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있어서
용이 되기 싫은 이무기 꽝철이 / 임정진
놔
2010. 9. 10. 16:39
이 놈 봐라. 맹랑한 녀석이로구나.
난 용이 왜 좋은지 모르겠더라. 그래서 계속 생각해보는 중이다.
용이 되는 게 좋다고 생각되면 그때 가서 그리 할 작정이다.
--- 꽝철아, 이무기들이 용이 못 되는 이유를 생각해 봤니?
그거야 여의주가 없거나, 올라가는데 누가 소리를 지르거나---
뭐 그래서 용이 못 되는 거지요.
나도 그런 줄 알았지. 하지만 그게 아냐.
이 세상에는 용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아.
용은 실제로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도 않은데 다들 용이 되려고 하니 용이 되기 힘든 거야.
맞아요. 하늘에 용이 꽉 차면 어떡해요.
진실로 마음이 자극하면 용이든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되지 않겠느냐.
용이 되려다 실패한 이무기들은 실은 마음속으로 용이 되는 것이 무섭거나 용이 되는 게 싫었을지도 몰라.
남들이 모두 용이 되어야 한다고 하니까 억지로 노력은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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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여기서 모여서 사시는 게 괜찮습니까?
우리는 아주 만족하고 있지.
용이 될 생각은 하지 않고 이러고 있으니 남들이 보기엔 한심하겠지만.
용이 될 자신이 없어서 그러신 거지요?
아하하하. 그렇지.
우리는 용이 될 자신은 없고, 좋은 이무기로 잘 살 자신만 있어.
심통 안 부리고 즐겁게 사는 이무기도 있다는 걸 너희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즐겁게 읽었다.
용이 되기 싫다는데,
이무기로 살아도 행복하다는데,
굳이 용이 되어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