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런어웨이
안 무서울 리가 없잖아.
부담스럽지 않을 리가--- 없어!
왜 콩쿠르에 출전하겠다고 그때--- 말해버린 걸까---
이렇게 후회할 때도 있어.
하지만--- 그만두고 싶지는 않아.
난 할 수 있어!
꼭 할 거야!
결과가 어쨌든 간에
최선을 다해서 뛰어넘을 거야!
분명 아직 보지 못했던 뭔가가 보일 거야.
아지노가 말했던 그 뭔가가---
산기슭에서 보는 풍경과---
중턱에서 보는 풍경,
정상에서 보는 풍경은 아주 다르지?
그러니까 올라가야 돼.
올라가면 본 적도 없는 풍경이 보이게 되지.
그럼 그 산을 다 올라가면 끝이에요?
아하하.
아니--- 더 높은 산에 올라가고 싶어지지---
난 여태껏 본 적 없는 풍경을--- 보고 싶어.
뭔가가 있어!
드, 드디어 오늘이다!
드디어!
회장에서 보고 있으마. 평소대로만 치면 돼.
네. 그게 다예요?
응?
사랑하는 제자가 처음으로 세계의 큰 무대에 서잖아요!
뭐 좀 더--- 그럴 듯한 격려의 말도 있잖아요---
하하하. 너 자신을 믿으렴! 넌---
너의 피아노를 쳐라--- 그 말이죠?
하하---
어차피 선생님께 특별한 말을 들을 거라곤 생각도 안 했어요.
녀석.
아니면--- 손 좀 줘보세요!
?
아지마의 양손을 꽉 쥐고 잠시 머무는 카이.
왜 그러냐, 카이? 불안하니?
아뇨. 주문 외우는 거예요. 걱정마세요! 불안한 거 아니니까!
기다리고 기다리던
불안하지 않아요, 아지노 선생님.
난 여기까지--- 혼자서 온 게 아니니까요.
여어, 쇼팽! 나 드디어 여기까지 왔어!
고마워, 쇼팽. 나한테 이 무대를 선물해 줘서---
그 순간---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오는 것만 같았다.
강하지만 기분 좋게--- 회장의 공기를--- 바꾸어간다.
쇼팽에게 마비되어 있는 청중들을---
아니, 이 회장 전체를---
서서히 깨어나게 만든다.
카이--- 난 알 수 있어.
어느 누구도 모르겠지만--- 난 알아!
카이--- 이건 숲의 피아노야!
지금 너는 그 숲에서 피아노를 치고 있는 거야.
카이가 처음에 쳤던 에튀드 두 곡으로---
회장의 분위기가 단번에 바뀌었어.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카이의 피아노를 들으려 하고 있다.
지금까지--- 콩쿠르 회장에서도, 콘서트 회장에서도---
녹턴을 듣기 위해 이렇게 긴장하는 분위기를---
난 미처 본 적이 없어.
모두를, 한데 모이게 하고 있어.
단 3분 반의 연주로 아니, 그보다 더 일찍부터---
회장 안, 모든 사람들의 오감이 온통
카이의 피아노를 느끼려 하고 있어.
지금 눈앞에 있는 카이의 모든 것을 하나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한곳에 집중하고 있어.
그래--- 그런 거야.
사람들은 이 분위기에 깊이 빠져들어 헤어나올 수 없게 되지.
마치 이전에--- 아지노 소우스케가 그랬던 것처럼.
카이는--- 잠시 회장 안의 긴장을 풀어준 뒤
다음 순서인 왈츠로 들어갔다.
숨을 죽인 관객들은 온 신경을 카이에게 집중한다.
우리들의 추억이 어린--- 강아지 왈츠.
난 아직--- 카이를 이길 수 없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어째서---?
여기서 얼마나 더 노력을 해야---
도대체--- 뭘 더 희생하라는 거냐고?!
내 눈엔--- 전모가 보이지 않을 만큼---
무척이나--- 크게 느껴진다---
피아노의 숲.
카이에게 생명을 준 숲이야.
카이.
너는--- 마치 어둠의 그늘과도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나고 자랐어.
카이.
넌--- 사람들이 경멸하는 그곳에서 태어난 대신에---
대체 어떤 재능이 네게 내려졌길래
청중 모두를 너의 숲으로 데려갈 수 있는 거지?
카이 이찌노세--- 대체 넌 누구냐?!
멋지다~
Chopin
쵸핑?
그건 쇼팽이라고 읽는 거야.
쵸핑, 쵸핑, 쵸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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