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이랑

I wish 내 소중한 거

2008. 1. 12. 19:48

내가 최초로 배웠던 사랑은

내가 괴롭고 슬프고 지쳤을 때

걱정어린 표정으로

밥은 먹었냐고 물어봐 주는 것.

그 끝이 해피엔딩은 아니더라도 그런 사랑을 하고 싶어. (K의 사랑)

 

이제 내 가족은 K야.

조금 변했다고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던져버릴 존재가 아니라구.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사악한 존재라 하더라도?

상관없어.

이제 다신 널 사랑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래도 상관없어.

이제 내가 사랑하니까.

그 사람은 나한테 좋은 사람이야.(민의 사랑)

 

나는 늘 내 능력이 별로 달갑지 않았죠.

원 들어주는 건 좋았지만, 소중한 걸 빼앗아가는 건 사실은 괴로웠어요.

하지만 당신은 내가 받은 소중한 것들 중 최고였어요.

알잖아요, 진.

내가 죽어야 소중한 것들이 원하는 사람에게 돌아가는 거. 

 

K , 나 소원을 빌게.

네가 죽는 거 막을 도리가

하늘이 두 쪽 나도 없는 거라면

고통받지 않고 평화롭게 잠들길 바래.

 

사랑해.

마지막으로 한번 안아주고 싶은데, 몸이 굳어 움직이지 않는다.

어쩌자고 난 이렇게 바보 같을까.

사랑해.

사랑한다고 말해 주어야 하는데, 말해 주고 싶은데.

고마워요, 진. 정말 고마워요.

그리고 말하지 않아도 나는 다 알아요.

그리고 K는 죽었다.

이제 소중한 것들은 간절히 원하는 사람에게로 돌아간다.

 

그러면 진이 소원을 빌고 빼앗긴 소중한 것은 다시 진이에게로 오겠네.

진이의 소중한 것, 그것은 물어보나마나겠지만.

 

내 소중한 거, 살면서 가장 소중했던 것들.

소중하고 또 소중해서 내게로 돌아오기를 절실히 바라는 거. 

내 소중한 게 돌아오면

이제부턴 화도 안 내고 트집도 안 잡고 좋은 말만 해줘야지.

내 소중한 게 돌아오면

이번엔 내가 따뜻한 밥상을 차려줘야지.

내 소중한 게 돌아오면

이젠 그 따뜻한 손을 꼭 잡고 놓아주지 말아야지.

그리고 내 소중한 게 ,

내 소중한 사람이

내게 미소 지으며 말을 걸어오면

이번에는, 이번에는 나도 꼭 말해줘야지.

사랑해, K .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건 너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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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임새 있고, 흥미진진했다.

그런데 너무 급하게 마무리가 된 것 같아서 아쉽다.

할 이야기가 많이 남아있는 듯한데,

완결을 서서히 미루었더라면 더 좋은 작품이 되었을 텐데.

작가가 못다한 이야기는 언젠가 꼭 한다고 했으니까,

뭐, 기다려 보자.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는 언제나 좋다.

세상 사는 위안이 되니까.

내게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다지 쓸모 없는 것이라면

그 소중한 것, K에게 줘버리고 소원 하나 빌어야겠다.

근데 생명에 관계된 것은 안 된다고 했으니까, 어렵겠구나.

나도 울 엄마가 다시 살아왔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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