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있어서

세상의 꼭대기 에베레스트에 오르다 / 스티븐 젠킨스

2011. 11. 1. 13:26

 

산을 왜 오르는가? 산이 거기 있으니까!

참... 명쾌한 답이다.

존재하는 것에 관한 동경과 열망.

자연을 정복하려고 했다고 말하지 말자.

그저 자연을 품에 안고 싶어했다고 말하자.

산을 품다가 죽더라도

산이 거기에 있어서 행복한 사람들을 위한 에베레스트의 격려.

왠지, 거대한 산 하나를 넘어버린 느낌이다.

 

 

"세상의 주인은 없다. 세상의 주인은 도전하는 자의 것이다!"

"단 1%의 가능성만 있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북극은 생각도 하고 싶지 않지만 베링해협은 다시 한 번 가고 싶어요.

이 세상에 지옥이 있다면 북극을 두고 하는 말일 거예요. 춥고 배고프고….

바닷물에 한 번 빠지면 어떻게 되는 줄 아세요. 금세 미라처럼 굳어요.

아래 윗니가 딱딱딱딱 부딪치면서 말이에요.

북극점 두 번째 도전 때 가장 고민했던 것이 뭔지 아세요?

실패가 아니었어요. 실패하면 다시 와야 한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극점을 밟는 순간에도 다신 안 와도 된다는 안도감에 기뻤던 거예요.”

“후배들에게 길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일단 제가 시작하면 누군가 계속 이어나가지 않겠어요? 걸을 수 있고,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할 거예요. 등반과 탐험이 제 삶 자체니까요.”

 

세계 최초로 "산악 그랜드슬램(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 14개와 지구 7대륙의 최고봉 등정, 그리고 3극점을 모두 정복하는 것)"을 이루고, 에베레스트 최난벽에 '코리안 루트'를 개척한 산악인 박영석 대장이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되었다.

그에게 기적이......

나는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히말라야 정상에서 서면 무슨 소리가 들리느냐고 물었다. 박 대장은 자신은 설산의 고요함 속에서 새 소리를 듣는다고 했다.

설산에서의 실종은 주검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등정 중인 것이다.

목숨을 걸고 높고 험한 산을 오르는 이유에 대해 '산이 그곳에 있으니까'라는 명언을 남긴 영국의 등산가 조지 맬러리는 1921년 1차 에베레스트 등반대원으로 선발된 데 이어 2, 3차 등반도 참가하였으나 1924년 실종되었다.

마지막 200m을 앞두고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지 못했고, 주검은 실종 75년 만인 1999년 발견되었다.

박영석 대장은 지금 등정 중일 것이다.

아니면 눈밭에 누워 행복한 새 소리를 듣고 있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