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최초로 배웠던 사랑은
내가 괴롭고 슬프고 지쳤을 때
걱정어린 표정으로
밥은 먹었냐고 물어봐 주는 것.
그 끝이 해피엔딩은 아니더라도 그런 사랑을 하고 싶어. (K의 사랑)
이제 내 가족은 K야.
조금 변했다고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던져버릴 존재가 아니라구.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사악한 존재라 하더라도?
상관없어.
이제 다신 널 사랑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래도 상관없어.
이제 내가 사랑하니까.
그 사람은 나한테 좋은 사람이야.(민의 사랑)
나는 늘 내 능력이 별로 달갑지 않았죠.
소원 들어주는 건 좋았지만, 소중한 걸 빼앗아가는 건 사실은 괴로웠어요.
하지만 당신은 내가 받은 소중한 것들 중 최고였어요.
알잖아요, 진.
내가 죽어야 소중한 것들이 원하는 사람에게 돌아가는 거.
K , 나 소원을 빌게.
네가 죽는 거 막을 도리가
하늘이 두 쪽 나도 없는 거라면
고통받지 않고 평화롭게 잠들길 바래.
사랑해.
마지막으로 한번 안아주고 싶은데, 몸이 굳어 움직이지 않는다.
어쩌자고 난 이렇게 바보 같을까.
사랑해.
사랑한다고 말해 주어야 하는데, 말해 주고 싶은데.
고마워요, 진. 정말 고마워요.
그리고 말하지 않아도 나는 다 알아요.
그리고 K는 죽었다.
이제 소중한 것들은 간절히 원하는 사람에게로 돌아간다.
그러면 진이 소원을 빌고 빼앗긴 소중한 것은 다시 진이에게로 오겠네.
진이의 소중한 것, 그것은 물어보나마나겠지만.
내 소중한 거, 살면서 가장 소중했던 것들.
소중하고 또 소중해서 내게로 돌아오기를 절실히 바라는 거.
내 소중한 게 돌아오면
이제부턴 화도 안 내고 트집도 안 잡고 좋은 말만 해줘야지.
내 소중한 게 돌아오면
이번엔 내가 따뜻한 밥상을 차려줘야지.
내 소중한 게 돌아오면
이젠 그 따뜻한 손을 꼭 잡고 놓아주지 말아야지.
그리고 내 소중한 게 ,
내 소중한 사람이
내게 미소 지으며 말을 걸어오면
이번에는, 이번에는 나도 꼭 말해줘야지.
사랑해, K .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건 너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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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임새 있고, 흥미진진했다.
그런데 너무 급하게 마무리가 된 것 같아서 아쉽다.
할 이야기가 많이 남아있는 듯한데,
완결을 서서히 미루었더라면 더 좋은 작품이 되었을 텐데.
작가가 못다한 이야기는 언젠가 꼭 한다고 했으니까,
뭐, 기다려 보자.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는 언제나 좋다.
세상 사는 위안이 되니까.
내게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다지 쓸모 없는 것이라면
그 소중한 것, K에게 줘버리고 소원 하나 빌어야겠다.
근데 생명에 관계된 것은 안 된다고 했으니까, 어렵겠구나.
나도 울 엄마가 다시 살아왔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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