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이랑

[퍼온글] 아직도 부끄러운 외국인 대상 한국어교육

2011. 4. 4. 09:21

 

[칼럼]

"아직도 부끄러운 외국인 대상 한국어 교육"
한국어교육 50년 -외국인 1백만명 시대 -

무너지는 평등교육

 

 

2010-02-27 13:31:23
[정용훈 기자]   |   busan@todaykorea.co.kr

 

[투데이코리아=정용훈기자]2010년 현재 대한민국 인구의 2%가 넘는 100만여명의 외국인이 한국에 거주한다.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들의 요구가 늘어났고 한국어 교육기관과 교사의 수 역시 늘어났다. 외국인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한국어 교육 기관은 1959년 연세대학교한국어학당이 처음이다. 이후 반세기가 지난 지금  한국어 교육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또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알아봤다.[편집자 주]


한국어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한국어 교육기관의 이분화다. 자격을 갖춘 교사가 부족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전에 비해 한국어 교사는 많아졌다. 대부분의 교육기관은  한국어 교사 조건으로 전공자나 한국어 교육 양성과정 수료 정도를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자격을 갖춘 교사의 숫자가 아니다. 그들이 정작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것은 결국 교사의 자질문제로까지 이어진다.


한국어 교육기관은 그 성격에 따라 크게 2가지로 나뉜다. 대학교 부속 어학원이나 소수 대형어학원, 지방자치단체나 시민단체 등의 지원을 받는 교습소 등의 복지기관이 그것이다. 한국어 교사는 자신의 근무처로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이 둘은 안정성, 급여, 복지, 대우 등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간혹 복지기관 중에도 어학원만큼의 대우를 해주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지원이 부족해 자원봉사를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대다수의 한국어 교사 희망자는 복지기관으로는 가길 원치않아 인력이 넘쳐나는 가운데 정작 사용 가능한 인력은 부족 현상이 발생한다.


"어학원의 교사는 임용할 때 최소 한국어 정교사 3급 자격증 이상에 200~300시간의 강의 경력 정도는 되어야 겨우 지원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복지기관은 관련 전공자이거나 양성과정만 수료해도 충분히 교사가 될 수 있죠."(경북대 어학교육원 수석강사 오선영).


자격을 갖춘 사람이 없다고 해서 교육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또 무자격이지만 열정으로 한국어 교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제재를 가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그들을 재교육하는 것이다. 정부차원의 재교육 지원이 없는 현재로서는 양성과정을 이수하도록 권유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교육 목적에 대해서도 문제가 생긴다. 대부분 어학원의 한국어 교육 목적은 재한 외국인이 한국어에서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없게 하는 것이 아니다. 어학원의 존재 이유는 유학생이 한국에서 수학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거나 대학에 입학시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모든 일정이 외국인 유학생에게 맞춰진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자신의 교육에 돈을 쓰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교육기관도 수익성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한 과정 당 100만원 선의 수강료를 낸다.


경북대 어학원의 경우 총 6과정이 있고  4과정 정도를 수행한다고 하면 최소 400~500만원이 든다. 저소득자가 대부분인인 외국인 노동자나 결혼이민자가 내기엔 너무 큰 돈이다. 교육 목적과 대상이 다르니 가르치는 내용도 일반인들을 위한 것이 아니고 시간대도 유학생에게 맞춰 주로 오후에 잡혀있다.

 

"유학생 아닌 대부분은 직업이 있어 특별한 지원이나 노력 없이 어학원의 수업을 듣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요. 경북대 어학원만 보더라도 전체 수강생 중 유학생이 95%가 넘습니다."(경북대 어학교육원 수석강사 오선영)


대학 부설기관과 대형어학원은 유학생이 아닌 외국인이 한글을 배우기에 적합한 곳이 아닌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심화될 경우 교육의 질과 학습자의 평등권이 보장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에 한국어 교육 자체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외교적 문제까지 걸려있는 한국어 교육의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한국어 교육이 많이 성장했다고는 하지만 이제 50년을 넘어 자리를 잡기 시작한 신생 분야. 그래서 한국어 교육의 이론도 대부분 외국어 교육 이론에 기초해서 한국어와는 상황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한국어 교육이 성장하려면 열의 있고 실전경험을 고루 갖춘 능력 있는 한국어 교사가 필요하다.


"요즘은 고 학력자나 정교사 자격증 소지자는 충분히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진정으로 필요한 인력은 실전 경험과 유능함을 겸비한 검증된 교사입니다."(한국어문화원 연구원 송지혜)


대형 교육단체는 단순히 자격을 갖춘 교사가 아니라 검증된 교사를 임용하기를 원한다. 그들이 경력을 쌓을 수 있는 방법은 복지기관 등에서 자원봉사와 다름없는 교편을 잡는 것이다. 봉사활동만으로 경력을 쌓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현직 교사라 해도 한국어 교육은 자원봉사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한 다문화가정지원센터 관계자는 "대부분이 자원봉사를 하는 마음으로 교육에 임하고 있고, 근무 중인 한국어 교사 중 2년이 넘게 근무하는 교사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대부분은 몇 개월 내에 일을 그만둔다."고 말한다.


한국어 교육에 열의가 있는 사람들에게 안정적인 직업으로 한국어 교육을 할 수 있게 해야 하는 이유다. 이것은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결국 돈 문제 즉 정부차원의 제도적,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복지기관에 전폭적 지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산이 부족하다면 다른 방법도 있다. 한국어 교육의 외교적 기능을 생각했을 때 다국적 기업의 스폰서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재한 외국인이 많은 국가의 도움을 얻는 등 마음만 먹는다면 한국어 교육을 봉사활동이 아닌 수익활동으로 바꾸는 일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강사들에게 전문가 양성과정 비용 부담을 줄여주고 세미나 등 교사 재교육을 통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한국어 교육이 내실을 갖추게 되면 교사의 자격 문제 역시 해결될 것이다.


한국어 교육에 대한 의식개혁도 필요하다. 한국어 교육은 국어나 수학과 동등한 '교육분야'로서의 대우를 받지 못한다. 학습자들이 대부분 후진국들에서 건너온 새터민, 결혼이민자나 노동자들이다.


현재 한국어 교육은 국어 전공자들이 전공을 살리기 위한 하나의 '스펙', 재한 외국인과 한국어에 애정을 지닌 이들의 '자원봉사'일 뿐이다. 한국어 교육을 또 하나의 신생학문으로, 국어나 수학과 같은 ‘교육분야’로 대접하는 풍토가 아쉬운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