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이랑

꽃보다 남자 2 / 츠카사

2009. 1. 24. 23:00

 

루이가 돌아왔다.

 

루이! 나랑 츠쿠시랑 사귀게 됐어.

그러니까 집적대지 마.

이야! 그거 유감인데.

 

어, 어떻게 된 거야!

너무 많은 일들이 갑자기 생겨서 뭐가 뭔지 모르겠어.

루이가 나를 향해 미소짓다니--- 진짜 프랑스에서 돌아온 거야.

내가 왜 이렇게 당황하지?

 

츠카사랑 사귀고 있다는 게 진짜야?

어? 그-- 그게, 그런 게 아니고--- 걔가 제멋대로---

그래? 잘됐어. 내가 널 찍었었거든.

츠카사 같은 애랑은 그만두고--- 나랑 사귀지 않을래?

어때? 내가 츠카사보다 못해?

 

누구지? 이 애는--- 정말로 루이 맞아?

 

        

 

이봐! 다른 데 쳐다보지 마.

 

웃기군. 이런 남자애, 어디가 좋다는 거야?

이제 완전히 자기 멋대로잖아.

전부터 자기 멋대로이긴 했지만. 점점 더 심해졌어.

이쯤에서 어떻게 좀 해야 돼.

 

맘에 들어? 우리들 방이야.

 

그 말은--- 역시 그런 의미일까?

하지만 난 아직 대답하지 않았고---

입학했을 때부터 그렇게 미워했던 츠카사랑 이렇게 되다니---

아직--- 아직 생각할 수가 없어---

 

저기 말야--- 너 날 잘못본 것 같은데---

널 좋아한다는 말은 했지만, 네 마음은 아직 듣지 못했어.

난--- 나를 좋아하는 여자가 아니면 관심 없어.

 

하지만 아직도 가슴 속의 작은 새가--- 두근거려---

 

뭐하는 거야?

그냥. 너야말로--- 츠카사는?

아--- 잠들었어. 어디 아파?

10분--- 아니 5분이면 돼. 안아주지 않을래?

낮엔 괜찮은데 밤엔 안 돼. 추워서 견딜 수가 없어.

 

루이가 품에 안겨 있다.

전부터 늘 그리워했던--- 아무리 차갑게 대해도--- 이 애한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 지옥 같은 생활 속에서도 루이가 아주 조금이라도 웃어주면--- 그것으로 고통을 잊었다.

그런 루이를--- 내가 지금 안고 있다니---

 

츠카사, 미안해.

난 루이를 해변에서 껴안았어. 그냥 내버려 둘 수가 없었어. 미안해.

 

그래서 그랬구나.

귀국 후, 그렇게 변해버린 건--- 상처 때문에 혼자 방을 나왔던 거야.

시즈카를 위해---

 

츠쿠시, 이제 괜찮다고 말했잖아. 방으로 돌아가서 자.

너, 우는 거야? 왜 네가 우는 거야? 난 내버려두고 츠카사한테---

 

내버려둘 수 없어.

그러려고 해도 네 생각만 난다구! 아무리 애써도 안 돼!

왜 행복해지지 않는 거야?

나한테 쓸데없는--- 생각만 하게---

 

왜--- 난---너 같은 여자애를--- 좋아하지 않았을까---

가냘퍼--- 더 세게 안으면--- 부러질 것 같아.

 

이제 --- 괜찮아. 부러져도. 아니, 어떻게 돼도.

머릿속이 저려와. 심장은 폭발 직전.

이 날이 세상의 끝이라 하더라도--- 눈앞에 있는 루이밖에 보이지 않아---

 

츠쿠시와 루이가 안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는 츠카사.

 

기다려! 츠카사!

 

이제 와서--- 무슨 말을 들으라고. 난 널 좋아한다고 말했어. 내 온 마음을 바쳤어.

넌--- 그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은 거야. 지금까지의 일은--- 전부 없었던 것으로 해주지.

이제 두 번 다시 나한테 말 걸지 마!

