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이랑

반짝반짝 은하마을 상점가 1

2009. 8. 28. 23:57

빤짝빤짝 빛나는 만화.

이쁘고 상큼한 만화,

이런 만화를 보면 진짜 순정만화를 보는 듯해서

마음이 순수해진다.

그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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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울 게 없던

그 시절의 우리들.

여기는 도시 변두리에 있는 천하제일의 부엌.

은하마을 상점가.

일요 아침시장 정기쇼.

채소가게 차녀, 미야케 치노(미케)와

생선가게 차남, 쿠로스 아이(쿠로)의 쇼.

 

시이바쌀집 장녀, 시이바 안코(이바)

닭꼬치집 장녀, 사토 카스미(사토)

국수전문점 하나의 장남, 하나사카 잇큐(큐)

시로우마주점 장남, 시로우마 마모루(마모루)

 

은하마을 상점가 6인방 소꿉친구 서클의 유쾌한 이야기.

 

 

 

어린 시절부터 늘 함께 뛰어놀던 우리들은

작년에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처음으로 모두가 반이 갈라지는 귀중한 체험을 했다.

하지만 새로운 환경 속에서

제각기 새로운 친구도 생기고,

조금씩--- 처음 느낀 작은 위화감이--- 흩어져서--- 깨닫고 보니

우리들은 약간 어색한 사이가 되고 말았다.

예전과는 다른 지금의 느낌이 어쩐지 몹시 쓸쓸하다.

 

새로운 친구들도 정말 좋지만,

역시 좀 특별하다.

다 같이 뛰어놀고 싶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지.

환경이 변하면 주위에 있는 사람도 변하는 법이거든.

 

그런 건 싫어.

어쩔 수 없다,고 말해 버리면, 그걸로 끝이잖아.

그렇게 포기하는 건 싫어.

 

어린 시절,

솔직히 말해

무서운 건 잔뜩 있었다.

하지만 너희들과 함께 웃고 있으면

마치 천하무적이 된 기분이다.

그러니까 손을 잡으면--- 달려갈 수 있어.

어디까지라도.

 

태어난 병원도 같고

태어났을 때부터 이웃사촌.

그야말로 태어나기 전부터 함께였다.

둘이 장난치고 있는 것을 누군가가 고양이 같다,고 말했을 때부터 붙은 듯한

이름을 줄인 별명은 온 상점가에 퍼져

가족까지 그 별명으로 부르기도 한다.

미케와 쿠로,

은하마을 상점가의 명물 콤비다.

티여난 병원도 같고,

태어나기 전부터 함께.

게다가 키와 몸무게도 같다.

쿠로는,

쿠로는 내 단짝친구입니다.

 

 

 

쿠로랑 싸웠어요.

가슴이 답답하다.

이런 기분 싫어.

쿠로가 설인이 아니란 것쯤은 알고 있다.

하지만---

쿠로가 어쩐지 평소랑 달라 보여서

왠지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왜 고집을 부리고 말았을까.

사실은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쿠로!

천둥이 무섭긴 하지만,

쿠로랑 함께 있으면 아무렇지도 않아.

 

떨고 있는 주제에 말은 잘한다.

 

응.

네가 있으면

어떤 때라도.

 

왜지?

쿠로는 번쩍 들어 올렸는데~

 

어쩔 수 없잖아.

난 남자니까.

 

알아.

안다고.

말할 수 없었던 건 왜일까?

일단은 여름방학.

아직은 한참 더 놀고 싶어.

그러니까 조금만 더 이대로.

 

어릴 때 배웠던 주문.

기분이 우울할 땐

은하마을 상점가를 끝에서 끝까지 천천히 느긋하게 걸어보렴.

그러면 

점점 기운이 솟아오르고

다 걸었을 때쯤엔 

그래, 미소가 돌아와 있을 거야.

 

커가면서

그 주문이 항상 효과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지만,

그때 난 생각했다.

사람은 

그 목소리나 웃는 얼굴이나, 손바닥에

누군가의 눈물을 거두어주는

커다랗고 다정한 힘을 품고 있다고.

그러니까

소중한 그 사람에게

'힘내세요'라고 말하는 대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은하마을 상점가에 있는 것은,

좋은 물건만이 아니란다!

 

유성우를 봤다.

어린 시절

다 같이 밤중에 집을 빠져 나와

별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듯한 하늘 아래서

우리는 한 가지 약속을 했다.

