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이랑

아가씨를 부탁해 / 라쿠토

2008. 3. 27. 10:35

 

사치에의 엄마였던 유키에의 보좌역이었던 진이, 이가라시 라쿠토를 시험에 들게 했다.

사치에를 납치한 뒤, 이가라시 혼자서 사치에를 구하러 오게 만든 것. 그것도 제한 시간을 두고.

사치에를 구하러 필사적으로 달려오는 이가라시를 지켜보는 사치에에게

어차피 제한 시간을 무의미한 일이었다.

이가라시씨, 거기 있어요.

제한시간을 넘기고만 이가라시를 불러세우고, 이가라시를 향해 떨어져내리는 사치에.

아가씨가 반드시 기다리기만 해야 한다는 룰은 없었잖아요?

보호만 받는 공주님은 싫으니까요.

(4층이면 너무 높지 않나? 역시 사랑이 주는 신뢰는 굉장한 거군! 만화라면 더!)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듣자 하니 네가 보좌역이라던데,

그 겁쟁이 울보가 그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낼 수 있을지 조금 걱정이 돼서 말이야.

역시나, 전혀 쓸모가 없었다.

넌! 아가씨를 쉽게 납치당하게 둔 데다, 제한 시간도 못 지켰지?

게다가 아가씨의 힘으로 마무리라니. 보좌역으로서는 최저---

힘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힘을 합치는 거예요.

이가라시씨도, 뭘 멍하니 듣고만 있어요? 말해주라고요! 난 제대로 지키고 있다고!

저 사람이 얘기하는 지킨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 나는 그때, 이가라시씨라면 반드시 받아줄 거라고 믿고 뛰어내린 거예요! 이가라시씨니까 나를 구출해줄거라고!

분해! 너무 분해! --- 쓸모가 없다는 말은 절대 납득 못해요! 치사한 함정을 파놓고 무슨 짓이야!

 

라쿠, 소중한 것은 찾았냐?

네.

라쿠, 아무리 소중히 지켜드려도 눈 깜짝할 새에 누군가 옆에서 채가니까

어차피 손에 넣을 수 없어. 그래도 괜찮겠냐?

각오는 돼있습니다.

각오라고---? 정말 모르는 구나. 풋내기 녀석. 어중간한 기분으로는 후회만 할뿐이다.

하지만 너희에겐 나와는 다른 미래가 있길 바란다.

 

내 손이 닿지 않는 존재인 건 알고 있지만, 사람은 그만 손을 뻗어보게 된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질리지 않고 질리지 않고 계속---

언젠가 이 손이 저 달에 닿을 날을 꿈꾸며---

 

그 아이의 꿈을 꿨다. 슬픈 눈동자로 웃던 내 첫사랑 남자아이.

그런데, 사치에는 안 해봤어? 사랑 같은 거.

사랑?

바로 옆에 라쿠토 선배가 있잖아?

사랑이라---? 이가라시씨가 미소 한 번만 지어주면 기뻐서 죽을 것 같아.

설마 이런 게 사랑은 아니겠지만.(그거, 사랑 맞아!)

 

괜찮아요, 지켜드리겠습니다.

응.

뭐, 그러면 분발해볼까?

 

연하장을 보내 주었던,

모든 것을 체념한 듯한 눈으로 웃던 첫사랑의 남자아이와 닮은 소년이 손님으로 왔다.

왠지 내버려둘 수가 없달까---

남의 일이라고는 해도 뭔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힘이 되어주고 싶은 걸.

다만 힘이 되어주고 싶었을 뿐인데 , 그 소년의 아버지가 난데없이 사치에를 아들의 신부로 삼고 싶다는 망발을---? 누가 가장 많이 놀랐을까나ㅎㅎ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떡해, 이러다간 오사카로 끌려가게 생겼어!

신부라니! 어디까지가 진담인 거야?

누나가 한 말 까먹었어? 원하는 게 있으면 자신의 힘으로 노력하라더니?

나는 정말로 누나를 원해.

짜식! 쬐그만게~ 이가라시씨 엄청 빠직~ 어린 아이한테 도전받은 기분이라니~

이가라시는 사치에 엄마의 유카타로 사치에를 꼬셔보지만, 결국 코우의 가증스런 눈물에 밀려서 지고 만다.

 

형도 지금 내게 따질 입장이 아닐 텐데? 어머니의 유품인 유카타로 마음을 빼앗았으면서.

정 보내고 싶지 않다면 가지 말라고 하든지?

그 정도도 못하는 사람은 나더러 뭐라고 할 자격도 없어.

 

이가라시씨, 저기--- 오사카에--- 가, 가고 싶진 않지만. 하지만 이대로는---

그런 걸 왜 제게 물으시죠? 그럼 만약 제가 가지 말라고 하면 가지 않으실겁니까?

엉?

그냥 농담이에요.--- 잘 다녀오십시오. 사치에님.

싱긋 웃으면서 보내? 대체 무슨 꿍꿍이야?--- 차가운 시선으로--- 어디까지가 농담인데?

모르겠어. 혹시 화가 난 걸까?

내가 스스로 결정을 내리지 않고, 이가라시씨에게 의존하려고 해서?

그래서, 나한테 질려버린걸까?

답답해서 이가라시에게 전화를 거는 사치에.

안 돼. 걱정시키면 안 돼. 참자. 참는 거야.

사치에님, 울고 계십시까? --- 지금 가겠습니다.

그런데---그땐 왜? 어째서? 사람 헷갈리게. 그땐 잘 다녀오라고 해놓고.

오래 기다리셨죠, 사치에님. 이제 모시러 와서 죄송합니다.

진작 제대로 말했어야 했는데--- 제 자신의 마음을 처음부터 속이지 않고,

이가라시씨, 놔줘요.

싫습니다. 이젠어디에도 가지 마십시오.

그건 나한테 질려서 날 버린 게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해도 되죠?(마음속)

훗, 이가라시씨. 실은요.

나, 이가라시씨를 좀---더---이가라시씨에 대해 알고 싶어요.(꿈속)

꿈속에 그 아이가 나왔다. 웃고 있는 그 아이는 어딘지 모르게 이가라시씨를 닮았어.

나도--- 당신을 원합니다--- (자는 사람에게)

 

나랑 만났을 때엔 성격이 이미 형성돼서 자신이 원하는 건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지.

할 줄을 모르는 거야. 라쿠는. 진실한 자신을 보이면 미움받을 거라 생각하니까.

미움을 사면 있을 곳도 잃게 되니까.

그런 라쿠가 처음으로 입에 담은 소원.

그것은 대체 어느 정도인 건지, 얼마나 절실한 소원인 건지---

 

이가라시와 사치에의 마음을 눈치챈 아즈마가 질투를 한다.

하지만 이가라시는 일반인이어서 자유로울 수 있는 아즈마가 부럽기만 하다.

좋겠다, 넌 이름으로 불러줘서.

뭐야, 그런 거였어?

분하다면 너도 '님'자부터 떼고 불러봐!

실컷 부러워해보라지.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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