 

상처줄 생각은 없었어.

이렇게 되다니--- 이렇게---떨림이 멈추지 않아.

 

떨고 있구나--- 괜찮아--- 내가 있잖아.

 

가늘고 차가운 손--- 츠카사의 따뜻한 손과 다른 루이의 손---

이제 두 번 다시--- 그 애 얼굴은 볼 수 없어.

그렇게 소중히 대해줬는데---난--- 츠카사의 마음을 짓밟았어.

사과해야 해. 성심성의껏 마음을 담아--- 마음이 무거워---

 

루이! 넌 이제 어릴 적 친구도, 그 무엇도 아냐.

그냥 배신자일 뿐이지.

f4에서 떠나줘야겠어. 넌 이제 친구가 아냐!

 

 

 

이렇게도--- 그 애한테 무시당하는 것이--- 이렇게 괴로울 줄 몰랐다.

이제 되돌릴 수 없어. 츠카사가 말했듯이 모든 걸 없었던 것으로 하자.

평범한 내가 이런 사태에 빠지다니 세상이 잘못됐나 봐.

소박하게 지냈던 그때가 그리워---

이지메를 보면서 못본 척하는 나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지만,

적어도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일은 없었다.

 

루이--- 얼마나 잘생긴 얼굴인가.

남자랑 함께 외출하는 것이 이렇게 숨막히는 것이라니---

루이는 사람을 상당히 긴장시키는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다.

 

저기--- 그냥 편하게 대해. 긴장하지 말고. 나도 그럴게.

 

그 애였다면--- 그 애라면--- 4시간이나 눈 속에서 기다려주었지.

머리 위에 눈이 쌓일 정도로--- 그때부터 조금씩---

그 애 마음을 알아차렸으면서도--- 난 모르는 척했었다.

지금은 잘 알아.

그 애가 얼마나 나를 생각해주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그 애한테 상처를 입혔는지.

 

괜한 짓을 했나봐. 나도 너무 긴장해서 왠지 지쳤어.

그런데 왜 이렇게 루이에 대해선 타인같이 행동하지.

츠카사랑 함께 있을 땐 질릴 정도로 평상시 내 모습이 나오는데--- 왜 그럴까?

 

츠쿠시! 루이!

이 두 사람을--- 1주일 내에 학교에서 추방한다!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눈 앞에서 사라지게 하겠어.

 

헐~

 

 

왜 추방당해야만 되는 거지?

츠카사, 너한테 그럴 권리가 있어?

 

츠쿠시의 항변에 막연하게 쳐다보는 츠카사.

 

뭐야? 그런 눈으로 보지 마! 뭐든지 다 뚫어볼 듯한 그런 눈으로 보지 마!

 

뭐--- 할 수 없지!

 

루이의 저자세.

 

츠카사! 좀 생각해 봐, 상대는 루이라구! 꼬마 때부터 함께였던 루이란 말야!

 

루이이기 때문에 더더욱--- 멤버이기 때문에,

난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거야!

그 녀석이 츠쿠시를 진심으로 좋아한다고 생각해?

지금이나 옛날이나 시즈카뿐이라구.

시즈카가 결혼할지도 모르니까 츠쿠시를 이용해 잊으려는 것 뿐이야!

 

정말--- 이번 일로 잘 알게 됐어. 츠카사가 츠쿠시를 진짜로 좋아하는 거야.

귀찮을 것 같지만 부럽기도 하군. 난 말야, 한 명의 여자한테 그렇게 빠질 수가 없거든.

 

이렇게 된 바에--- 스포츠로 대결해!

진 팀이 상대의 요구를 들어주는 거야. 원망 없이!

농구말야. 3대 3으로 나뉘어 골대 하나로 점수를 따는 거지.

 

츠카사의 누나, 츠바사가 나서서 조정한다.

 

눈 뜨고 퇴학 당할 순 없지. 나도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구!

 

루이---

 

네가 날 좋아한다고 한 마디만 말한다면--- 내일 시합은 취소할 수 있어!