다음 유성우는 20년 아니면 30년 후에 있대.

그럼, 또 다 같이 보러 오자.

우리에게

그것은 멀고도 먼 미래의 약속.

 

그래, 미케는 그대로 있어줬으면 좋겠지만,

그건 아마도 어렵겠지.

잘 들어, 미케.

세상에 변하지 않는 건 없어.

 

어렵다고 할수 없는건, 아니야.

어려워도 해낼 거야.

우리가 변하지 않는 첫 번째가 되자!

그리고 꼭 이루자.

하늘이 별빛으로 총총했던 

그날의 약속을.

 

지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우리를 둘러싼 세상이 변해도

우리는 계속 변하지 않겠다고,

먼 훗날 또다시 손을 잡고

유성우를 올려다보고 있을 거라고,

그렇게 믿고 있다.

 

너도 와.

같은 고등학교에 가자.

 

망설일 이유는 아무것도 없었다.

너와 함께 있고 싶다.

아니, 함께 있는 것이 당연하다.

 

쿠로는 원래 귀엽다거나 멋있다며 여러 사람에게 인기가 많지만,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훨씬 더 인기가 높아진 것 같다.

 

미안하지만, 좋아하는 녀석이 있어.

쿠로가 좋아하는, 녀석이 있다고?

누구라고 생각해?

친구들 모두의 생각,

바로 너야.

 

왜 그런 게 궁금해졌어, 미케?

미케는 어쩔 거야?

만약 쿠로에게 여자친구가 생기면---

미케보다 여자친구와 더 많이 있게 되는데?

 

미케는 자각이 없구나.

왜 그렇게 입시공부에 매달렸었는지.

 

미케--- 너 아까부터 뭔가 이상해---

 

쿠로는 때때로 본 적 없는 얼굴을 한다.

14년 간 똑같았던 키는 어느 샌가 추월당했다.

늘 같았지만,

아마 이제부턴 같지는 않겠지.

하지만 생각한다.

네가 얼마나 빠르게 달린다 해도

너와 함꼐 달리는 것은

항상 나라면 좋겠다고.

 

미케, 나 아무 데도 안 가니까--- 안심해.

저녁놀 때문에 눈을 뜨고 있을 수가 없고,

바람은 이미 잔잔해져 있으니까.

그러니까 아마 기분 탓이겠지.

너의 얼굴이 빨개진 것도

어깨에 놓인 손이 몹시 뜨거운 것도.

 

슬플 땐

잠시 멈춰서서

실컷 운 다음

눈물 저편으로 보이는 길을

똑바로 걸어가자.

 

뭐든지 할 수 있어. 쿠로와 함께라면.

하늘도 날 수 있어. 너와 함께라면.

 

어릴 때 다친 아기 고양이를 신사의 한 구석에서 키웠었다.

다 같이 당번을 정해 밥을 주고, 붕대를 갈아주었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뜨자 그해 겨울의 첫눈이 내리고 있었다.

부리나케 달려 갔지만, 이미 꼼짝도 하지 않았다.

쥐고 있는 손바닥에서 같은 기분이 전해져왔다.

슬프고 분한 마음.

하지만 쿠로는 

자기도 그렇게 하고 싶었을 텐데

큰소리로 엉엉 울기만 하는 나의 손을 계속 꼭 잡고 있어 주었다.

불안과 슬픔으로 무너질 것 같은 때는

언제나.

 

쿠로의 손은 정말 굉장해.

기운이 막 샘솟거든.

상처 같은 건 눈 깜짝 할 사이에 나아버릴 거야.

 

하늘이 끝없이 맑고 파란 날도

가슴에 억수 같은 비가 쏟아지는 날에도

바람도 태양도 데리고 오자.

불가능한 일은 절대 없어.

네가 있으면--- 천하무적이니까.

 

소꿉친군지 콤빈지는 모르겠지만

여자친구도 아니면서 쿠로 옆에 항상 딱 달라붙어 있고--- 치사해.

 

뭐가?

치사할 거 아무것도 없어.

쿠로랑 같이 있고 싶으니까, 있는 거야.

그게 뭐가 치사해?

 

실은 전부터 묻고 싶었는데 

넌 쿠로를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긴.

쿠로는 단짝친구야.

 

너에게

너에게만 특별한

이 감정.

너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이 마음의 의미를

우리는 아직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