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의 아침편지

시루논

2009. 10. 29. 09:56

 

시루논


작물은 저마다 좋아하는 토성이 있다.


예를 들면 벼는 식토를 좋아하고,

 

수박은 사토를 좋아한다.

 

수박을 식토에 심거나

 

벼를 사토에 심으면

아무리 애써봐도

 

수확을 많이 올릴 수 없다.

모래 논을 '시루논'이라 하는데

 

마치 시루에 물 빠지는 것처럼 물이 쑥쑥 빠진다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논으로는 빵점이다.


                                                - 이완주의《흙을 알아야 농사가 산다》중에서 -


사람도 '시루논'과 같으면 곤란합니다.


사랑을 장대비처럼 쏟아부어도 다 흘려보내고


진정어린 말도 다 놓쳐버리면, 정말 빵점입니다.


작은 사랑과 관심,

 

지나가는 말 한마디도 놓치지 않고


자기 마음의 논에 잘 담아,

 

더 큰 감사와 풍요로움으로 수확하는 삶이어야

 

백점짜리 인생입니다.

'시루논'은 아니되옵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자리에서 머뭇거릴 순 없다  (0) 2009.10.29
좋은 사람  (0) 2009.10.29
콩 세 알을 심는 이유  (0) 2009.09.24
꿈꾸기를 멈추는 순간부터---  (0) 2009.09.24
비밀을 간직하는 법  (0) 2009.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