 

츠카사! 뭐야?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내가 왜 팔 속에 있지?

머리가 혼란스럽고--- 몸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정신을 잃을 것 같아---

 

네가 한 마디만 하면 돼! 날 좋아한다고--- 말해!

 

싫어!

 

그렇게 싫어?  그렇게까지 루이가 좋아?

왜 루이냐구? 왜--- 내 친구냐구---

아아! 바보같이 되어버렸군. 왜 이런 여자애한테 반했을까.

천하의 츠카사 님이 너같이 평범한 앨 좋아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정말로--- 바보같은 여자야! 나중에 울어도 소용없어.

내일은 봐주지 않을 테니까, 각오해둬.

 

바보--- 언젠가 꼭--- 오늘 밤 일을 죽고 싶을 만큼 후회할 때가 올지도 몰라.

하지만 난 이렇게 할 수밖에 없어.

난--- 루이의 유리 구슬같이 투명한 눈동자를 믿기로 했으니까.

 

질투할 때가 아냐, 츠카사!

치사하다고 말하려면 그렇게 해.

질 수는 없으니까--- 츠쿠시를 끌어들인 것은--- 나의--- 책임이야.

 

츠쿠시--- 내가--- 시간을 막아 줄게.

 

루이--- 네가 있어서 이 학교에 머물 수 있었던 거야.

빨간 카드가 붙여져--- 쓰레기 세례를 받는 등 모진 어려움을 겪었지.

이제 그 말만으로 충분해.

 

그만 둘래! 이런 애들 같은 놀이--- 바보 같아서 하지 않겠어.

츠카사, 너--- 무슨 말이야.

재미없어! 이렇게 땀 흘리며 이런 걸 내가 왜 해야 하는 거냐구. 안 할래!

 

츠카사--- 네가 말하지 않았으면 난 퇴학 당했을 거야---

 

그런데 루이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어.

한 번도 좋아한다는 말도 안 했고---

이 심장은 정직해.

 

넌 말야, 자세히 보면 그렇게 예쁘진 않지만--- 아--- 잘 안 봐도 모두 그냥 스쳐버릴 타입이지만---

하지만--- 오늘 농구할 때 뭔가 열중하며, 남자들 속에서 대등하게 싸운다거나--- 절대 아양 안 떨고---

처음엔 츠카사가 왜 그렇게 화를 내는지 이해가 안 갔는데--- 어쩐지--- 알 것 같아---

솔직히 말해서---난 널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직 잘 모르겠어.

하지만 귀여울 때도 있고--- 친구들이 시즈카랑 안 됐다고 츠쿠시랑 그러는 게 아니냐고 하더군.

확실히 널 이용해 시즈카를 잊으려고 했는지도 몰라. 잊혀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아직---

미안해--- 내가 돌아오지 않았더라면--- 넌 츠카사랑---

 

아! 사과하지 마.

나--- 난 후회하지 않으니까 괜찮아.

그리고 좋았던 것도 있었고.

루이가 이렇게 말 많이 하게 될 줄은 생각 못했거든.

처음엔 말야, 이런 얼굴로--- '흥미없어, 다른 사람 일은' 라며---

난 그때 얼마나 상처받았는데. 그때랑 비교하면 천지차이지, 뭐---

 

후회하지 않아.  어쩔 수 없잖아.

나 혼자 까불고 착각하다--- 정말 난 바보 같아.

하지만 아직도 두근거리며 설레이는 걸.

시즈카 선배--- 난 역시 당신을 이길 수 없을 것 같아요!

마음은 조금 아프지만--- 괜찮아. 어차피 난 잡초 같은 츠쿠시인걸---

 

소지로--- 너 말야. 내가 루이가 엄청 아끼던 장난감 빼앗았었던 거 기억해?

그런 거 아버지한테 부탁하면 영국에서 얼마든지 사다주셨을 텐데--- 루이 것이 갖고 싶었어.

