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네는 불량배였던 시절
매일 밤 자기 집에서 빠져나와 나한테 왔었어.
그 당시엔 오토미야 집안에 있는 걸 고통스럽게만 여겼지.
하이네가 그때와 달리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되었을 뿐,
지금도 상황은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어.
나는 네가 싫다.
하이네가 플라티나라는 지위를 소중히 여겼던 건 명예 때문이 아니라는 걸 너도 알고 있잖아?
우시오의 항변이 다 옳다.
찾았다.
---아무튼 되찾아간다.
네가 청소를 안 해서 학생회실이 지저분해졌어.
바빠서 복사할 시간도 없고, 행방불명된 파일도---
돌아와라. 플라티나.
예전에 물어보신 적이 있었지.
아버님을 닮아서 시즈마사 님을 좋아하는 게 아니냐고.
그럴지도 몰라--- 처음엔 정말로 닮아서 마음이 끌렸던 것일지도.
하지만 그렇다 해도 내가 바라는 것을
내게 줄 수 있는 건 당신 뿐이니까, 사랑해요!
우시오--- 와줘서 고마워.
학생회 애들이랑 있으면 말야, 우시오는 평소보다 활기차 보야!
그거 아주 좋은 현상 같아. 앞으로는 더---
필요없어. 그런 활기 따윈 필요없어. 바라지 않아.
나는 하이네만 있으면 돼.
아니야--- 그렇지 않아.
우시오가 그렇게 말해줄 때마다 무척 기뻐.
너무 사랑스러워서 영원히 나 혼자서만 독점하고 싶어.
하지만 난 알아. 우시오가 행복해지기 위한 열쇠를 쥐고 있는 건 내가 아니야.
그러니까 그런 말은 하지 마.
하이네만 있으면 된다는 건 언젠가 사라져버릴 감정이야.
언젠가 그때가 오면 쓸쓸해지는 건 분명 나일 테니까.
하이네, 들어가도 되니?
근데 감기 옮으면 어떡해요?
네 감기라면 상관없어.
네가 들러붙는 데는 익숙해져 있으니까.
(세균 취급이십니까?)
보고 싶었어.
보고 싶은데--- 드디어 만났다고 덥썩 끌어안아보니 꿈이었던 게 벌써 몇 번인지,
눈을 떠보니---
저--- 여기 있어요.
시즈마사 님이 저를 아무리 거부하셔도--- 저는 여기 있을 테니까.
신문에 실렸던--- 그날 밤 있었던 일은--- 그냥 잊어버릴게요.
아--- 안 잊어도 돼. 그 대신에---
크리스마스엔 둘이 어디론가 좀 가볼까?
우리 둘이서만 할 중요한 얘기가 있어--- 다른 사람들 몰래 와줘.
온 세상이 반짝반짝 빛나보이는 건 왜일까?
마음 속 가득 차오르는 기쁨의 이름은 바로 행복.
영원히 함께 있고 싶어.
당신과 나는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거야.
꿈만 같아---
고등부에 들어와 공중정원에서 만났을 때 네가 나에게 했던 말 기억해?
"나를 좋아하면 돼요."--- 라고, 했었지.
처음에는 이상한 녀석이라고 생각했다.
단순하고, 시끄럽고, 고지식한 소리만 골라 하고.
하지만 함께 있으면서 시끄러운 것도 즐겁게 느껴지고,
단순한 면도 귀엽게 보이고,
귀에 거슬리던 바르고 고지식한 말도 믿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너를 좋아해도 되는 건가?
너를 좋아해도 괜찮아?
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시즈마사 님이 두 사람---?
어떻게 된 거야?
어째서---
중요한 얘기라는 게 혹시 이거였어---?
그러고 보니, 가끔씩 뭔가 다르다고 느꼈던 적이 있긴 있었어.
설마--- 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어느 쪽이 진짜 시즈마사 님이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시즈마사 님---!
하이네. 그 사람은 내가 아니야.
