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랑

육개장 타령

2008. 10. 1. 08:26

날이 쌀쌀해지면 유난히 맛깔스러운 '육개장'

매콤한 고추기름 동동 떠다니는 육개장의 얼큰한 맛이 그리워지는 가을이다.

 

이 '육개장'의 '개'가 '닭 계'자 '계'라니까.

 

엥~ 이건 또 뭔 말이여!

나이 지긋한 아줌마의 당찬 주장에 잠시 어리둥절.

소고기를 넣으면 '육개장', 닭이 들어가면 '닭개장'이라는 말을 들었어도,

'닭 계' 자라니--- 금시초문이다.

말이란 참 재미있다.

사람들 사이를 넘나들다보면 어느새 진실이 무엇인지 헷갈리게 된다.

그래서 '육개장'은 자주 틀리게 쓰는 우리말 중 하나이다.

 

육개장(肉개장) :

쇠고기를 삶아서 알맞게 뜯어, 갖은 양념을 하고 파를 많이 넣어 얼큰하게 끓인 국.

 

그럼, 이건 '청포묵'이야, '창포묵'이야?

 

어라~ 순간 또 헷갈린다.

근데 불현듯이 '노랑꽃창포'와 창포물에 머리 감는 단오가 생각났고,

키가 아주 작아서 녹두장군이라고 불리웠다는 전봉준이 동학혁명을 이끌던 당시에 유행했다던 민요가 떠올랐다.

 

새야 새야 파랑새야 / 녹두밭에 앉지 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 청포장수 울고 간다.

 

어! 그러면 '청포'는'녹두'와 관련이 있다는 말인데---

 

청포(묵) : 물에 불린 녹두를 갈아서 가라앉힌 것을 말린 가루로 쑨 묵. 녹말묵. 녹두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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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청포묵이 맞군!

내가 날마다 쓰는 말이지만 우리말을 정확히 알고 쓰는 것은 참 어렵다.

 

그럼, '창포'는?

 

그림:Acorus calamus1.jpg 창포꽃이삭, 부들과 비슷하다.

 

창포 :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 풀, 황록색 작은 꽃이 이삭꽃차례로 핀다.

       뿌리줄기를 '창포'라고 하며,

       단옷날 창포를 넣어 끓인 물로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하는  풍습이 있다.

       지금 도시 근교에서 보기는 어렵다.

 

어라~ 이것도 우리가 흔히 보는 창포꽃이 아니다.

우리 눈에 자주 띄는 창포꽃은 붓꽃과 비슷하게 생긴 꽃창포였다.

 

꽃창포 : 붓꽃과의 여러해살이 풀, 잎은 칼 모양으로 어긋난다.

          여름에 붉은 보라색 꽃이 줄기나 가지 끝에 핀다.

          관상용이고, 우리나라 산이나 들의 습지에서 자란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창이 닫힙니다 꽃창포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창이 닫힙니다  노랑꽃창포

 

결국, 창포는 천남성과, 꽃창포는 붓꽃과이니, 애들도  완전 다른 가족이네~

이름들은 비슷해가지고--- 쩝...

 

여기서 하나 더!

꽃창포와 비슷한 붓꽃--- 꽃잎의 무늬가 호랑무늬로 꽃창포보다 더 화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