소중히 여기면 여길수록 무척 갖고 싶었지. 그래서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 말았지.

하지만 난 사과도 안 하고 루이를 나무랐어!

지금도 그때 일은 말하지 않으니까--- 녀석은 아마 잊었겠지만---

난 루이에게 빚이 있다고 주욱 생각해왔어.

그래서 지금이--- 그 빚을 갚을 때가 아닌가 싶어---

츠쿠시 얘기야?

그때 그 곰인형처럼 말야.

그 여자앨--- 너덜너덜하게 할 순 없잖아.

 

아빠가 실직되면서 더욱 곤란해진 츠카사.

 

어떡해! 내 어깨에 모든 게 걸려 있다.

가족들의 의지하는 저 눈빛---

이제 와서 루이한테 차이고, 츠카사와는 절교라고 말한다면---

모두 날 죽일지도 몰라.

일해야 해! 필사적으로 일해야 해!

 

아--- 아무 일도 없었어?

그 앤 말야, 좀--- 그렇잖아.

꽤 괜찮은 여자애라서--- 나도 어떻게 될 것 같았거든---

루이, 너--- 아직도 시즈카를---

그것도 좀 있지만--- 이젠 잊어야만 하겠지.

 

난 아무래도--- 츠카사를 배반할 수 없어.

어릴 적부터 13년 동안 주욱 함께였던 츠카사를 말야.

츠카사가 완전히 츠쿠시를 단념할 때까지 접어둔다는 거야.(멋진 녀석!)

 

츠카사한테 말하면 춤추며 기뻐할 걸, 그 녀석.

츠카사한테는 아직 말 안 할 거야.

왜?

그 녀석 말야, 옛날에--- 내가 상당히 아끼던 곰인형을 망가뜨렸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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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말 많은 일이 있었어.

이사하고, 이상한 사람한테 속아넘어갈 뻔하기도 하고--- 좋은 아르바이트도 구했고---

그 사람--- 이제 만날 수도 없을 테지만--- 나의 은인이야.

더 바빠져야겠지. 바빠지면 잊을 수 있을 테니까.

루이에 대하여---

 

츠카사가 뉴욕으로 떠난다는 소식을 듣고 당황하는 츠쿠시.

 

츠카사가--- 어딘가 먼 곳으로 간다니--- 그런 건 생각도 못했어.

언제나 항상 학교에 가면 어디선가 만나고, 서로 으르렁대고 소리지르고---

그런 나날이 계속될 줄 알았는데---

 

저, 정말 가는 거야? 뉴욕에 간다는 게 사실이야?

그래! 이미 결정했어. 누가 말려도 내일 떠나!

내일? 내일이라니? 왜 가르쳐주지 않았어?

좋아, 츠쿠시! 더 말해주지.

왜 너한테 가르쳐줘야만 하는 거지?

방해물이 사라지니까 홀가분하지 않아? 안 그래, 루이?

엎드려 가지 말라고 말한다면 한 번 생각해보겠지만---

둘이 사이좋게 지내면 좋잖아. 나도 그 쪽에서 여잘 구할 테니까!

 

(짝! 츠쿠시가 츠카사의 뺨을 때린다)

뉴욕이든 아프리카든 어디든지 가라구! 2년이든 5년이든 가버려!

네가 없어져주면 세상 좋아질 거야! 네 말대로 홀가분할 거야.

흑--- 말해두지만 이건 슬퍼서 우는 게 아냐! 기쁨의 눈물이라구. (거짓말)

 

왜 눈물이 날까?

내가 그렇게 화낼 권리 따윈 없는데---

하지만 미리 가르쳐주지 않은 게 분하고 슬퍼서---

루이가 떠났을 때는 달랐어.

괴로웠지만--- 선택할 길은 그것밖에 없다는 생각에 단념했었다.

그 애가 어딘가로 가버린다는 건--- 생각도 못했다!

 

생각해보면 많은 일이 있었다.

처음 이 학교에 입학했을 때, 멀리서 f4를 보고 깜짝 놀랐었지.

