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너무나 잘 알고 익숙해서 단어장에도 적지 않는 단어다.
그곳에서 내 이름은 37번이다. 37번 김형인.
늘 말이 없고, 늘 주눅들어 있던 아이, 우리 반 왕따, 47번 양보람.
학교 밖에서는 나와 마음을 터놓는 친구이지만, 교실에서는 서로 모르는 척한다.
보람이가 전학을 갔다. 아니, 전학을 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자살했다.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그 얘를 위한 변명도, 협조도 하지 못하는 무력감.
disappear : 사라지다, 소멸되다, 자태를 감추다.
나도 교실 밖으로 사라지고 싶다.
전부 다 양갱 뿐이네요.
단맛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거 니 모르재?
우리들이 얼라였을 때 왜 과자만 입에 물려 주면 행복해졌는지 기억나나?
그기다. 단맛.
커가면서 단맛을 꺼리면서 쪼맹큼씩 덜 행복해지는 기다.---
달달한 맛, 이기 행복의 결정체다.
형인이 학교를 나와서 만난 강대. 억수로 경상도 사투리를 써대는 정감있는 아이, 니 당첨이다. 라며 형인을 교실 밖 세상 'FEVER'로 이끈다.
열병인가? 열정일까?
강대가 손짓하여 부른 세계는 대안 시설이다.
FEVER는 강대가 말한 달달한 세상일까!
아름답지 않나?
숲은-- 그 속에서보다 멀리서 볼 때 그 아름다움이 더욱 더하는 거야.
아름답지 않나?
그러니 잠시 즐겨-- 숲밖으로의 일탈을--
그리고 한숨 돌린 후 천천히 뒤돌아보는 거야.
FEVER는 일탈을 꿈꾸는 아이들에게 자아를 찾아가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이 아이들은 불량해서 자퇴한 게 아닙니다.
순수하게 자유의사로 힘들게 다른 선택을 한 거고,
그 선택을 책임지기 위해 열심히 생활하고 공부하는 학생들입니다.
학교가 맞는 아이가 있고 맞지 않는 아이가 있습니다.
매운 맛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사람이 있듯이, 이 아이들은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서 떳떳해지기 위해서--
공부란 거는 인격 형성를 위한 도구이지, 학력을 위한 도구가 아니잖아요.
FEVER를 책임지고 있는 강대 삼촌 피터의 항변이다.
그의 말처럼 공부란 다 제각각의 의미가 다른데 우리의 현실은,
특히 대한민국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불가항력인 게 또 학력이다.
어두운 교육 현실 속에 던져진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잃지 않고 버틸 수 있는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묻고,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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