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있어서

마주보는 인물이야기 / 미야자키 하야오

2007. 12. 31. 12:42

마주보는 인물이야기 19 (한솔교육)

쉬지 않는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글 : 유영소 /  그림 : 최호철

 

그래, 맞아! 재미없는 건 나도 싫어.

그래서 아무리 힘들어도 꼭 만들어 내겠다고 다짐했어.

신나고 웃기고 무섭고 즐거운 이야기.

슬프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한 이야기.

볼수록 마음이 움직이는 이야기.

그래서 우리가 꼭 가야만 할 세계를 그린 이야기를 말야.

나는 미야자키 하야오니까.

나에게는 열쇠가 있으니까!

 

 

하야오는 보통 아이였어요.

하야오는 어머니를 닮고 싶었어요. 

하야오의 어머니는 척추에 결핵균이 들어가 몸을 움직일 수 없는 무서운 병을 앓고 있었지만, 늘 희망에 찬 사람이었어요.

어머니가 하야오에게 들려주는 말은 모두 보석처럼 아름다웠지요.

어머니가 권해 준 동화책은 모두 재미있었어요.

만화책은 더 말할 것도 없지요.

어찌나 재미있던지 하야오는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하루 종일 만화만 그려댔어요.

집에 틀어박혀 책을 읽고 만화를 그리고 있을 때가 제일 행복했어요.

 

중학교 때 하야오는 미술선생님께 그림을 배우러 다녔어요.

프랑스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돌아온 사토 후미오 선생님은

하야오의 그림 실력을 크게 늘려 주었어요.

자기만의 그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려 주었어요.

하야오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백사전'이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본 뒤,

훌륭한 만화가가 되겠다고 결심했어요.

아버지의 반대로 미술대학을 가지는 못하고, 정치경제학부에 입학했지만

하야오의 결심을 흔들리지 않았어요.

기운이 빠질 때마다 하야오는 열심히 동화를 읽었어요.

 

대학을 졸업한 하야오는 '토레이'에 들어갔어요.

하야오가 아주 좋아한 '백사전'을 만들어낸 애니메이션 회사였지요.

애니메이션은 보는 것은 재미있지만, 만드는 것은 너무 복잡하고 어려워요.

그래서 애니메이션을 혼자 만드는 건 거의 불가능해요.

재미있는 애니메이션 뒤에는 수없이 많은 사람의 땀과 노력이 숨어 있어요.

애니메이션 전체를 살피는 하야오의 눈은 점점 커졌어요.

공부하느라 쉴 틈이 없었어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는 하야오의 모습을 보고

하야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그 중에 타다 아케미는 하야오와 결혼을 하는 여자예요.

 

하야오는 다카하타 이사오 선배와

명작동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일을 했어요.

얼마나 잘하고 싶었던지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를 작업할 때는

스위스까지 다녀왔대요.

그렇게 열심히 해서 하야오도 감독이 되었어요.

그래서 일본 국영방송에 하야오가 만든 [미래 소년 코난]이 방송되었어요.

하야오는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철저하게 검사를 했어요.

코난 덕분에 하야오는 유명해졌어요.

색다른 공주 이야기인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어렵게 영화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었어요.

자연을 사랑하는 나우시카의 모습에 반한 사람들은 환호를 했고,

그래서 프랑스 영화제에서 상도 받았어요.

드디어 하야오 애니메이션의 시대가 열린 거예요.

 

하야오는 애니메이션 회사를 만들었어요. "지브리 스튜디오"

'지브리'는 사막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바람을 뜻하는 말로

애니메이션의 뜨거운 바람을 일으켜보자는 의도에서 붙여진 이름이지요.

지브리 스튜디오에서는 시키는대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한 사람도 찾아볼 수 없대요.

서로를 존중하는 지브리 사람들은

하야요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근사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어요.

지브리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회사였어요.

[천공의 성 라퓨타][마녀 배달부 키키][이웃집 토토로][모노노케 히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을 만들었어요.

세계의 많은 어린이들이 보고 좋아한 영화이지요.

 

더 유명해지고 , 더 부자가 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게 된

할아버지 하야오는 오늘도 뜨거운 바람 지브리 속으로 출근해서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을 거예요.

 

나는 만화가 좋았어.

애니메이션은 더 좋았지.

내가 어떤 걸 좋아하는지 알고부터는 다른 건 생각도 안 했어.

나는 꿈을 이루고 싶었거든.

나한테는 열쇠가 있었으니까!

-------------------------------------------------------

딸이 지브리 미술관을 가게 되어서 미야자키 하야오에 대해 알아보던 중,

마침 동생집에서 눈에 확 띤 책이다.

하야오 이야기를 쉽고 편하게 풀어놓아서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다들 그렇듯이 하야오가 만든 영화는 거의 보았던 것이다.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어제는[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빌려 보았다.

다른 것들도 틈틈이 다시 보고 가면 좋을 텐데, 시간이 날려나--

사하라 사막의 뜨거운 바람이 우리 딸에게도 불면 좋을 텐테,

하는 엄마의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