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사(斯羅史) / 류랑
[사라사(斯羅史)]란 제목 옆에 버젓이 돋아새겨진 장미 때문에
나는 '사라사'가 주인공 이름인 줄 알았다.
아주 작게 쓰여진 한자가 눈에 확 들어온 것은
만화책을 집에 빌려와서 제목을 다시 보았을 때였고--- 헐~
'사라의 역사'라--- 그러고 보니 더 흥미가 인다.
애들에게 제목의 뜻을 알아내면 만화를 보여주겠다고 반협박조를 날렸다.
(처음부터 같이 볼 생각이었지만--- 여전히 나쁜 엄마)
힌트! 역사사야.
그랬더니 큰애가 아! 신라의 역사, 했다. 딩,동,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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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구슬이라고 했지?
너, 우리나라를 뭐라고 부르는지 알고 있어?
(황당) 아국을 부르는 호칭엔 예로부터 사라, 서야, 서벌 등이 있어 왔지만,
현재는 신라로 부르고 있지 않습니까?
신라?!
저기, 그럼 올해는 몇 년도야? 통일은 됐을라나?
입학식날부터 오로지 승휴를 해바라기하며 짝사랑하지만
정작 승휴에게 사람 취급도 받지 못하는 지해.
승휴의 생일날, 갖은 아이디어를 짜내 이벤트를 열어주지만,
승휴는 고맙다고 말하기는 커녕 심한 모욕만 주고,
승휴와 실랑이를 하던 지해가 계단을 굴러 떨어지는 사건이 생긴다.
결국, 하늘나라로 올라간 지해는 감은장 애기님에게 자신의 사연을 말하고,
지해를 불쌍히 여긴 감은장 애기님은
모든 일의 처음으로 돌아가 바로잡아 보라고 말한다.
그리하여 지해가 간 곳은 천 년 전 신라시대.
남궁지애! 가엾어서 그냥 두고 못 보겠구나.
좋다. 내 너에게 기회를 한번 주마.
세상사 모든 일엔 원인이 있어야 결과도 있는 법!
너의 그 애절한 짝사랑도 전부 첫 단추를 잘못 끼운 탓이라.
그러니 이 어긋난 운명을 되돌릴 방법은 하나뿐.
모든 일의 처음으로 돌아가 바로잡아 보아라!
감은장 애기님의 동정은 받았지만, 서천꽃밭을 지키는 꽃감관 한락궁이는 영 마땅치 않나보다.
남궁지애, 운명을 바꾸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더 나빠질 수도 있어.
그래도 하겠느냐?
하겠어요!
좋아, 그럼--- 이 꽃은 사랑을 먹고 자란다.
네가 사랑을 얻을 때마다 조금씩 피어날 것이야.
이 꽃이 온전히 만개했을 때 너는 다시 돌아올 것이다.
한락궁이에게 사랑을 먹고 자란다는 꽃을 가슴에 담고,
감은장애기님께 수호수인 미타를 선물받은 지애는
신라가 삼한통일의 초석을 다지던 시기의
당시 귀족이었던 선품공의 맏딸 아리로 다시 태어난다.
첫 출현에 어리둥절하게 있다가 멧돼지의 밥이 되려는 순간,
삼국을 통일했던 김춘추의 장남 법민랑(후에 문무왕이 됨)에게 구원을 받는다.
얼라리~ 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전개.
판타지로 시작한 구도,
사랑을 얻지 못해서 실컷 가슴앓이 하다가 죽음에 이르렀던 지애가
다수의 꽃미남들에게 사랑을 받게 되는 설정,
게다가 승휴를 찾으려고 남장을 하게 되는 남장여자라는 설정까지,
순정만화의 전형성을 고루 갖추면서 전개되는 이야기가
역사적인 소재까지 곁들어 가면서 흥미롭게 진행된다.
거기에다 구석구석 작가가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법민랑과의 첫만남이 어리버리했다면, 승휴와의 처음은 야리꾸리했다.
승휴를 만난 감격으로 졸졸졸 뒤를 밟는 아리(지애),
기절한 척해서 승휴의 집까지 가게 되는 행운을---
화재로 가족을 잃고 천애고아가 되어서 머물 곳이 없으니
거처를 마련할 때까지 머물게 해달라는 능숙한 거짓말까지 좔좔좔!
아리가 남자인 줄 아는 자윤(승휴의 전생)은 당분간 아리와 함께 지내기로 하고,
아리는 자윤에게 자신의 이름은 승휴라고 소개한다.
이렇게 옆에 있다니! 믿어지지 않아.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들이 꿈처럼 현실감이 없어.
꿈이 아니야!
승휴의 숨결이다.
이번엔 실수하지 않게 해주세요.
모든 걸 다 버리고 온 만큼 후회할 일이 생기지 않도록
부디 이 애가 절 좋아하게 해주세요.
낭도인 자윤을 따라서 낭문에 간 아리는 하필이면 법민랑과 마주치고 만다.
법민랑은 아리의 아버지가 딸을 걱정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아리를 집으로 보내려 하지만
아리는 막무가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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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꽃밭 꽃감관
서천에 있는 너른 꽃밭에는 사람의 운명을 좌우하는 갖가지 꽃이 피어 있다.
처음에 꽃밭을 만든 신은 삼신으로, 태어날 아기의 운명을 알아보려고 꽃을 심었다.
그러다가 꽃밭에 함부로 들어가는 이가 많아져 꽃을 지키는 신을 임명하였는데,
이 신이 곧 '꽃감관'이다.
사라도령이 맨처음 꽃감관이 되었고,
그의 아들 신산만산할락궁이가 그 뒤를 이었다.
운명신
사람이 살고 죽는 것, 잘 살고 못 사는 것은, 다 운명신이 마련해 준 운명에 달린 것이다.
강이영성이서불과 구에궁전너설궁의 셋째 딸 감은장아기가 운명신이 되었다.
저승차사
죽은 사람을 저승에 데려가는 신으로, 저승 시왕의 심부름꾼이다.
저승차사는 여럿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승에 죽은 사람을 데리러 올 때는 보통 세 차사가 함께 오는데,
저승차사 해원맥과 이승차사 이덕춘과 염라차사 강림도령이 이야기에 가장 자주 나온다.
이들을 보통 '저승 삼차사'라 한다.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신화 / 서정오 / 현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