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이랑

DVD / 땀이는 환상을 본다.

2008. 4. 18. 17:32

곽비누

나이 : 20세

키 : 185cm

몸무게 : 66kg

좋아하는 음식 : 시어 꼬부라진 김치와 사골국물에 끓인 떡라면

 

디제이 디디

나이 : 20세

키 : 186cm

몸무게 : 67kg

좋아하는 음식 : 새알심 단팥죽과 어리굴젓에 버무린 깍두기

 

심땀

나이 :18세

키 : 164cm

몸무게 : 45kg

좋아하는 음식 : 올리브 기름에 볶은 비에나 소시지와 레몬 식초에 절인 흰색 단무지

 

 

 

--- 안 올 거야.

소원대로 복수도 했겠다--- 우리한테 이젠 볼 일이 없나---

 

벌써 시간이 저렇게 됐는데

아직도 날 기다리고 있을까?

비누랑 디디,

그냥 집에 갔으면 어떻게 하지?

난 걔네들한테 말고는

갈 곳이 없는데.

가고 싶은 곳도 없는데.

어떻게 해---

나--- 걔네들 정말 좋아하나봐.

 

부엉아,

미안. 정말 안 되겠어.

내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어.

너 정말 멍청하구나.

진짜 모르는 거야?

네가 환상이 아니길 바라는 것일수록

진짜 환상이라는 걸?

 

나를 기다렸어.

3시간이나

한자리에서 꼼짝도 안 하고

비누랑 디디가

나를 기다려줬어,

너무 행복해.

비누랑 디디가 너무 좋아.

너무 완벽해.

현실이라고 하기엔

모든 게 너무 꿈만 같아.

 

근데 비누는 언제부터 그렇게 가슴 큰 거에 관심을 갖게 된 거야?

음--- 유치원 때

근데 아빠, 섹시한 게 뭐야?

예쁘다는 거랑 비슷한 건데--- 뭐랄까 약간 좀 다른---

그래! 그건 가슴이 크다는 뜻이야!

섹시한 게--- 가슴이 큰 거야?

 

이거 어때? 너 여름에 신어.

난 샌들 안 신어.

안 신는다니깐~

신지 말라고 사주는 거야.

그냥 가지고만 있어.

신지도 않을 신발을 왜 사?

나랑 디디를 떠나게 될 때 그걸 신고 가.

만약에 어느 날

신장에서 그 신발이 없어지면

네가 떠난 거라고 생각할게.

그러니까 절대로 아무 말도 없이 갑자기 사라지지는 마.

난 아까 네가 정말 가버렸는 줄 알았단 말야!

신지 말라고 사준 신발

영원히 신고 싶지 않은 신발

 

만약에

비누랑 디디가 환상이라면

이 방도, 이 집도, 이 아파트도

다 환상이라는 얘기겠지?

그건 말도 안 돼.

그래도 안심할 수 없어.

비누랑 디디를 너무 좋아하지 않도록---

 

비누가 옛날 여자를 만나러 나간다.

되게 화려한 여자네.

가슴도 크잖아!

기분이 이상해---

비누한테 여자친구가 많다는 건 알았지만--- 직접 보니까 이상해--- 너무 이상해!

 

땀이야, 우리 춤추자.

무--- 무슨 춤?

블루스!

나도 그 여자랑 다를 것도 없어.

나도---질투를 유발시키는 걸 좋아하나봐.

유치하게---

 

한심하게 사는 게--- 어떻게 하는 거야?

좋아, 있는 힘껏 뛰어봐!

이렇게? 쌩~

'쌩'이라니! 그게 아니야!

내가 뛰는 걸 잘 들어. 썅~

한심한 인생은 소리부터 다르다--- 그런 얘기지.

뭔 얘긴지--- 어쨌든 쉽지는 않겠네---

 

비누가 옛날 여자친구의 부탁으로 꾸몄다.

저게 레벨 10의 잘생김!!!

싫어--- 비누 저러는 거.

너무--- 딴 사람 같애.

20만원 때문에 저런 여자애한테 이용을 당하다니.

뭐? 곽비누가 돈 때문에 이용을 당한다고? 그 반대겠지!

넌 말야--- 비누에 대해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구나.

내가 조금만 더 용감하다면

나도 원더우먼 같은 슈퍼액션 영웅으로 변신할 수 있다면

당장 뛰어가서 여자애를 집어 던지고

비누를 꽁꽁 묶어올 텐데---

이거야말로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

비누가 나를 여자로서 좋아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내가 보는 앞에서 저런 짓을 할 수는 없어.

도저히 더는 못 보겠어.

나 먼저 갈래, 디디야.

 

디디는 내가 바본 줄 아나 봐.

방금 203호를 지나왔으니까, 다음 층이 303호.

어라? 303호가 없다---? 말도 안 돼! 환상?

환상을 없애려면 톡! 톡! 톡!

안 돼! 다 환상이면 어떻게 해--- 안 돼!

야! 대체 거기서 뭐해? 얼마나 찾아다녔는지 알아?

비누야-- 내가 왜 먼저 왔는지--- 정말 몰라?

왜--- 나한테 같이 살자고 했던 거야?

아무렇지 않게 옛날 여자 만나고 할 거면서.

나 보는 데서 아무렇지 않게 옛날 여자랑 손잡고 그럴 거면서---

디디가 엄청 진지해진다.

넌 디디랑 춤췄잖아!

같은 도발

 

변기 세정제

생일 선물로 이런 걸 사줘?