한층 더 빛나는 모델 같은 미소년 집단.

같은 반의 마키코가 계단에서 굴러--- 츠카사한테 부딪혔었지.

그땐 그냥 두려운 존재였어.

그런데 이렇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었지.

그래! 난 그저 겁많은 여자애였어.

마음 속으로 변하고 싶다고 부르짖었지만--- 날 변화시킨 건

실은--- 그 애일지도 몰라.

 

츠카사 잠깐만!

뭐야?

저기--- 츠쿠시랑은 그날 밤 아무 일도 없었어. 난 그앨 안지 못했어.

츠쿠시는--- 어쩜 진짜로 널 좋아한 게 아닐까?

안 가르쳐준 건 곰인형에 대한 복수야.

 

이 애--- 정말로 돌아왔어.

3일 전에 뉴욕에 간 줄 알았는데---

 

너--- 내가 없어지니까 어땠어?

어--- 어땠냐니?

속 시원했다거나--- 쓰--- 쓸쓸했다거나--- 하기야, 뭐 어때! 어땠든지---

 

츠카사가 돌아왔다. 나흘만에.

 

루이! 왠지 여러가지로 미안하다. 네 덕분에 돌아오게 되었어.

피차일반이지 뭐.

하지만--- 아직도 곰인형 때문에 꽁하고 있는지는 몰랐거든.

너 사과 안 했잖아. 지금 사과해!

그렇게 옛날 일 갖고 꼬치꼬치 말하지 마.

 

루이--- 아직도 좀 안타깝지만--- 언젠가는--- 꼭 아름다운 추억이 될 거야---

 

말할 수 없었어. 네 눈빛이 변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인원감축으로 아버지가 해고 되었어도--- 최선을 다하는 츠쿠시를 보고 왠지 애처로워서---

그냥 모른 체 할 수 없었어.

뒷받침해주는 게 없어도, 앞을 향해 살아나가는 너를 알고부터---

부모님 돈을 펑펑 쓰며 노는 내 주위의 여자애들과는 다른--- 이상형의 여자를 만난 듯했어.

 

국회의원 아들인 긴의 관심을 받는 츠쿠시. (츠쿠시는 인기도 많아!)

 

이상형의 여자라면--- 바로--- 긴이--- 나를 좋아한다는 거야?

 

긴이 국회의원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도망치는 츠쿠시.

 

긴은--- 좋은 사람이야, 무척. 하지만 집안을 알고부터는 왠지 거리가 생겼어.

같은 처지라고 느꼈을 때가 더 좋았어---

그래도--- 손을 잡아 주었을 때--- 무척 따뜻했어---

 

긴으로부터 정재계 파티에 초대받은 츠쿠시.

루이에게 함께 가자고 부탁한다.

그곳에서 뜻밖에 만나게 된 츠카사.

긴은 파티석상에서 츠쿠시에게 돌발 프로포즈를 하고, 츠카사와 한바탕 난투극.

 

설마--- 네 얘긴 아니겠지?

저 녀석이 결혼하고 싶다는 둥, 너한테 지껄였어?

 

이 자식 죽일 거야. 널--- 죽일 테다!

 

루이의 손에 이끌려 아수라장을 벗어난 츠쿠시.

 

츠쿠시, 너--- 츠카사를 어떻게 생각해?

어--- 어떻게라니--- 난---

츠카사이기 때문에 널 양보했다.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츠카사한테 너무 상처주지 마.

나 참! 괜한 참견을 했군,

 

 

뻔뻔스럽게 시치미떼는 얼굴을 하고--- 그렇게도 신데렐라가 되고 싶은 거야?

이래서 가난뱅이가 싫다니깐!

어떻게 꼬리를 흔들어댔길래. 저질---

 

학교 아이들의 쏟아지는 비난과 야유.

 

서--- 서 있을 수가 없다.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했다는 거야?

긴도 그렇지.

그런 데서 고백하면 주목받는 게 당연하잖아.

