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이랑

얼음요괴이야기4/5

2008. 2. 6. 16:13

보석을 캐기 위해 토에이 절벽을 찾아간 블러드와 이슈카.

그런 두 사람 앞에 블러드를 두령으로서 흠모하는 요괴들이 나타난다.

블러드를 자신들의 곁으로 돌아오도록 하겠다고 마음먹은 네이는

이슈카의 안전을 조건으로 블러드에게 계약을 건다.

 

계약--- 해주십시오, 두령!

자신의 결계 안으로 요괴 생물을 끌어당겨 생기를 빨아먹는 걸 없애거나 봉인해주시면

당신과 그 인간에게 접근하지 않겠습니다.

하기 싫은 도박이다.

무모하고 자포자기한 듯한.

응하지!

내가 그 녀석을 처리하면 이슈카에게 손대지 마.

만약 계약을 이행하지 못했을 경우엔 그 인간을 넘겨 주시고---

그애한텐 손대지 마.

나로 하자.

괜찮겠지? 그럼, 계약해.

 

계약을 어기면

심장을 꿰뚫는 계약의 가시.

이애에겐 손대지 마!

 

그러나 그 계약의 이면에는 요괴들의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다.

사원에서 쳐놓은 결계를 뚫지 못하는 요괴들은 그 안에 있는 검을 쥐는 순간

힘을 빼앗기면서 사라지고 만다.

눈치를 챈 블러드, 하지만 이미 늦었다.

계약은 이행할 수밖에 없는 것.

블러드는 혼신의 힘을 다해서 무사히 사원의 봉인을 해제한다.

블러드를 추종하는 네이를 비롯한 요괴들은 다시 한 번 블러드의 힘에 감탄하고.

 

계약한 물건이다.

나중에 딴 소리 하지 말고 잘 봐둬라!

앗! 해냈다. 두령!! 두령!!

정말 뽑았어.

뭐야, 결국 다들 블러드를 너무도 좋아한다는 거잖아.

 

어쩔 수 없어, 두령은. 교활하니까.

진짜 풀면 안 되는거였는데.

한 순간에 말 한마디 없이 복종시키는 눈동자.

더 이상 말려들고 싶지 않았는데---

이러면 속인 보람이 없잖아.

포기할 수 없어.

지금도 예전도

우리 것이 돼주지 않는 건 똑같지만

'누군가'만의 것이 된다는 건 절대 용서할 수 없어.

 

블러드가 그대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걱정스러워하는 이슈카에게 요괴들은 자기보존본능의 명령으로

그대로 잠에 빠져든 것뿐이라고 설명한다.

순수혈통을 지닌 완전한 요괴인 블러드가 본능으로 돌아가면서

이슈카를 탐하는 자신의 모습에 끔찍한 반응을 보이는 블러드는

이슈카를 멀리 하고 잠을 잔다며 사라진다.

 

어디지?

달콤한 냄새가 난다.

몸이 느낀다.

피부 밑에 감춰져 있다.

보인다.

촉촉하고 끈끈한 빨간 꿀.

이거야.

지금까지 먹어본 어떤 인간보다 강하고 아름다운 빨강이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훌륭한.

달콤한 피.

 

이슈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지!?

내가--- 이슈카에게---

몸이 탄다.

평온한 육체 속에서 잠자던 어둠.

뭐지? 이건. 암흑에서 생겨나온, 그것은 요괴.

 

뒤돌아볼 수조차 없었다.

그 보석의 힘으로 충만한 육체는 힘이 없는 지금의 내 눈에는 너무 자극적이야.

헤어질 수밖에 없어.

다시 만나게 되면 그땐 끝이다.

몸이 그 녀석 몸의 힘에 반응해 완전하게 본능이 지배하는 상태가 될 테니까.

지금은 우선 그 녀석에게서 떨어지는 게 우선이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게 너 말고 뭐가 있겠니!

 

스스로 속박의 주문을 걸고 이슈케를 떠나는 블러드를 찾아가는 이슈카.

이슈카를 말리는 요괴 친구들

난 원래 그렇게 오래 살 수 있는 몸이 아니었어.

그래서 블러드가 있는 곳으로 죽으러 갔던 몸이니까

죽는 건 이제 두렵지 않아.

갈 곳이 없어서 블러드를 따라왔어.

언제든 먹어도 좋다는 조건으로.

사실 원래는 먹힐 생각으로 따라온 거야.

지금이라면 나,

분명 블러드를 살려낼 수 있어.

이번에야말로

좋아하는 사람을 살려낼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해.

 

이거 다 네가 낸 상처야?

무너진 바위. 여기저기 난 손톱자국

도대체 얼마나 괴로웠으면

그렇게 괴로웠는데 왜 아무 말도 없이 가버린 거야?

참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

난 블러드거니까 상관 없단 말야.

날 먹어줘.

죽지 마. 블러드.

좋아해. 나 정말 많이 좋아해.

 

잠을 방해하는 달콤한 꽃냄새가 난다.

목이 말라서 괴로웠어.

조금씩 힘이 돌아왔다---?

손끝부터 편안해져간다.

뭔가가 들려온다.

누구---?

블러드! 내 이름이다.

여긴 어디지? 이슈카?

 

난--- 몰랐던 걸까?

내 손 안에 있던 건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던---

항상 내 품에서 행복하게 자는

가장 소중한 존재조차 아무렇지도 않게 상처를 입힐 수 있다니!

난 이렇게 어쩔 수 없는 요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