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달 9
붉은 달 9
아리마사의 이성이 결국 한계에 다다르자, 봇물 터지듯이 노골적인 애정 표현 (식신 언니들이 더 좋아함)
떨어져, 카게츠! 남자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할 때는 다 속셈이 있어서 그러는 거야.
더 거리를 둬! 거리를!!
(코류 / 발악하는 코류, 알면서도 무슨 미련이 남아서-- 이미 끝난 일인데--)
밖에 나가지 마라. 절대로 (카케츠가 위험해 질까 봐 두려운 아리마사)
자, 너에게 주마. 이걸, 갖고 싶은 거지?
여름밤은 아직 초저녁인데 구름의 어디에 달집이 있을까 ; 여름밤은 짧아서 아직 초저녁이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날이 밝고 말았네. ; 이래서야 저 아름다운 달은 서산에 머물 틈도 없겠네. 도대체 구름의 어디쯤에 달이 머물 집이 있을까? (아리마사가 처음으로 카게츠에게 보낸 연서, 카게츠는 그 의미를 몰라서 식신 언니들의 도움을 받았다.)
아! 혹시. 달= 카케츠라고 하고 짧은 밤뿐만이 아니라 낮에도 카게츠를 생각하고 있다는 뜻 아냐? 사랑 편지야, 이거. 분명히.(카게츠보다 훨 나은 어린애 코다)
넌 아무 것도 생각하지 말고 그냥 여기서 안일하게 있으면 돼( 뭐야, 아리마사. 카게츠를 무슨 애완 고양이 취급이잖아. 카게츠는 반려자란 말야, 그러니까 카게츠가 화를 내는 줄도 모르고. 선생님, 치사해요! )
우리들의 세계는 항상 온화함과 기쁨과 즐거움으로 가득차 있는데,
거기엔 또 하나의 선생님만의 비밀스러운 방이 있어서 가끔씩 혼자 들어가 버리시지.
나에게 주신 과자와 놀이로 열중해 있는 틈을 타서 난 남겨지고 마는 거야
(흐흑, 씩. 꽤 속이 상해버린 카게츠, 어떻게 할까)
계속 투정을 부리는 카게츠는 결국 식신 언니들에게 사랑의 매를 찰싹찰싹!
왜 카게츠가 아리마사님에게 화내는 거야?
선생님은 전부 잃어가는데 나만 즐겁고, 의지하기만 하고,
선생님은 전혀 날 의지하려고 하시지 않는단 말이야!
그건 카게츠를 어머님하고 겹쳐서 보고 계시기 때문이야.
의지하며 전신을 맡겼던 상대를 잃으면 어떻게 되지?
그 누구라도 균형을 잃고 서 있을 수 없게 되고 말아.
그 현실을 아리마사님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셔.
갖고 싶은 것을 솔직하게 말하지 못할 정도로!
선생님이-- 갖고 싶은 것? 이 뭘까?
혼자서 어디로 가버리시다니,
중요한 때 나한테 한마디도 한 하시다니,
하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알고 싶은 게 있어.
선생님이 정말로 갖고 싶은 건 뭘까?
카게츠, 인질로 잡혀있는 급박한 상황에서 편지의 실체를 묻고 있는 모습이라니, 참 순수하고 귀엽다.
선생님, 이거 사랑 편지 맞죠? 어제 주신 거.
뭐? 너, 도대체 무슨 얘기를-- (황당한 아리마사)
사랑 편지죠? (끈질기게 묻는다)
왜 지금 그런 얘길--
사랑 편지 맞죠? 선생님의 진심인 거죠? 네?
알면서 묻지 마라!! (어떻게든 대답을 해야 할 상황인지라--)
전 선생님을 떠나지 않아요.
만약 그렇게 해서 선생님이 곤란해져도 내가 여기서 죽는다 해도.
절대로 선생님의 손을 놓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절 믿으세요. 선생님. 제 손을 놓지 말아 주세요.
아리마사와 카게츠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페이지가 찢겨서 짐작만,
어찌됐건 카게츠가 성분화를 진행했다.
방안 가득한 짙은 월하향의 향기와 전신을 감싸는 붉은 색의 빛의 피막.
카케츠가 암컷으로 변하고 있다.
간절하게 원하던 여성화.
이룰 수 있을까?