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광주

조윤성 손으로 새롭게 피어나는 JAZZ콘서트

2008. 2. 26. 21:33

나는 모르는 게 너무 많아!!

이 나이 먹도록 도대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으니, 참!

나름 노력했고, 그다지 게으름을 피우며 살지는 않았던것 같은데--- 헐~

지금 시점에서 보니 정말 모르는 게 너무도 많다.

그래서 알고 싶은 욕구가 밀려오고,

마음과 달리 몸과 머리는 따라 주지 않는 절대적인 허탈감과 압박감.

 

역시나 뭐, JAZZ라고 알겠어? ㅠ

그리고 조윤성이 세계적인 재즈피아니스트라지만 나는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

아들 친구 이름이 조윤성이라는 것 때문에 느끼는 약간의 친밀감뿐.

어쨌든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연주회가 열린다는 이유로 표를 얻게 되었다나 어쨌다나.

나야 기쁜 마음에 냉큼 표를 챙기고, 공부하러 간 딸을 수배하여 연주회를 보러 갔다.

걸어가면서 김밥을 주섬주섬 먹는 재미도 그런대로 괜찮았다.

따뜻한 저녁밥을 포기하고 들었던 연주회는 찌릿찌릿.

악기 중에 유독 피아노음에 집착하는 나는,

모르면 모르는대로 그저 듣기 좋을 뿐이었다.

무언가 간절해지는 음들이 파편처럼 튕겨져 나왔다.

드럼과 베이스가 함께 하는 조윤성의 피아노음이 딱! 기분 좋았다.

편곡된 가요들은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들렸고,

숭례문 사건을 애도하며 지었다는 곡을 들을 때는 마음이 영 편치 않았다.

조윤성의 목소리는 다정했다.

그래서 그의 피아노음도 정답게 들렸는지 모르겠다.

즐거운 밤이었다.

 

천재적 피아니스트였던 허비 행콕이 직접 오디션을 통해 전 세계 7명만 선발하는 텔로니어스 몽크 인스티튜트로 조윤성을 데려가면서 남겼다는 말.

"저 녀석이 언젠가 날 가르칠 거야."

행콕이 감탄한 조윤성의 천재성은 세계 음악계의 정상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피아노라는 악기는 음이 밀집되어 있는 기타의 속도감을 따라잡기 힘들다.

그러나 윤성의 피아노는 때로는 기타같이 빠르게 음을 넘나든다.

때로는 인도의 시타르같이, 때로는 하프같이, 때로는 드럼같이 들린다.

그의 만능적 주법세계에 있어서 피아노는 오케스트레이션 전체를 의미하는 것이다.

나는 물었다.

"재즈가 무엇이냐?"

윤성은 대답한다.

"미스터리 오브 미스테이크스(mystery of mistakes)

실수와 멋의 사이, 실수를 멋으로 만드는 장치, 그래서 마음에 적이 없어요."

"뭘 표현하고 싶으냐?"

"표현하려면 안 돼요. 순간순간 그냥 나타나는 것이 표현이죠.

무념의 실수가 최상의 음악을 만들죠." 

                                          (도올 孤喊 : '재즈가 무엇이냐' 조윤성에게 묻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