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개장 타령
날이 쌀쌀해지면 유난히 맛깔스러운 '육개장'
매콤한 고추기름 동동 떠다니는 육개장의 얼큰한 맛이 그리워지는 가을이다.
이 '육개장'의 '개'가 '닭 계'자 '계'라니까.
엥~ 이건 또 뭔 말이여!
나이 지긋한 아줌마의 당찬 주장에 잠시 어리둥절.
소고기를 넣으면 '육개장', 닭이 들어가면 '닭개장'이라는 말을 들었어도,
'닭 계' 자라니--- 금시초문이다.
말이란 참 재미있다.
사람들 사이를 넘나들다보면 어느새 진실이 무엇인지 헷갈리게 된다.
그래서 '육개장'은 자주 틀리게 쓰는 우리말 중 하나이다.
육개장(肉개장) :
쇠고기를 삶아서 알맞게 뜯어, 갖은 양념을 하고 파를 많이 넣어 얼큰하게 끓인 국.
그럼, 이건 '청포묵'이야, '창포묵'이야?
어라~ 순간 또 헷갈린다.
근데 불현듯이 '노랑꽃창포'와 창포물에 머리 감는 단오가 생각났고,
키가 아주 작아서 녹두장군이라고 불리웠다는 전봉준이 동학혁명을 이끌던 당시에 유행했다던 민요가 떠올랐다.
새야 새야 파랑새야 / 녹두밭에 앉지 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 청포장수 울고 간다.
어! 그러면 '청포'는'녹두'와 관련이 있다는 말인데---
청포(묵) : 물에 불린 녹두를 갈아서 가라앉힌 것을 말린 가루로 쑨 묵. 녹말묵. 녹두묵
음~ 청포묵이 맞군!
내가 날마다 쓰는 말이지만 우리말을 정확히 알고 쓰는 것은 참 어렵다.
그럼, '창포'는?
창포 :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 풀, 황록색 작은 꽃이 이삭꽃차례로 핀다.
뿌리줄기를 '창포'라고 하며,
단옷날 창포를 넣어 끓인 물로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하는 풍습이 있다.
지금 도시 근교에서 보기는 어렵다.
어라~ 이것도 우리가 흔히 보는 창포꽃이 아니다.
우리 눈에 자주 띄는 창포꽃은 붓꽃과 비슷하게 생긴 꽃창포였다.
꽃창포 : 붓꽃과의 여러해살이 풀, 잎은 칼 모양으로 어긋난다.
여름에 붉은 보라색 꽃이 줄기나 가지 끝에 핀다.
관상용이고, 우리나라 산이나 들의 습지에서 자란다.
결국, 창포는 천남성과, 꽃창포는 붓꽃과이니, 애들도 완전 다른 가족이네~
이름들은 비슷해가지고--- 쩝...
여기서 하나 더!
꽃창포와 비슷한 붓꽃--- 꽃잎의 무늬가 호랑무늬로 꽃창포보다 더 화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