토구 타카나리, 내 쌍둥이 형이지.
집중적인 병 치료 때문에 학원에 나올 수 없는 나 대신,
형이 내 대역을 해주고 있지.
(역시 다른 사람이었구나---)
그럼 고등부에 들어와서는 전부 형님 되시는 분이 시즈마사 님을 연기하고 계셨던 건가요?
문화제 밤의 파티 때만큼은 꼭 하이네와 춤추고 싶어서 내가 참가했어.
(그럼 예전에 진짜 키스했던 건 진짜 시즈마사 님! 하지만--- 그렇게 되면 아까 키스한 사람은---)
형은 말이지.
내가 부탁해서 하이네가 다른 남자에게 마음을 빼앗기지 않도록
하이네를 좋아하는 척 해주었던 거야.
그렇지? 형!
--- 그래.
(그럴 수가--- 지금까지 있었던 일이 전부--- 거짓이었나요? )
기다려줄 수 있지?
내가 학원으로 돌아올 때까지.
네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해야 돼.
나는 진짜 시즈마사 님을 좋아하니까
시즈마사 님이 병을 치료하시고 학원으로 돌아올 날을 기다릴 거야.
그러면 되는 거겠지?
타카나리 님! 날 구하러 오셨어. 마치 왕자님처럼---
걱정하지 마.
잘해주지--- 마세요.
뭐?
흉내라면--- 좋아하는 흉내만 내는 거면 이젠 저한테 잘해주지 마세요!
어차피 거짓이라면 묻지 말라구요.
키스 같은 거--- 하지 말아주세요.
(뭐야, 그냥 하네 뭐~)
절대로 거짓이 아니야. 좋아한다, 하이네.
네가 좋아---
이날 밤은 아무 소리도 없이 조용했는데도
당신의 목소리가 무척이나 멀리서 들여오는 것 같았다.
언제나 표정조차 바꾸지 않는 당신의 심장소리가
이렇게나 격렬히 나를 두드린다.
--- 그럴 순 없어요. 저는--- 시즈마사 님 것이에요.
그런게 아니라 하이네, 너의 마음이 알고 싶다는 거야.
시즈마사 님이 좋아요.
그렇다면 빼앗아야 하겠군.
타카나리 님!
이제야 내 이름을 불러주는군.
두근! 두근! 두근!
타카나리 님! 반칙이에요, 그런 미소는.
생각하면 안 되는데---
내 머릿속에서 당신이 없는 곳을 찾는 게 더 어려울 정도라니.
쫓아가고 싶은 이 충동을 억눌러야 해.
마구리는 어째서 남자를 좋아하지?
마오라가 '남자'여서 그런 거 아니야?
마오---!
우체부를 사랑했던 것도 마오라랑 닮았다는 걸--- 알았기 때문 아니야?
뭐--뭐야, 그게! 잘난 척 하지 마!
난 너 같은 거 전혀 안 좋아해! 마오라는 싫어!
겁쟁이 마구리 따위--- 마오라는 정말 싫다구!
거기 있어구나, 마구리.
마오는 나한테 진심이 아니라구! 걔는 널 좋아하니까!
너에 대한 마음도 진심일 거야.
난 그 녀석을 화만 나게 하니까---
마오가 날 좋아한다고 말한 건 나랑 네가 닮았기 때문이야.
그렇지만--- 무섭단 말이야.
마오라를 잃게 되면 난 다시 일어설 수 없을 거야.
내가 이 이상 다가서면 앞으로도 계속 함께 있거나,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상처주고 헤어지거나 둘 중 하나잖아.
그래서 꼼짝도 못 하겠어. 두려우니까.
마오도 분명 한 번쯤은 두려움을 느꼈을 거야.
하지만 그래도 기쁜 일도 상처받는 일도 너와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해서
마구리를 좋아하게 된 거잖아.
둘이 서로 좋아하잖아! 근데 왜 솔직해지질 못 해?
홀로 하는 사랑은 사랑이 될 수 없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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