츠카사도--- 그앤 이성도 없나?

난--- 소박하고 눈에 띄지 않게 지내고 싶은데--- 왜?

왜--- 평범한 내가 이런 일을---아--- 정말 싫다.

  

설상가상으로 빚에 흔들리는 츠쿠시 가족.

츠쿠시는 '그 빚은 어떻게든 해볼게요.'라며 큰 소리를 치지만---

결국은 츠카사에게---

 

오늘이 부탁이 있어서 왔어. 나한테--- 800만원 빌려줘!

난--- 가난해도 이런 짓만큼은 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제 누군가에게 의지할 수밖에---

 

빌려주지!

고마워! 곧 바로 갚는 건 무리지만--- 몇 년이 걸리더라도 갚을게.

갚지 않아도 될 방법이 있지. 어떤 대회가 12월 24일에 개최돼. 그 우승 상금이 800만원이야.

그 상금을 나한테 돌려주면 그걸로 되는 거야.

 

무리한 대회인지 뭔지는 몰라도--- 만에 하나 정도 승산은 있어.

이 애한테 몇 년씩이나 걸려 갚느니 나가지 뭐. 800만원을 위해!

국내 제일의 여고생을 뽑는 대회에 내가 출전하다니--- 상당히 무모한 싸움이다.

 

너희들 잊었냐?

그 앤 혼자서 우리 f4를 적으로 삼았던 여자애라구.

학교 전체에서 따돌림 당하고도 기죽지 않던 그 근성, 잊었어?

난 그 애의 저력에 승부를 걸었다.

 

남은 2주일 동안 츠카사 누나인 츠바사의 도움으로 집중트레이닝을 받게 된 츠쿠시.

하지만 어렵다.

 

난--- 엄청난 일에 도전하려 하고 있어.

뭘 해도 아직 잘 안 되고 있는 내가--- 우승 따윌 할 수 있을까---

어떡하지? 벌써 기가 죽기 시작했다.

 

도망치는 거야? 이런 밤중에 짐을 들고.

돈은--- 몇 년이 걸리더라도 갚을게. 언니한테는 나중에 다시 사과하러 올 거야.

한심스러운 계집애! 내가 잘못봤어. 꼬리 내리며, 도망치는 개처럼 가는 거야?

네가 뭘 안다고 그래?

이런 부잣집에, 뭐 하나 부족한 게 없는 생활을 하며, 800만원 정도는 선뜻 내놓을 수 있는 네가---

알 리가 없잖아. 너 같은 가난뱅이의 마음 따윈.

 

손을 올리는 츠쿠시.

 

이제 드디어 너답게 됐군.

그런 기세야말로 츠쿠시의 저력이지.

다른 사람이 어떻든 상관없잖아.

너답게 하면 돼! 그치!

 

왜 네가 말하는 거야!

다른 그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던 한 마디를--- 왜 네가 말하냐구!

그런 부드러운 말 하지 마!

그렇게 부드러운 손짓으로 쓰다듬지 마.

눈물이 멈추지 않아.

 

오늘 밤--- 같이 자줄까? 혼자서는 못잘 것 같은 표정이니까.

넓다란 방에 혼자 있으니까 마음이 약해지는 거야. 어서 와!

특별훈련의 성과가 나온 것 같은데---

어?

그러니까 지금--- 가까이서 보니까 꽤 예쁘더라는 말을 하는 거야.

내--- 내가 여자한테 예쁘다는 말 따윌 한 적은 결코 없었으니까--- 자신감을 가져!

 

정말 엄청 예쁜 애들 뿐이야. 일반인하고는 소재부터가 달라.

이렇데 된 바에--- 잡초 파워를 보여주자! 간다앗!

 

세상에 많은 기적은 있지만--- 이런, 내가 여섯 명 중 네 명에 끼다니---

거짓말이지. 800만원이 다가오는 소리가 난다. 저벅저벅!

 

츠쿠시! 훌륭해. 잘 해주었어! 충분해!

