어.

 

그래--- 그런 거야.

사람들은 이 분위기에 깊이 빠져들어 헤어나올 수 없게 되지.

마치 이전에--- 아지노 소우스케가 그랬던 것처럼.

 

카이는--- 잠시 회장 안의 긴장을 풀어준 뒤

다음 순서인 왈츠로 들어갔다.

숨을 죽인 관객들은 온 신경을 카이에게 집중한다.

우리들의 추억이 어린--- 강아지 왈츠.

 

난 아직--- 카이를 이길 수 없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어째서---?

여기서 얼마나 더 노력을 해야---

도대체--- 뭘 더 희생하라는 거냐고?!

내 눈엔--- 전모가 보이지 않을 만큼---

무척이나--- 크게 느껴진다---

 

피아노의 숲.

카이에게 생명을 준 숲이야.

카이.

너는--- 마치 어둠의 그늘과도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나고 자랐어.

카이.

넌--- 사람들이 경멸하는 그곳에서 태어난 대신에---

대체 어떤 재능이 네게 내려졌길래

청중 모두를 너의 숲으로 데려갈 수 있는 거지?

카이 이찌노세--- 대체 넌 누구냐?!

 

 

멋지다~

Chopin

쵸핑?

그건 쇼팽이라고 읽는 거야.

쵸핑, 쵸핑, 쵸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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