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랑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 정현종

2009. 4. 25. 21:00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 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른는데---

그 때 그 사람이

그 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중2 국어책에 나오는 시.

읽을수록 맛있는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