실용적이잖아. 작년엔 물먹는 하마 받았었어.

땀이는 나 고기 사줘.

어디 보자--- 홍두깨살이면 소 엉덩이네?

그냥 처음부터 소 엉덩이라고 하지, 왜 어려운 이름을 붙였나 몰라?

아롱사태는 소 허벅지구나~

소도 사람처럼 이름이 있을까?

불쌍하다. 인도에서 태어났으면 소도 일종의 신인데---

소들은 다 인도에 가고 싶겠다, 그치?

그때 버스에서 봤던 그 소도--- 무사히 인도까지 갔을까?

그곳에서--- 행복하겠지?

 

너무 좋아! 너무 좋아!

난 여자가 '보라빛향기' 부르는 거 보면 너무 좋아서 막 쭈뼛쭈뼛---

디디가 흥분했다.

못 듣겠어.

비누가 나가버린다.

비누가 왜 저러지? 내가 뭘 잘못했길래---

너무 닮았단 생각 안 들어?

하긴--- 특히 노래 부르는 모습이 좀 많이 비슷해.

내가 가장 우려했던 일이 일어날지도 몰라.

사실을 알게 되면 땀이도 우릴 떠날 거야.

그 아이처럼.

그래, 그 아이처럼!

 

땀이야, 내 눈알 만지게 해줄까?

네 눈알을 내가 왜 만져? 아프잖아~

난--- 정말로 내가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게 되면

그녀의 눈알을 만지게 해달라고 해볼 거야.

만약에 흔쾌히 '그래, 만져.'라고 한다면

그녀는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거야.

눈알은 약하고 민감하니까, 진심으로 사랑하고 신뢰해야만 허락할 수 있거든.

그리고 그녀에게도 내 눈알을 만지게 해서, 내가 그녀를 얼마나 신뢰하는지 보여줄 거야.

해지는 바다에서 서로의 눈알을 만지며 사랑을 고백하는 디디와 그녀--- 사랑해!

이런 경우도 있지 않을까?

비누가 한 마디 거든다.

눈알 만지기는 너무 진도가 빠른 거니까, 그보다 약간 덜 위험한 귀파기.

만약에 흔쾌히 '그래, 파.'라고 말한다면, 그녀는 너를 사랑할 준비가 된 거야.

귓속은 잘못 찌르면 되게 아프니까,

신뢰하는 마음이 전혀 없다면 함부로 파도록 허락하지 못하겠지.

우리 이제 정식으로 사귈까?

너무 웃겨!

그럼, 이걸 발전 순서대로 정리해보면,

키스-- 귀파기-- 같이 자기-- 눈알 만지기

맞아.

눈알 만지기는 궁극의 사랑이야.

 

귀 파줄까?

뭐? 그게 무슨 뜻이야?

무슨 뜻은? '귀 파줄까'가 무슨 뜻이 있겠어?

되게 못됐다, 비누.

아까 디디랑 얘기할 때는 '귀 파줄까'가 '우리 정식으로 사귈까' 그런 뜻이라더니---

나보고 어떻게 대답하라고.

싫어? 싫으면 됐고.

싫은 게 아니라--- 비누라면 내 눈알을 만져도 돼!

 

너, 나를 그렇게 믿어?

나에 대해 뭘 알아?

비누에 대해 뭘 아냐고?

어쩌면 환상일지도 모른다는 거---

그리고--- 너무 아름답다는 거---

그러는 비누는 나에 대해 뭘 아는데?

글쎄--- 네가 좋아하는 숫자를 맞혀볼까?

좋아, 동시에 144!

 

비누는 생일선물 뭐 받고 싶은데?

분무기.

분무기는 뭐 하게?

무지개 만들려고.

해를 등지고 서서 분무기로 물을 뿌리면 무지개가 생기거든.

 

셋이--- 진짜 무지개를 봤다고 한다.

우리 셋? 나 말고 누구--- 전에 같이 살던 사람 있었어?

분명히 나한테 뭔가 감추는 게 있어. 비누가.

나비야?

응?

나한테 숨기고 싶은 게 뭔데?

무지개를 볼 때 거기에 누가 있었는데?

그리고 지금은 왜 없는데?

 

디디야, 비누는 어떤 사람이야?

그냥 일반적인 기준? 아니면 내 기준?

그냥 일반적인 기준으로.

한 마디로 '이상한 사람'이지.

그럼, 디디한테는?

나한테 비누는--- 신이야.

비누가 신?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숫자를 맞힌 건가?

 

아파트 화단의 꽃을 밤새 삽질해서 땀이에게 선물한 비누.

정신병자 짓 아닐까요?

그냥 꽃만 뽑아갔을면 덜 무서웠을 텐데, 그 자리에 대신 대파를 심어놨다는 게 왠지 기분 나빠.

꽃 고마워, 비누야.  이렇게 멋진 생일선물은 처음이야.

웬 생일선물?

생일선물로 준 거 아니었어? 그럼 이 꽃은 왜?

별걸 다 묻네.

남자가 여자한테 꽃을 줬는데--- 왜 준 걸까?

 

비누는 정말 모르겠어.

분명히 오라고 손짓하고선

내가 다가가면 금세 뒤로 물러나는 느낌.

비누를 좋아하고도--- 나 상처받지 않을 수 있을까?

가슴이 너무 아파.

만약 내가 디디를 좋아하게 된다면

분명히 아주 행복해질 수 있을 텐데---

디디는 정말 자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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