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의 '객중작'
난릉의 미주,
울금향의 향기로움이여.
옥완 가득 따라오는 술은
아름다운 호박색이라.
주인이여,
나그네를 취하게 해 주시오.
어디가 타향인지도 알 수 없도록.
제 5편 邀 초대
짝사랑을 이루게 해주는 부적
거역할 수 없는 부적을 써 주세요.
이별이 아쉬워 돌아설 수 없게
죽고난 후에도 서로가 그리워 찾아나설 만큼.
그 누구도 끊어놓지 못해
백골이 누운 무덤마저 갈라질 만큼
저를 사랑하게 해 주세요.
이미 저는 그분을
그렇게 사랑하고 있으니까요.
저는 당신을
그렇게
사랑하고 있답니다.
죽고 난 후에도
서로가 그리워 찾아나설 만큼
거역할 수 없이
당신을 사랑합니다---
제 6편 愛 사랑
울지 마라--- 타고난 신분을 뭘 어쩌겠나.
이리 살아 무엇하겠소?
당신을 볼 낯이 없어 고개도 들지 못하겠소---
--- 그런 말 하지 마라.
비천한 출신이 원수다.
아내를 뺏기고도 그 수발을 들어주고 있는 내가
한심하고도 한심한 작자다.
미안해요, 정말---
혀를 깨물고 죽어버릴까 해도 그렇게 모질지도 못해---
그러지 마라.
그런 생각은 하지도 마라.
울지 마라.
당신이 울면 내가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제 아내를 지키지도 못하는 신분이 한스럽고
눈물을 닦아줄 염치도 없는 것이 한스럽고
그래도 당신이 내 곁에서 떠나지 않아주어
고맙다고 생각하는나약함이 한스럽다---
우리, 도망칠까.
도망쳐버리까.
여보, 조금만 쉬었다---
가진 것 따위, 다 버리자.
이런 거 없어도 괜찮다, 우리는.
당신이 있으면 나는 아무것도 없어도 된다.
나도, 그렇소.
--- 빌어먹을--- 따라죽을 작정이냐.
--- 그럴 생각이 아니었다.
그럴 생각은 없었다.
그러게, 왜 도망을 치느냐?
네가 그리 나오니, 내가 화가 나---
--- 네 탓이다.
그때, 내가 첩이 되라 하였을 때
왜 듣지 않았느냐?
왜 그 종놈과 혼인 해버리느냔 말이다.
너는 왜 계속 나를 화나게만 하느냐?
농으로 한 말이 아니었는데, 왜---
그러니 내가 그놈이 밉고, 네가 야속하여,
너를 더욱---
이제, 나를 더 화나게 하지 마라.
그때는 너도 죽여치우고 다 잊겠다.
첩이 걱정되십니까?
걱정되다마다. 그걸 말이라고 하느냐.
첩을 사랑하십니까?
물론이다.
세상에 네가 없으면, 빛을 잃은 것과 같다.
고맙습니다.
지금 제가 얼마나 기쁜지 당신은 모르실 것입니다.
이제
당신도 한번 느껴보십시오.
눈앞에서
사랑하는 이를 잃은 내 마음을.
마음을 모두 준 이를 떠나보내고
홀로 살아내야 하는 시간을.
사무치는 원망에 통곡이 스며나오는 낮과
그리움에 목숨조차 원망스러운 밤을
당신도 한번 견뎌보십시오.
그러게 무엇하러
사랑 따위를 하였습니까.
내 사랑은
가엾은 남편을 슬프게 죽이고
당신의 사랑은
나를 이렇게 야차와 같은 여자로 만드는 것을.
애타게 사랑할 이유가 무엇입니까.
결국
모두가 다 가련하고 서글퍼질 뿐인 것을.
제 7편 倦夜 고달픈 밤
주랑이 섣부른 일을 하려 할 때는 말려 주시지 그러셨습니까.
저는 단지 백언 님의 검일 뿐입니다.
잘못인지 아닌지는 스스로 결정할 문제지요.
--- 말한다고 듣기나 하면---
위험한 일입니다.
덕분에 목숨을 잃게 될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 별로--- 죽는 것이 두렵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죽음에 가까이 갈 때
저는 짐을 벗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이 손으로 사람을 벨 때는
그저 검에 스치기만 해도 쓰러지는
'목숨'이라는 것이 무서웠습니다.
이제 귀신을 상대하게 되니
저 스스로도 그런 왜소한 목숨이라는 것이
위안이 됩니다.
모든 것이 이토록 연약하여 부질없는 생명인데
살거나 죽는 것이
그다지 다를 것도 없지 않습니까.
이 짧고 허망한 세상에
마음 같은 것이야
함께 사라지면 그뿐일 텐데
왜 그토록 무겁고 진한 정을 남기고,
한을 남기고,
슬픔을 남기는 걸까요---
<책 뒤에서>
장안은 당나라의 제 1수도이고,
낙양은 당나라의 제 2수도쯤 됩니다.
남자에게 예쁘게 보이는 방법 (조선 이익 [성호사설] 중에서)
삼상(三上), 삼중(三中), 삼하(三下)
마상 : 말 위의 여인
장상 : 담 위로 내려보는 여인
누상 : 누대 위의 여인
여중 : 여관에 든 여인
취중 : 술에 취한 여인
일중 : 햇빛을 받은 여인
월하 : 달빛 아래 여인
촉하 : 촛불 아래 여인
염하 : 주렴 아래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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