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있어서

우리 가족 최고의 식사

2008. 7. 27. 16:40

 

글쓴이 : 신디위 마고나

그린이 : 패디 보우마

옮긴이 : 이해인

펴낸곳 : 샘터

 

 

? 출판사 리뷰
 

아프리카 구굴레투 마을에서 온 따뜻하고 행복한 식탁!

바닷가 수녀원의 ‘해인글방’에서 사랑과 위로의 메시지를 나누고 계신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의 이해인 수녀님이
 
바다 건너 저 멀리 아프리카 구굴레투 마을에서 온
 
시즈위네 가족의 따뜻하고 행복한 최고의 식사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아무 요리 재료도 없이 맹물 한 냄비를 끓이면서 견뎌내는 기다림과 간절함의 시간들….

이해인 수녀님은 번역을 마친 후 예비 수녀 시절의 일화 한토막을 이렇게 꺼내셨습니다.

“1960년대 아주 어린 예비수녀 시절 하도 배가 고파 어느 수녀님 방을 찾아 간 일이 있습니다.
 
당황한 그분은 나에게 먹을 것이 없다고 말하지 않고 내게 잠시 앉으라고 하더니
 
맹물을 끓여 설탕을 타 주며 이것을 먹으면 힘이 날 거라고,
 
식사 시간까지만 잘 견뎌보라며 위로 해 주었답니다.”

사랑과 책임으로 이어진 지구촌 한가족

2007년 6월 타임지에 소개된 기사에 따르면 국가별 1주일 식비로
 
일본은 317달러, 독일은 500달러, 미국은 341달러, 멕시코는 189달러를 소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반면에 아프리카 중앙에 있는 내륙 국가 차드의 경우,
 
1주일 식비가 고작 1달러 23센트이고,
 
난민 캠프에서 지원받는 식량으로 생계를 꾸리는 가정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지구촌 모든 가족이 얼마나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새삼 다시 알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아프리카 구굴레투 마을의 시즈위네 가족의 삶을 들여다봄으로써
 
다른 나라의 생활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고,
 
우리가 구호의 물품을 보내주는 나라로만 느꼈었던 먼 아프리카를
 
제대로 가깝게 알아갈 수 있게 도와줍니다.
 
모두 한 마음으로 이어진 지구촌 한 가족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에게 삶을 사랑하는 마음, 희망을 지켜나가는 용기를 가르쳐 줍니다.

더욱 고마운 것은 우리들의 생활을 한 번 돌아보게 함으로써
 
매일매일 대하는 우리들의 밥상에 대해서도
 
새삼 각별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마주할 수 있게 한다는 것입니다.
 
이 아름답고 행복한 최고의 식사가 먼먼 아프리카에서 왔다는 것도 정말 놀랍고 고마운 일입니다.
 
이 책을 쓴 작가 신디 마고위와 그림을 그린 화가 패디 보우마는
 
모두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살고 있습니다.

 

 

                                                                                                            (YES24에서 따옴)

 

 

도대체 언제 밥 먹는 거야?

 

해는 기울어 구굴레투 마을에 호롱불들이 켜진 지 이미 오래입니다.

시즈위는 동생들이 몹시 배가 고프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도대체 언제 밥 먹는 거야? 배고픈단 말이야."

"배고파! 배고프단 말이야!"

 

'먹을 거라곤 아무것도 없는데---, 지갑 속에 한 푼도 없고,

도움을 청할 마날라 아줌마도 없다고 솔직하게 말해 버릴까?

그걸 동생들에게 다 말해야만 하나?'

시즈위는 잠시 망설였습니다.

 

슬픈 얼굴로 시즈위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리고 부엌으로 들어 가 버너를 켰어요.

그런 다음 커다란 냄비 하나를 꺼냈습니다.

냄비에 물을 부어 버너 위에 올려 놓았습니다.

 

'식탁을 차리렴. 잠시 후에 밥을 먹을 테니!"

 

시즈위는 냄비의 뚜껑을 열고 한 움큼의 소금과 후추를 뿌려 넣었습니다.

시즈위는 즐겁게 냄비를 젓고 또 저었습니다.

 

그런데 쌍둥이들이 졸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떼쟁이 룬투도 잠에 빠져 버렸습니다!

천천히 린다도 졸음에 고개를 떨구기 시작했습니다.

 

시즈위는 버너를 꺼버렸습니다.

이제는 모든 것이 조용해졌습니다.

네 명의 애물단지들은 모두 잠이 들었고, 강아지 상고도 잠에 빠져 있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 희망의 선물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것은 최고의 식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하지만 아버지, 내일은 다른 걸 보내 주시면 안 될까요? 제발?

그렇게 해주시리라 믿고 미리 감사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세월이 흘러 애물단지들이 다 커서 어른이 되고 결혼을 해 모두 아이들을 키우게 되었을 때,

시즈위는 동생들에게 그 잊을 수 없는 '희망의 식사'에 대해 말해 주었습니다.

동생들은 눈물을 흘리면서 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식사는 시즈위 가족 모두에게 '전설적인 식사'가 되었답니다.

 

시즈위의 이 특별한 식사에 대해 전해 들었던 이 세상 모든 사람들 역시

한마음으로 동의했습니다.

그것은 희망으로 차려진 최고의 식사였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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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엄마를 따라서 사랑의 도시락을 만드는 곳에 봉사를 하러 갔다.

집안 살림도 싫어하는 내가 봉사라니---  하지만 그건 분명히 다른 의미이니까.

평소에 내 주변머리로 무슨 봉사? 했었는데,

내 작은 손길이 누군가의 한끼 식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기쁜 일이었다.

엊그제는 아이들에게 [우리 가족 최고의 식사]을 읽히고 함께 가 보았다.

아이들이 무엇을 생각했는지는 잘 모른다.

엄청난 양의 도시락을 보면서 무언가를 생각하긴 했겠지.

밥투정하는 막내에게 굶는 아이들 이야기를 자주 한다.

그 아이들의 배고픔이 현실적으로 전해지지는 않겠지만

자꾸 말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제는 마치 우리 지역 놀이패 '신명'에서 [밥이 지일이여!]라는 주제로 마당극을 공연했다.

주제도 주제였지만, 마당극이 주는 묘미를 아이들과 느끼고 싶어서 서둘러 갔다.

역시나 흥겨운 가락에 과장된 몸짓과 다가오는 소리들로 한껏 들떴다.

하늘과 같은 밥이 아무렇지도 않게 버려지고, 천대 받는 것에 노한 씨나락의 인간세상 엿보기.

 

엄마, 씨나락이 뭐야?

볍씨라는 말은 알아도 씨나락은 모를 수도 있겠구나~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하고 있는 우리 정부를 실컷 욕하고,

씨나락에게 행운을 빌어주는 태평소 시나위로 마무리--- 근사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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