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랑

청담보살

2009. 11. 13. 22:36

운명이 코미디라면--- 얼마나 좋겠냐구!

끝이 보이긴 해도, 일단은 웃을 수 있어서 좋았다.

객석에서 까르륵 웃어제끼는 풍경으로도 흐뭇했다.

가뜩이나 신종플루로 온나라가 시끌거리는데

머리도, 마음도 시끄러워지는 영화는 보기 싫었다.

그래서 보살이나 만나보자, 였는데--- 나름 성공.

 

 

마음이 허해지는 계절이다.

나이 한 살 더 먹어가면서 뒤가 영 개운하지 않은 계절이다.

의지박약해져서 누구에게라도 하소연해지고 싶은 계절이다.

 

돈이 좀 들기는 해도

내 운명에 뭔가 빛나는 꺼리라도 쥐어준다면

쫓아가고 싶은 곳이 그곳, 아니던가.

그곳에 가면 뭔가가 있다?!

 

내 운명이 보인다.

고통스러운 지금을 잊고,

그럴싸한 미래를 제공받는다.

그런 이유로--- 찾아간다.

고해성사를 하듯 답답한 속내 다 드러내고

가쁜 숨을 좀 쉬어본다.

 

친구가 그랬다.

하느님에게 좀 미안한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나, 갔다 왔다.

오죽이나 숨쉬기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싶었다.

 

친구의 말을 공감하면서

내 마음이 청담보살에게 쏠렸다.

청담보살님!

내 운명도 가르쳐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