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이랑

스프라우트2 / 소우헤이

2010. 1. 5. 21:48

사쿠야쿠 여대 2학년 타니야마 키요카.

모미가 오카 대학 대학원 2학년 타키가와 나오하루.

 

새로 입성한 하숙생들.

그래서 하숙생 3명에 엄마, 아빠, 그리고 나, 미쿠.

가족이 되었다.

 

 

 

미유!

살랑살랑 꼬리치지 마.

눈꼴시니까.

뭐야--- 이건.

질투잖아.

 

질투라고?

--- 그럴 리 없어.

질투할 이유 따위 없잖아---

 

다음부터는 하지 마. 그런 거.

필요 이상으로 친한 척하는 거, 정말 그만둬줬으면 해.

 

왜?

 

이상하잖아.

서로 확실히--- 있으면서---

너한테도 있잖아, 여자 친구가!

미유가 말야!!

 

그런 거 신경 안 써, 그 녀석.

어차피 미쿠랑은 가족 같은 사이잖아.

안 그래?

 

누가 가족이래!

 

정말이지 그런 말 아무렇지 않게

하지 말아줘.

 

누군가 곁에 있어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나라하시랑 단둘이었다면 견딜 수 없었을 테니까.

 

착각이 아니야.

내 마음을 들켜버렸어.

 

저기--- 미쿠는 브라더 콤플렉스야?

어른스러운 느낌이잖아.

타키 형도 그렇고,

가타오카 선배도 그렇고.

 

소우와 미유의 통화.

 

 

 

또야.

또 이런 기분--- 질투.

 

똑같아요, 항상.

싱글거리고---

 

맞아. 소우헤이는 왠지 그런 느낌이지---

누구한테나 친근하게 구는 타입.

처음 만난 사람한테도 말야.

하지만 언제나 싱글거리면서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타입이랄까?

의외로 마음의 벽이 두터울 수도.

 

좋아해.

분명히 좋아한단 말야.

가타오카 선배.

가타오카 선배를 좋아하니깐 괜찮아.

진짜 가타오카 선배를 좋아한다면 무시해버리면 될 텐데---

 

가타오카 선배.

방과후에 시간 괜찮으세요?

할 말이 있습니다.

 

확실하게 얘기하지 않으면---

말해야 해.

확실히 얘기하지 않으면 안 돼!

말해야 한다니--- 대체 뭘?

 

가타오카 선배는 무척 어른스럽고 상냥해서---

오빠 같이 친근하게 느껴지는데---

하지만 그게--- 좋아하는 감정인지--- 알 수 없어져서---

이런 기분으로 계속 사귀는 건

가타오카 선배에게 실례---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좋아한다는 건--- 어떤거지?

어째서 착한 척,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척 말하고 있는 거지, 나?

 

좋아한다는 말을

처음으로 들어서 기뻤다.

괜히 들떠서---

이게 좋아하는 감정이라고

착각해버렸다.

자기 마음도 모르는 바보는

나뿐일 거야.

 

왜?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럼--- 나도 모르겠다.

우선은 시간을 좀 갖자.

 

미쿠가 아직 안 돌아왔다.

온 식구가 찾아나서는데---

 

왜 이러고 있는 거지, 나---

도대체 뭐가 우울한 건데?

내가 나쁜 거면서---

갑자기 슬퍼하지 말란 말야.

돌아가고 싶지 않아.

돌아갈 수 없어---

 

자전거를 몰고 가다가 넘어져서 크게 상처가 났지만 아랑곳 않고 미쿠를 찾아내는 소우헤이.

 

뭐 하고 있는 거야! 이 바보야!

이 시간까지 안 돌아오고, 연락도 없지.

전화도 안 받고, 문자에 답도 없지.

걱정하잖아! 바보!

 

나라하시의 상처가 보인다.

괜히 욱신거린다.

눈물이 난다.

 

미안.

가족이 아니라고 못 박았던 거랑--- 버릇없는 행동들,

여러 가지로---

 

아냐.

실제로 가족이 아닌데 뭐.

내가 너무 허물없이 굴었어.

 

아니야.

아니야.

나라하시가 나쁜 게 아니야.

 

나라하시와 돌아가는 길.

무슨 얘기를 해도

하고 싶은 말과는 다른 것 같았다.

하지만

1시간이나 걸렸던 귀갓길이

그땐 꼭 10분처럼 느껴졌다.

 

계속 몰랐으면 좋았을걸.

거슬리는 감정을 저 애 탓으로 돌리고

소우헤이한테 계속 화풀이를 했으면

가타오카 선배를

계속 좋아한다고 생각할 수 있었을까?

무리야.

사랑 따위,

전혀 즐겁지 않잖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스스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죄송해요.

 

사과하지 않아도 돼.

다만 끝내더라도 미쿠 입으로 솔직한 얘기를 듣고 싶었어.

 

헤어졌어.

얼마 전에.

 

뭐어?

역시--- 나 때문---

 

아, 아냐, 아냐.

그냥 여러 가지로 사정이 있었어.

 

그런 얼굴 하지 마.

 

이런 눈물이---

방금 제대로 웃었을까?

 

가까이 있는 건 나인데---

여자 친구는 아니지만---

여름방학 동안엔

내가 가장 가까이 있을 수 있어.

 

하숙생 가족의 여름캠프.

 

손을 잡고 있을 이유 따윈 우리에겐 없지.

이렇게 가까이 있는데도---

 

있잖아.

그 사람--- 가타오카 선배 말야---

저기, 미안하게 됐어.

 

어쩌면 소우헤이 때문이기고 하고, 아니기도 하다.

 

네 말이 맞았어.

나, 아마 브라더콤플렉스인 것 같아.

가타오카 선배는 오빠랑 많이 닮았었어.

 

 

 

미쿠, 너 대단하다.

 

뭐가?

 

글쎄, 뭐랄까.

자신의 문제는 자기가 확실히 해결하고

그러면서 주위를 잘 살펴 배려하고 신경써주고---

보면 알 수 있어.

 

신경 쓰는 사람이 가출 같은 걸 하겠어?

그 날, 가타오카 선배랑 헤어진--- 다음---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어.

소우헤이 네 얼굴이--- 보고 싶었어.

 

눈치 못 챈 게 아니라,

어쩜--- 눈치 못 챈 척한 것일지도---

 

우왕좌왕하는 소우헤이.

딴생각에 빠진 소우에게 화내는 미유.

그걸 미쿠에게 화풀이하는 소우헤이.

 

나한테 화가 난 게 아니야.

그래도 등골이 싸늘해졌어.

그렇게 차갑게 거절하는 듯한 얼굴은

처음 봤어.

그래도 가식적인 미소보다는

솔직하게 부딪쳐 오는 게 훨씬 좋아.

 

소우헤이가 맹장염에 걸려 병원에 입원했다.

 

요즘은 입만 뗐다 하면 미쿠, 미쿠.

딴 생각만 하고.

 

내가 불안하게 만들었어?

미안.

다신 안 그럴게.

 

거긴 내가 있을 장소가 아니야.

모두 그걸 알고 있어.

나도 참 바보같이.

왜 그런 말을 해버렸을까.

 

저기, 앞으로 문병 같은 거 안 와도 돼.

불안해하니까.

미유가.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