아아, 그래! 지금까지 남은 것도 기적이야.

서민치고는 대단한 거라구.

 

그런데 정말 츠쿠시가 여기까지 남을 줄은 몰랐어.

여기 있는 만 명 중에 누구도 생각 못했을걸?

있잖아! 만 명 중 한 사람이 여기--- (츠카사를 가리키는 루이)

 

루이를 뒤쫓았을 즈음,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들은 후에---

처음으로 시즈카 선배를 봤을 때, 심장을 쥐어짜는 듯했다.

하지만 아야노(츠쿠시를 좋아하는 긴의 정혼자)를 봤을 땐 틀렸어.

그렇게 몸이 잘리는 것 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다.

이 사람이 긴한테 훨씬 잘 어울려. 순순히 그렇게 생각되는 걸.

 

츠쿠시의 선전에 불만을 토로하는 아이들, 그리고 단호하게 혼내는 츠카사.

 

그 앤 그 애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구.

쓸데없는 소리해서 동요시키지 마. 죽여버릴 거야!

 

츠쿠시 선배! 행복하겠어요. 좋은 친구가 있어서!

당신을 상당히 좋아하나봐요.

야유받는다고 저렇게 화를 내다니---

 

여기까지 남은 게 기적.

나로서는 훌륭한--- 평생 두 번 다시 없을 기적.

이제 아무래도 상관없을 것 같아.

800만원은 갖고 싶지만, 무척 갖고 싶지만---

오늘의 에너지를 사용한다면--- 일해서 가볍게 벌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마저 든다.

 

결국 우승은 아야노에게 내주었지만, 최선을 다했다는 이유로 200만원 상금의 특별상을 받게 된 츠쿠시.

 

긴! 나 말야. 긴을 무척 좋아해! 하지만, 어딘지 뭔가 달라.

그래! 알았어. 츠카사를 좋아하지?

몰라! 단지--- 이번에 제일 힘들 때 가장 가까이 있어준 건 그 애였어.

 

저--- 내 인생과는 거의 인연이 없는 대회에 나가 얼떨결에 기적의 준우승을 했어.

대회가 끝났을 때--- F4가 박수쳐 준 게 무척 기뻤어.

 

츠카사, 고마워!

빌린 돈 얘긴데--- 우선 이백만 원 갚을게. 나머지 육백만 원도 꼭 갚을 테니까---

츠쿠시! 너, 내일 크리스마스날 비어 있니?

하룻동안 나랑 지내주면, 그 하루를 육백만 원으로 사줄게.

 

그 애가 그런 말을 하니까--- 이상하게 지나친 생각을 하게 돼!

나랑 앤 어쩌면--- 무척 헤픈 여자로 생각될지도 몰라.

크리스마스를 남자랑 보내는 건 난생 처음이야.

크리스마스라면 여자한테 있어서 아주 특별한 날이잖아--- 나도 나름대로 동경했지만---

 

츠카사! 왜--- 츠카사는 --- 나한테 많은 걸 해주는 거야?

800만원을 꿔주기도 하고, 심술부리는가 싶다가도 무척 잘해주기도 하고---

한 번은 심한 짓을 해서 너를 배반했었는데, 왜--- 크리스마스에 불러낸 거야?

왜--- 나에게 마음 쓰는 거야?

 

전부터--- 묻고 싶었지만--- 묻지 못했다.

 

그건 말야---그건--- 네가 바보라서 그래!

 

난 그런 걸 물어서 어쩔 셈이었을까!

그런 애 따위는--- 어떻든 상관없을 텐데!

만나면--- 역시--- 싸움이 되어버려!

 

츠쿠시와 츠카사의 화해와 진전을 꾀하는 F4 친구들의 긴급제안.

 

여행?

그래. 이름하여 F4와 함께 가는 호화여행--- 캐나다로 스키투어!

 

하지만--- 아직--- 중요한 것이 해결되지 않은걸---

그래도--- 조금쯤 좋은 걸 본다해서 벌받진 않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