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랑

맘마미아!

2008. 9. 20. 10:53

그리스의 작은 섬에서 엄마 도나(메릴 스트립)와 살고 있는 소피(아만다 시프리드)는 연인 스카이(도미닉 쿠퍼)와 행복한 결혼을 앞둔 신부.

그러나 완벽한 결혼을 꿈꾸는 그녀의 계획에 하나의 흠이 있다면

손을 잡고 입장해 줄 아빠가 없다는 것!

 

엄마는 하나! 아빠는 셋?

완벽한 결혼식을 위한 진짜 아빠 찾기!

 

 

mammamia란?

이탈리아어로 '에구머니나', '어머나', '어쩜 좋아', '세상에 이럴 수가', '엄마야' 등의 의미로 쓰이는 감탄사이다.

 

헐~ 이런 뜻이었구나!

무지한 나는 분명 '엄마'와 관련된 뜻일거라고 그냥 짐작해버림^^

 

어디서 들었는지 뮤지컬 '맘마미아'가 꼭 보고 싶다는 딸에게

그다지 네가 볼만한 뮤지컬은 아닌 것같다, 라고 달랬다.

실을 뮤지컬은 쩐의 전쟁이다.

그뒤, 또 어디서 들었을까.

중학생이 되더니 나보다 더 빠르다.

'맘마미아'가 영화로 나왔다고 보여달라고 했다.

영화 정도야 뭐!

 

중1이 보기에는 좀 그렇다고 권하지 않는 아줌마들의 말을 무시하고 그냥 보았다. 다 알만한 나이 아닌가?

남편은 들들이 데리고 '신기전'을 보고(나도 엄청 보고 싶었는데), 나는 딸이랑 '맘마미아'를(볼 때까지 내 귀를 시끄럽게~) 보았다.

 

딸이 아직은 어려서 얼마나 이해를 했을지는 모르지만, 보고 싶었던 영화였으니 그것으로 만족했겠지, 뭐.

충분히 심각할 수 있는 내용이었음에도 전혀 심각하지 않고 오히려 유쾌한 기분이 들었던 것은 '춤'과 '음악' 때문이었을까?

'울학교 이티'보다 더 웃겼다고 말하는 딸.

'울학교 이티'는 웃긴 게 아니라, 감동적이었다고 말했지.

 

춤과 음악에 몰두하느라 이야기는 가볍게 받아들인 것같다.

아빠의 부재로 자란 딸에게 연민을 느낄 겨를도 없고,

세 명의 아빠 후보가 나타났다는 사실도 별로 상관없는듯.

그냥 그대로 받아들여버렸나 보다.

그러고보니 이 문제에 대해 딱히 이야기해보질 않았구나.

나도 음악만 듣고 말아버렸나.

다시 꺼내서 물어봐야겠다.

 

너는 소피의 마음이 이해가 되냐?

 

엄마가 100명의 남자랑 자도 괜찮아.

나는 엄마를 사랑하니까.

 

라고 말해버리는 소피를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

 

그래도 내 딸은 절대 그렇게 말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건 아무도 모를 일이지.

 

지난번에 내 생일날이 다가온다는 남편의 말에,

나, 아무것도 필요없으니까, 혼자 내버려둬, 했다.

허어~ 그럼 방 하나 빌려야겠군.

응--- 거기다 치아키 같은 멋진 남자 넣어주면 좋고---

순간, 뜨악! 하는 표정의 딸과 개의치 않는 들들이.

남편은 '돈이 많이 들 것 같은데---' 하며 나를 무시하는 발언을 한다.

그때 초딩2 막내아들의 말이 압권.

돈 안들어도 돼. 그냥 아빠가 들어가면 되지.

역시 우리 아들이야, 하며 흡족해하는 남편.

그냥 지나가는 말로 해봤는데, 내참~

어쨌든 딸의 난감한 표정으로 봐서, 소피처럼 자유롭지는 않을 것 같다.

 

소피는 엄마의 자유로운 사랑과 감정을 잘도 이해해버린다.

무지 심각하게 고민해볼 수도 있는 영화 내용이 뮤지컬이 주는 오감의 매력 속으로 빠져들어서는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즐겁고 색다른 영화가 주는 감미로운 분위기였다.

소피의 손을 잡고 입장하는 엄마의 표정에 울컥했다.

내 결혼식 때 눈물 보이시던 돌아가신 엄마 생각에---

다른 의미 다 생략하고 그냥 엄마와 딸이 보면서

사랑을 이야기해보기에 좋은 영화였다.

이 가을에.

결국 소피가 엄마의 사랑을 되찾아주면서 이야기는 끝나고.

 

'I have a dream'은

고등학교 때 울학교 (진짜) 이티께서 가르쳐주셨던 노래였다.

그 시절이 떠오른다.

나도 꿈이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